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일극 체제 손질·권한 이양 해법
오픈프라이머리·데이터 공개 등이 대안
경쟁 복원, 유권자 의식 동반 본질적 해답

6·3 지방선거를 한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광주·전남지역민들의 참정권과 선택권 제한 논란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앙당 중심의 경선 시스템을 손질하고, 경선이 곧 본선인 지역 특성상 권리당원에서 벗어나 시민 참여 폭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안이 나왔다.
시민공천·정책배심원제를 보완해 중앙당 권한을 시·도당에 이양해야 광주·전남지역이 직면한 정당제 대의민주주의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이번 통합시장과 전남 시·군 단체장 경선 과정에서 ARS 설계 오류, 명부 유출, 대리투표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된 것과 관련, 여론조사 설계와 가중치, 반영 비율 등 핵심 데이터는 물론 공천관리위원회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무등일보는 민주당 계열 정당의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구조가 굳어진 광주·전남지역 경선 과정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을 찾기 위해 하상복 목포대 정치언론학과 교수와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 이종훈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 3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우선, 해결 방안으로 ‘시민공천배심원제’ 확대와 ‘정책배심원제’ 보완을 꼽았다. 본경선에서 50% 할당된 데 그친 시민배심원(일반 유권자) 참여 비율을 늘려 대표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이번 통합시장 경선 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정책배심원의 전문성 강화를 역시 주문했다. 이를 위해 후보 간 공약을 비교할 수 있는 정책자료집을 발간, 후보들을 검증대에 면밀히 세워야 한다고 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했다. 여론조사 설계와 가중치, 반영 비율 등 핵심 데이터와 함께 공관위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거다. 독립적인 이의신청 기구의 실권을 강화하고 경선 전 과정을 상시 검증 체계에 두는 방안도 제안했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배심원 선정 과정에서 특정인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배심원 수를 크게 늘리고 한국지방자치학회 등에 배심원 구성 비율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도한 중앙당 일극 체제 완화도 ‘깜깜이 경선’의 해법으로 제안됐다. 공관위 권한을 실질화하고 민주당 시·도당에 권한을 이양해야 견제와 균형이 작동한다는 판단에서다. 경선 규칙과 일정의 사전 공표, 임의 변경 금지의 제도화도 주문했다.
이와 함께 지나친 ‘당원 중심주의’를 탈피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민주당 1극 체제에서 ‘당심=민심’이라는 오판을 멈춰야 민주당이 단순한 수권 정당을 넘어 지역의 대표성을 담보하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거다.
중앙당의 여론조사 수치 등 데이터 비공개 문제도 지적됐다. 귀납적인 정보가 공개되지 않으면 민주당이 공언한 ‘클린 시스템 공천’이 사상누각에 불과할 거란 우려에서다. 하상복 목포대 교수는 “현행 경선 구조는 더 활발한 경쟁과 검증이 작동하지 않을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측면이 있다”며 “민주당이 ‘깜깜이 경선’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경선룰과 배심원제 등을 대폭 손질해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룰을 손질하면서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5·18과 대통령 탄핵, 계엄 사태 등을 거치며 공고화된 특수성을 위해 ‘특별한 경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가 대표적이다. 비당원 일반 시민도 경선 과정에 참여하도록 문호를 대폭 넓히자는 거다.
본질적인 해결책은 선거제도 개편과 맞물린 ‘유권자 의식 개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제도적으로 경쟁을 유도하고, 유권자가 여기에 발 맞춰야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거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석 확대, 중대선거구 점진적 확대를 거쳐 소수정당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는 이유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안 정당의 육성이야말로 중요한 과제”라며 “야당들이 호남에서 일정 수준의 지지율을 확보하게 된다면, 각 정당 역시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경선 과정에서 일반 유권자 참여를 확대하려는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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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2명 삼킨 화마 후, 39명 PTSD 호소
지난달 14일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고(故)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의 영결식이 거행되는 모습. /무등일보 db
지난달 완도군 수산물 냉동창고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참사와 관련, 현장에 출동했거나 업무를 보조했던 소방대원 39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호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차원에서 소방공무원 정신건강 문제와 공상(공무상 재해) 신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본보 지난해 12월 29일 1·3면 등 참고) 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1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2일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여파로 전남소방본부(이하 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39명이 PTSD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해당 사고는 유증기 체류 위험이 높은 밀폐 공간에서 토치 작업 중 화염이 분출하면서 발생한 인재다. 진화 작업에 투입됐던 고(故)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가 순직했다.소방본부는 즉각 대처에 나섰다. 동료의 죽음이나 대형 참사를 목격한 이후, 소방공무원들에게 PTSD나 이에 준하는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방본부는 소방공무원 총 367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 및 심리상담을 실시했다.그 결과 총 39명 대원이 위험군(및 관찰 대상)으로 분류됐다. PTSD 증상을 호소하거나 그에 준하는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지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PTSD 문제를 겪고 있는 직원에 대한 추가 확인도 실시했다.위험군 및 관찰대상 인원 전원에 대해 정밀 의학 진료 필요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 시 병원 치료와 연계하는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오는 22일까지 우선 실시한다. 일부 대원들은 현재 정신건강 협력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본부는 해당 기한 외에도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대원을 선제 발굴하고, 추적 관리까지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소방본부 조기웅 담당은 “희망하는 일부 대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협력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정신건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반 사항을 지원하고 있다”며 “‘불길 밖 죽음’ 기획보도 이후 지역 소방공무원들의 예방과 치료 지원 예산이 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6%가량 대폭 증액됐다. 언론의 관심 덕에 마음건강 돌봄과 스트레스 회복력 향상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보도 이후 광주시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해당 문제를 공론화했던 이명노 의원 역시 “정신건강 예산이 대폭 증액된 일은 참 다행”이라면서도 “여전히 PTSD 문제를 호소하는 대원들이 많다는 점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규모 참사를 말미암아 해당 문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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