"영업용 구별 않은 사고 통계는 쓰레기"···경찰이 PM '부정 인식' 방치

입력 2025.08.08. 17:39 박승환 기자
두 바퀴路, 탄소중립 광주로 ⑩ PM 정착 조건 - 정확한 데이터
해마다 PM 교통사고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경찰, 영업·개인 소유 구별 않고 통계 집계
부정확한 자료로 ‘잘못된 정책 진단’ 가능성
서울시내 거리에 공유 전동 킥보드가 주차돼 있다.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공유킥보드는 개인 소유 킥보드와 인식이 구별됨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단속 시 별도로 구분하지 않아 통계상 왜곡이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뉴시스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PM) 사고가 끊기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경찰이 소유 주체를 구분하지 않고 사고 통계를 내면서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질 우려를 낳는다. 영업용 PM과 개인 소유 PM은 구조와 이용 방식이 다른 만큼 사고 위험도가 다를 수밖에 없음에도 경찰이 통계상 구분하지 않고 '단일 사고'로 집계하면서 부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경찰이 "사고 현장에서 확인하는 일이 번거롭다"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일관함에 따라 PM 사고 예방은 물론 PM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되레 확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무등일보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광주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3년(2022~2024년)간 PM 교통사고 현황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3년간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PM 교통사고는 총 278건(사망 1명·부상 306명)에 달했다. 연도별로 2022년 91건(0명·105명), 2023년 111건(0명·119명), 2024년 76건(1명·82명)이다.

종류별로 보면 전동킥보드가 사고 발생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2022년 88건(0명·101명), 2023년 107건(0명·115명), 2024년 69건(1명·74명)으로 집계됐다. 전기자전거 사고 건수는 2022년 2건(0명·3명), 2023년 4건(0명·4명), 2024년 5건(0명·6명)으로 해마다 늘었다. 전동이륜평행차 사고 건수는 2022년 1건(0명·1명), 2023년 0건(0명·0명), 2024년 2건(0명·2명)이었다.

문제는 PM이 영업용(공유형)으로 운영되는 법인 소유(민간업체)인지, 개인이 소유한 것인지에 대한 구분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를 이 같은 형식으로 제공하는 것은 비단 광주청뿐만이 아니었다. 본청인 경찰청부터 PM 교통사고를 소유 주체 구분 없이 공개하고 있었다. 이는 사고 원인 분석을 왜곡하고 정확한 정책 대응을 방해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민간 업체의 공유형 PM은 속도 제한 장치가 의무화돼 있고 대여 시 운전면허 인증 절차를 거친다. 그러나 개인이 소유한 PM은 이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구조적으로나 이용자 행태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른 두 유형을 같은 기준으로 묶는 것은 통계 왜곡을 넘어 정책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정부나 지자체, 도로교통공단, 국책 기관 모두 경찰이 제공한 기초 통계를 활용해 정책을 추진한다. 부실한 데이터에 기반할 경우 잘못된 진단은 물론 현실과 맞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는 원인이 된다.

윤희철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장은 "사업용과 비사업용을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뭉뚱그려 제공하는 것은 쓰레기를 제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칫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을 세울 수 있으므로 통계를 세분화해서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부정확한 사고 통계는 공유형 PM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 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PM 사고는 영업용이 아니라, 개인이 소유한 PM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소유 PM은 속도 제한이 없을뿐더러 사고가 잦은 야간 시간대 이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PM에 대한 사고가 자주 미디어에 노출될수록 시민들은 일반적으로 길거리에 자주 보이는 '공유형 PM'으로 화살을 돌리게 된다. 자연스럽게 공유형 PM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민간 업체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광주에서 PM 업체 4~5곳이 운영했지만, 올해는 2곳으로 줄어들었다.

한 PM 대여업체 관계자는 "실제 보험처리 하는 건수(사고 건수)는 극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공유형 PM 이용 과정에서 사고 난 것으로 본다"고 토로했다.

특히 경찰은 PM 사고 시 소유 구분을 하지 않는 이유로 '행정 편의'를 들면서 더욱 비판받는다. 사고 현장에서 육안으로도 손쉽게 구분이 가능함에도 일이 하나 더 늘어난다는 이유로 소유 구분을 꺼리고 있다.

실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출동한 지구대·파출소 경찰이 교통사고기록지를 작성할 때 PM이 개인 소유인지, 민간업체 소유인지 구분만 하면 된다. 민간업체 소유 PM의 경우 녹색, 보라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과 함께 대여업체의 이름이 적혀있다. 대여를 위해 필요한 QR코드, 6자리 번호판 등이 있다.

민간 업체는 경찰이 소유 주체를 구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지난해 광주청과 광주시 자치경찰위원회가 광주에서 PM을 운영 중인 민간업체 5곳과 협약을 맺고 시범적으로 운행속도를 시속 25㎞에서 시속 20㎞로 낮출 때 민간 업체는 PM 사고 시 소유 구분을 요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광주청 관계자는 "본청에서도 소유 주체를 구분하지 않고 있어 지방경찰청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며 "본청에서 일괄적으로 지침을 내려준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 관계자는 "굳이 사업용과 비사업용으로 소유 주체를 구분해야 할 이유를 현재로서 모르겠다. 이륜차도 구분돼 있지 않다"며 "교통사고 조사 보고서부터 통계 시스템, 통계 원표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하고 시간도 한참 걸릴 것이다. 일선 현장에서도 사업용과 비사업용으로 구분하라고 지침을 내리는 순간 일이 많아지고 혼선이 생긴다고 난리가 날 게 뻔하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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