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령동 5·18 암매장 추정지서 유해 발견...행불자 확인까지 '첩첩산중'

입력 2026.06.18. 19:13 박소영 기자
재단, 유해 4구 수습...총탄 스친 흔적도
행불자 가족 DNA 대조·기록 검증 남아
진술 자료 등 국가기록원 외 접근 어려워
이달 말 발굴 조사 내용 발표 예정
지난달 13일 오전 광주 북구 효령동 한 야산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암매장 된 것으로 추정된 장소에서 참석자들이 시굴조사를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들의 암매장 추정지로 지목된 광주 북구 효령동 야산에서 유해 4구가 발견됐다. 유해가 실제 5·18 행방불명자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감식과 기록 검증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5일까지 북구 효령동 산143 일대에서 암매장 추정지 발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해 4구를 발견했다.

발굴 대상지는 전체 2천140.8㎡ 가운데 암매장 가능성이 제기된 약 1천㎡ 구간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유해 4구와 함께 유해 파편, 노끈, 의류 등도 수습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해 1구의 두개골에서는 작은 구멍이 발견돼 총상 흔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발굴은 시민 제보를 계기로 추진됐다. 제보자는 “1980년 5월 민주화운동 직후 군용 트럭이 공동묘지 인근 야산으로 들어가 피가 묻은 포대를 내리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요한 것은 발견된 유해가 실제 5·18 행방불명자인지 여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해에서 확보한 유전자 정보를 행방불명자 유가족 DNA 자료와 대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2024년 발간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종합보고서)에 따르면 7차까지 진행된 5·18보상심의위원회 심사 기준 중복을 제외한 행방불명 신고자는 총 242명이다. 이 가운데 84명이 5·18 관련 행방불명자로 인정됐으며 이중 조사위는 공식 확인된 행방불명자를 73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행방불명자 확인 절차가 복잡한 이유는 관련 자료가 방대하고 유전자 대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행방불명 피해 신청자 242명 가운데 유가족 유전자 시료가 확보된 인원은 190명뿐이며 조사위가 공식 확인한 행방불명자 73명 가운데 일부는 가족이 모두 사망했거나 조사를 거부한 사례도 있다.

여기에 조사위가 확보한 각종 기록과 유가족 DNA 자료 등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면서 행방불명자 확인 작업은 더욱 복잡해졌다. 현재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은 해당 자료에 대한 접근과 활용에 제한을 받고 있어 유해가 발견되더라도 관련 기록과 대조·검증하는 데 상당한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5·18기념재단은 이달 말께 발굴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재단은 유가족 입장을 고려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섣불리 공개하지 않고 DNA 감식과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쳐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단 관계자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유가족이다. 오랜 시간 기다리셨던 만큼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쳐 결과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행방불명자 찾기를 위한 발굴은 20여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2000년 행방불명자 소재 찾기 사실조사위원회를 구성한 이후 광산구 소촌동·삼도동 공동묘지와 국군통합병원 인근, 황룡강 제방, 북구 장등동 야산, 효령동, 옛 광주교도소, 화순 너릿재터널 일대 등에서 수차례 발굴 조사를 진행했지만 행방불명자 가족 DNA와 일치하는 유해가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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