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생아 집중치료 인프라 '고사 위기'

입력 2025.10.12. 19:06 최류빈 기자
전남 ‘지역모자의료센터’ 10년째 추가 지정 없는 셈
같은 기간 부울경 14차례 지정되는 등 지역편차 커
신생아들이 인큐베이터에 누워 있는 모습 ChatGPT Image

전남의 공공산후조리원 입실이 어렵다는 지적(무등일보 9월 1일자 6면)에 이어, 신생아 전문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지역모자의료센터'도 10년째 추가 지정이 이뤄지지 않는 등 지역 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

12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내 지역모자의료센터(이하 센터·구 신생아집중치료 지역센터)는 전남대병원(2008년 지정)·조선대병원(2012년 지정) 두 곳뿐이다. 전남은 현대여성아동병원(2015년 지정)이 유일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지역모자의료센터 10곳을 추가 지정했지만 전남에서는 신생아집중치료 지역센터로 운영되던 현대여성아동병원을 지역모자의료센터로 명칭만 바꿔 재선정, 사실상 전남에서 10년 째 센터 추가 지정이 없는 셈이다.

그에 비해 부산·울산·경남은 2008년부터 경상국립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등 총 13개 의료기관이 센터로 지정되는 등 그 수가 꾸준히 늘어 왔다.

지역모자의료센터는 고위험 산모·신생아에게 24시간 응급진료를 지원하는 의료 전문 시설이다. 거주지 근처에서 산모와 신생아들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의 분만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신생아 통합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기관으로 꼽힌다. 센터 수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환자들이 타 지역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는 등 역외 의료시설 의존도가 커진다.

특히 전남의 경우 분만이 가능한 병원도 지난해 기준 13곳에 그치면서 아이를 낳고 기르기 위한 기본적인 의료수요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공백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18년 16곳, 2020년 14곳으로 연이어 감소하다가 2022년부터는 13곳에 불과하다. 광주 또한 같은기간 9곳에서 2020년 10곳으로 잠깐 반등했다가 2022년 9곳, 2024년 7곳으로 줄었다.

이에 지역 의료계는 센터 추가가 어렵다면 국가 예산을 투입, 민간에서 신생아집중치료(NICU) 병상 운영 시 소요되는 자부담금이나마 경감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산부인과 전문의 A씨는 "지역모자의료센터 지정 없이 NICU 병상 10개를 운영할 경우 인건비를 포함해 연간 12억 원 이상 예산이 소요된다"며 "전남권 모자의료 지원사업을 실질적인 의료 환경에 맞춰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순천지역 산부인과 관계자 B씨 또한 "지역모자의료센터를 선정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지만 아직까지 지역 출산모 수를 감당할 만큼 센터가 충분히 지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향후 보건 당국은 지역별 출생아 수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상응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만큼 센터 추가 지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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