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불자 가족 DNA 대조·기록 검증 남아
진술 자료 등 국가기록원 외 접근 어려워
이달 말 발굴 조사 내용 발표 예정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들의 암매장 추정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효령동 야산에서 유해 4구가 발견됐다. 유해가 실제 5·18 행방불명자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감식과 기록 검증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5일까지 북구 효령동 산143 일대에서 암매장 추정지 발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해 4구를 발견했다.
발굴 대상지는 전체 2천140.8㎡ 가운데 암매장 가능성이 제기된 약 1천㎡ 구간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유해 4구와 함께 유해 파편, 노끈, 의류 등도 수습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해 1구의 두개골에서는 작은 구멍이 발견돼 총상 흔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발굴은 시민 제보를 계기로 추진됐다. 제보자는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직후 군용 트럭이 공동묘지 인근 야산으로 들어가 피가 묻은 포대를 내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요한 것은 발견된 유해가 실제 5·18 행방불명자인지 여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해에서 확보한 유전자 정보를 행방불명자 유가족 DNA 자료와 대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2024년 발간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종합보고서)에 따르면 7차까지 진행된 5·18보상심의위원회 심사 기준 중복을 제외한 행방불명 신고자는 총 242명이다. 이 가운데 84명이 5·18 관련 행방불명자로 인정됐으며 이중 조사위는 공식 확인된 행방불명자를 73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행방불명자 확인 절차가 복잡한 이유는 관련 자료가 방대하고 유전자 대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행방불명 피해 신청자 242명 가운데 유가족 유전자 시료가 확보된 인원은 190명뿐이며 조사위가 공식 확인한 행방불명자 73명 가운데 일부는 가족이 모두 사망했거나 조사를 거부한 사례도 있다.
여기에 조사위가 확보한 각종 기록과 유가족 DNA 자료 등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면서 행방불명자 확인 작업은 더욱 복잡해졌다. 현재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은 해당 자료에 대한 접근과 활용에 제한을 받고 있어 유해가 발견되더라도 관련 기록과 대조·검증하는 데 상당한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5·18기념재단은 이달 말께 발굴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재단은 유가족 입장을 고려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섣불리 공개하지 않고 DNA 감식과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쳐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유가족이다. 오랜 시간 기다리셨던 만큼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쳐 결과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행방불명자 찾기를 위한 발굴은 20여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00년 행방불명자 소재 찾기 사실조사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광산구 소촌동·삼도동 공동묘지와 국군통합병원 인근, 황룡강 제방, 북구 장등동 야산, 효령동, 옛 광주교도소, 화순 너릿재터널 일대 등에서 수차례 발굴 조사를 진행했지만 행방불명자 가족 DNA와 일치하는 유해가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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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여성 대상 범행 반복···“성별 관련 동기 판결문에 남겨야”
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강주비 기자
불법촬영과 성폭력·감금, 살인예비와 살해. 장윤기(23)가 여성을 상대로 반복한 범행을 개별 사건으로만 보지 말고, 성별 관련 동기가 있었는지를 판단해 판결문에 구체적으로 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경위와 범행 양상을 공식 기록으로 남겨야 유사 범죄의 수사와 통계·예방정책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윤지영 경북대학교 철학과 교수와 이경하 변호사가 발제자로 참여했다.집담회는 지난 5월5일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뒤쫓다 살해한 장윤기 사건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장윤기는 앞서 다른 여성을 스토킹하고 성폭행·감금했으며, 중학생의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윤 교수는 “장윤기의 범행을 각각 분리된 사건이 아닌 ‘하나의 연속체’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으로는 서로 다른 범죄지만 여성의 동의와 거부 의사를 인정하지 않고, 여성의 몸과 행동을 지배·통제하려는 방식이 반복됐다는 분석이다.또 윤 교수는 여성혐오를 단순히 여성을 싫어하는 감정이 아니라 ‘왜곡된 권리의식’으로 설명했다. 여성이 거부하거나 신고했을 때 이를 정당한 권리 행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침해한 행위로 여겨 응징의 대상으로 삼는 인식이라는 것이다.윤 교수는 “불법촬영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여성의 몸을 이미지로 취득했고, 성폭력과 감금 과정에서는 여성의 신체와 이동의 자유를 침해했다. 신고한 여성을 추적한 행위에서도 여성의 거부와 신고를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장윤기 사건은 여성혐오 범죄”라고 설명했다.2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여성의전화가 주최한 ‘왜 판결문에 여성혐오 범죄가 명시돼야 하는가’ 집담회가 열렸다. 강주비 기자이 같은 성별 관련 동기와 범행 양상을 판결문에 명시해 통계를 축적하고, 유사 범죄의 조기 대응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이 변호사는 “성평등가족부가 가정·교제폭력 등 여성폭력통계를 공표하고 있지만, 친밀한 관계 밖에서 발생한 여성살해 가운데 성별 관련 동기가 작용한 사건을 별도로 집계·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이 변호사는 “미국 국가위기위협평가센터(NTAC)는 여성 대상 괴롭힘·스토킹·성범죄 전력을 이후 중대 폭력의 위험 징후로 보고 있다. 판결문에 성별 관련 동기와 범행 양상을 남겨야 이러한 징후를 축적·분석하고 조기 대응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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