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도 강한 고기압에 한반도 비껴갈 듯
늦더위로 단풍 평년比 4일 늦어…무등산·월출산 11월4일 절정

올여름 기록적인 이상고온으로 한반도에 태풍이 한 차례도 상륙하지 않았고, 단풍 또한 예년보다 늦게 물들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광주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에서 발생한 태풍은 총 23개지만,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반도는 매년 평균 3.4개의 태풍 영향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가을 태풍 발생 가능성은 남아 있으나, 10월 평균 태풍 수가 0.1개에 불과해 사실상 올해는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발생한 제23호 태풍 '나크리(NAKRI)'의 경우 13일 오전 9시께 중심기압 975hPa, 최대풍속 초속 32㎧의 중형 태풍으로 발달해 일본 도쿄 남쪽 약 330㎞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보됐다. 한반도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세 번째 '태풍 없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태풍 관측을 시작한 1951년 이후 한반도에 태풍이 전무했던 해는 1988년과 2009년 두 차례뿐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예년보다 넓고 강하게 자리 잡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름 내내 한반도 남쪽에 고온다습한 공기를 머금은 고기압이 버티면서 태풍이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과 중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고기압은 9월에도 힘을 잃지 않아,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늦더위와 열대야가 10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태풍은 없었지만 고기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태풍이 상륙한 것과 맞먹는 극단적인 날씨를 겪었다. 동아시아 해역을 따라 북상하던 태풍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열과 수분을 밀어올리며 강한 폭염과 국지성 폭우를 유발한 것이다.
광주·전남은 올여름 평균기온과 폭염일수 모두 1위를 경신했고, 광주·순천·강진 등에서는 시간당 최다 강수량의 7월 극값을 새로 쓰는 등 극한 호우가 이어져 피해가 극심했다.
가을 문턱인 9월의 광주·전남 평균기온도 24.8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게 관측됐다. 폭염·열대야 일수도 각 2.9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이상고온의 여파로 단풍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단풍은 가을철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낮아지면 잎의 광합성이 멈추며 붉은 색소 '안토시아닌'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일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때 본격적으로 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는 9월에도 사실상 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물드는 시기가 늦춰진 것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일 강원 설악산에, 7일에는 오대산에 단풍이 시작됐다. 설악산의 평년 단풍 시작일은 9월28일로, 올해는 이보다 4일 늦었다. 기상청은 통상 산의 20%가 물들었을 때를 단풍 시작으로 본다.
이에 따라 단풍 절정(산의 50% 이상이 물든 시점) 시기도 10월 말~11월 초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평균보다 4~5일가량 지연된 수준이다. 광주·전남의 대표 단풍 명소인 무등산과 담양 관방제림, 장성 백양사 등도 이 시기에 가장 화려한 절정을 맞을 전망이다.
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무등산·월출산은 11월4일, 두륜산은 11월10일께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 관계자는 "단풍 절정 시기는 최근 10년 대비 약 4~5.2일 늦어졌으며, 수종별로는 단풍나무류 0.43일, 참나무류 0.52일, 은행나무가 0.50일씩 매년 늦어지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 양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단풍 예측지도의 정밀도와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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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주말에 비 내린 뒤 초겨울 추위 온다
광주·전남지역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19일 광주 서구 내방동에서 한 시민이 모자, 목도리, 장갑으로 중무장 한 채 추위를 이겨내며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광주·전남은 주말 약한 비가 내린 뒤 초겨울 추위가 찾아오겠다.광주기상청에 따르면 7일 광주·전남 지역은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가끔 구름이 많은 가운데 아침최저기온은 6~14도, 낮최고기온은 20~22도로 평년보다 조금 높겠다. 낮 동안에는 비교적 온화하겠으나, 아침과 밤에는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며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벌어질 전망이다.주말인 8일 밤부터 9일 아침까지는 남쪽골의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 지역에 5㎜ 안팎의 비가 내리겠다.비가 그친 뒤 10일부터는 북서풍이 강하게 불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다.초겨울에 가까운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가, 12일 낮부터는 차차 기온이 회복돼 평년 수준의 가을 날씨로 돌아올 전망이다. 10~16일 사이 아침기온은 4~12도, 낮기온은 14~19도로 예보됐다.해상은 7일부터 10일까지 남해서부와 서해남부 먼바다를 중심으로 물결이 최대 3m까지 높게 일겠으니, 조업이나 항해 선박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고기압 가장자리에서 기압골이 통과하며 비가 온 뒤 대륙고기압이 확장해 기온이 급강하고, 복사냉각으로 추위가 절정을 보이다 기온이 회복되는 날씨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8일까지는 달의 인력이 강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은 기간으로, 만조 시 해안가 저지대 침수나 하수 역류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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