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형 공공산후조리원, 입소는 하늘의 별따기···현실과 정책 '엇박'

입력 2025.08.31. 15:57 최류빈 기자
전남형 산후조리원, 공사·지연 겹치며 이용 차질
공사 지연 및 개관 시점도 불투명…산모들 ‘발 동동’
“민원 넣어도 해결책 없고…산모 편의 외면한 행정"
전남도가 운영 중인 한 공공산후조리원 모습. 전남도 제공

"개인병원은 비싸고, 공공산후조리원은 갈 곳이 없어 70년대도 아닌데 집에서 산후조리 해야 할 판이에요…."

저출산 극복과 양육 서비스 개선을 내세운 '전남형 공공산후조리원'이 잇따른 리모델링과 공사 지연으로 산모들 불편을 키우고 있다. 도내 조리원들이 동시에 공사를 진행하며 휴점한 데다, 일부는 공기가 반년 가까이 늘어나 '입소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불만이 잇따른다.

3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나주빛가람종합병원 공공산후조리원은 내부 인테리어와 인허가 문제로 내년 2월까지 운영을 하지 않는다. 당초 6월 시작한 리모델링은 9월이면 마무리 될 계획이었으나 공사 설계 변경·인허가 절차 지연·잦은 폭우와 폭염 등 "문제가 겹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산모 수요가 가장 많은 나주 조리원은 이번 공사 후 산모실을 18실(전남 최대 규모)로 늘리고 경혈마사지실·족욕실·모유수유실·요가실 등을 새로 갖춰 '작은 힐링센터'로 변모한다는 복안이다.

나주시는 한 해 출생아 수가 작년 기준 788명으로 전년 대비 735명(7.2%) 증가할 만큼 지역 산모들이 모이는 곳이다. 2023년에도 직전년도 대비 680명(8.1%) 증가했고 같은 해 기준 합계출산율도 1.09명으로 전남도 5개 시 지역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공사로 나주지역 산모들은 공공조리원을 타 시군으로 이동하거나 보다 부담이 큰 민간 조리원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나주 모자보건실 관계자는 "장기간 문을 닫는 만큼 해남, 강진, 완도, 순천 등 다른 공공조리원도 예정일 40일 전부터 출산 후 30일까지 조리원감면확인서를 신청하면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동시에 여러 곳이 공사를 벌이면서 선택지가 줄어든 상황이다. 목포 한사랑병원 조리원은 지난 6월 소아과 병동 공사를 시작으로 7월까지 리모델링을 진행, 최근에야 문을 다시 열었다.

이 과정에서 목포 산모들은 "목포 내 분만 가능한 병원이 두 곳뿐인데 지난 6월부터 9월 사이 출산 예정인 산모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며 "나주는 아예 문을 닫아 답답하고, 민원을 넣어봐도 '불만이 왜 이렇게 많냐'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현재 전남도가 선정한 공공조리원은 해남종합병원(1호점), 강진의료원(2호점), 완도대성병원(3호점), 나주빛가람종합병원(4호점), 순천현대여성아동병원(5호점) 등이 있다. 1~5호점까지 도비 5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6호점부터는 지방소멸대응기금 40억 원을 투입해 개소를 준비 중이다.

여기에 6호점(광양), 7호점(목포 상동), 8호점(여수)은 이르면 오는 12월에야 개관 가능하고 9호점(영광기독병원)도 내년에나 문을 열 예정이어서 사실상 산모들의 '공공조리원' 이용이 바늘구멍 통과하기나 마찬가지란 점이다.

이렇다보니 당초 예정일보다 빠른 조산을 하는 경우에는 아예 입소조차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추가입소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김모 씨는 "지인 중에는 7월에 공공조리원을 예약했지만 아이가 일찍 태어나 입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출산이 예정일에 꼭 맞춰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예비 입소할 수 있는 조리원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산후조리원이 본래 취지대로 공공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공사 일정과 개관 계획을 세울 때에도 산모 편의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리모델링 공사가 겹치고 일정이 지연되면서 산모들이 불편을 겪은 부분은 인지하고 있었기에 유선 안내 등을 진행했다"며 "다만 얼마 전 공사를 마친 병원도 있고 산모실을 늘리는 등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리모델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향후 일정을 잘 분배해 산모 수요에 부합하도록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3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