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길거리 나뒹구는 공유 킥보드, 이거 하나면 해결?

입력 2025.08.08. 17:02 이삼섭 기자
두 바퀴路, 탄소중립 광주로 ⑩ PM 정착 조건 - 가상 지정주차제
PM 불법주차로 '부정적 인식' 확산…활성화 발목
'GPS' 기반 가상 지정주차제 활용하면 손쉽게 해결
대구시, 일부 지역 도입 후 주차 준수율 90% 육박

광주 도심 곳곳을 점령한 공유 킥보드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단으로 'PM 가상 지정주차제'(가상주차구역)가 떠오른다. 별도의 물리적 주차시설 없이 GPS 기반 앱만으로도 주차 질서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 등 일부 도시에서 이 제도의 도입으로 높은 주차 준수율을 기록하며 효과가 입증됐다.

광주시 또한 가상주차구역 활용을 검토 중이지만 경찰청의 부정적 입장에 막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친환경'과 '이동권' 측면에서 PM과 도시가 공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경찰청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PM 가상지정주차제란?

공유 PM은 친환경적인 데다가 효율적 이동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간 공유 PM은 도심 곳곳에 아무렇게나 주차된 탓에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미관을 해쳐왔다. 인도나 횡단보도 진입로, 아파트 단지 진입부 등 주요 통행 공간에 무분별하게 방치된 사례가 빈번했다. 자연스럽게 시민들에게 PM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정해진 주차구역(주차장)이 있는 게 딱히 있는 것도 아닌 데다, 통행 불편을 초래하는 곳에 주차해도 업체에 패널티를 부과할 뿐 이용자에게는 불이익이 없다 보니 '불법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이 같은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상 지정주차제'가 떠올랐다. 가상 지정주차제는 GPS 기술을 활용한 앱을 통해 이용자가 지정된 가상 주차구역에만 주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물리적인 주차 시설 없이도 질서 있는 주차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PM 방치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지목된다.

2021년 한국소비자원 조사한 전동킥보드 주정차 기준 위반 현황을 살펴보면, 보행자 통행 방해(306건·45.6%)와 자동차 통행 방해(142건·21.1%) 순으로 많았다. 가상 지정주차제를 도입하면 보행이나 차량 통행에 방해되는 구역에 원천적으로 주차할 수 없도록 할 수 있다.

이미 대구시를 비롯해 경기 수원·파주·화성 등은 가상 지정주차제를 시범 도입해 운영하고 있고, 여러 지자체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2024년 10월 PM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지역에 119개소의 가상 주차구역을 운영했다. 주차구역 외 주차할 경우 페널티(3천원)를 부과했다.

그 결과 2024년 10월 28일 첫 시행 후 올해 6월16일까지 주차 준수율이 85~90%에 달했다. 시행 후 첫 30일 동안은 일평균 76건의 주차 미준수가 있었지만, 점차 개선되면서 서비스가 종료된 6월 16일 기준으로는 일 평균 33건의 주차 미준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PM 운영업체인 '빔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남구 일대에서 자체적으로 PM 가상 지정주차제를 실시한 결과 민원이 61.3%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에서 가상 지정주차제를 실시하면서 PM 주차 문화가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가상 지정주차제가 PM 주차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을 국토부 또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도 도입 검토…경찰, '복병'으로

광주는 이 제도를 도입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광주 전역에 1천500개에 이르는 자전거 주차장을 활용하면 물리적 공간 확보나 주차장 추가 건설 없이도 '가상 주차구역' 설정이 가능하다. 또 PM 주차구역도 106개소(서구 36·남구 20·북구 50)가 있다. 광주시가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도시 질서 회복과 공유PM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광주시 또한 가상 지정주차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친환경 개인형 이동수단을 확대한다고 하면서도 PM에 대한 정책 부재를 지적한 본보 보도(3월 25일자 '자전거는 띄우고, 킥보드는 단속?')와 관련, 대구시 등 타 지자체의 도입과 운영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

다만, 광주시 측은 경찰청의 부정적 입장에 발목이 잡혀 타 지자체가 가상 지정주차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국토부는 가상 지정주차제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지만, 경찰청은 법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 또한 모빌리티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확대를 추진하다 제동이 걸린 상태다.

광주시는 PM 가상주차구역 도입 전까지는 공공자전거인 타랑께 거치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타랑께 거치대에 PM 주차구역을 조성하거나 신규 거치대 조성 시 PM 겸용 주차구역을 조성하는 안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PM 가상주차구역을 도입하면 손쉽게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PM 가상주차구역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타 지자체 상황을 살펴보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쿠 운영사인 지바이크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자사 서비스로 연간 약 4천951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냈다. 이는 자동차 2천만㎞를 대체한 효과로, 178만 그루의 나무가 1년간 흡수하는 탄소량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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