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의 진상규명 방치가 지연 원인…책임 전가 말라”

이재명 대통령이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을 위해 유가족과 협의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유가족들은 재개항 지연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시각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특히 사고기 잔해 보관 개선 작업 과정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추가로 확인되는 등 여전히 수습과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재개항의 선결 과제가 유가족 동의인 것처럼 비춰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26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공항소방대 뒤편에서 진행된 사고기 잔해 보관 관리 작업에서는 유류품으로 추정되는 물품 154점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일부 물질에 대해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사람의 뼈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해당 물질은 DNA 감정 등 정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날 작업에는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 23명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조사관 3명, 기체 전문가 2명, 국토부 관계자 7명이 참여했고 유가족 21명이 참관했다.
앞서 지난 12일 1차 보관 관리 작업에서는 항공기 속도 조절과 관련된 ‘플랩 컨트롤’ 장치가 확인되기도 했다. 플랩은 이륙과 착륙 시 날개 뒤쪽에서 확장돼 양력을 조절하고 감속에 관여하는 장치로, 사고 원인 규명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있는 부품이다.
이처럼 1년간 방치된 잔해에서 추가 유류품과 인골 추정 물질이 확인되고 주요 장치까지 뒤늦게 드러나는 등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유가족들은 이런 상황에서 재개항 논의의 초점을 유가족과의 협의에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무안국제공항은 2024년 12월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3개월 단위로 폐쇄가 연장되며 현재까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장기 폐쇄로 지역 관광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무안공항의 신속한 재개항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토교통부에 유가족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전남도는 이날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철거 및 재설치 공사를 거쳐 7월 재개항을 목표로 유가족을 포함해 정부·공항공사와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로컬라이저 공사에는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소식에 유가족들은 “재개항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다”고 강조하며, 재개항 지연의 책임이 유가족 협의 문제로 해석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유가족 김영헌(54)씨는 “1년 넘게 방치된 잔해에서 여전히 유류품이 나오는 등 조사가 다 이뤄진 상황도 아니고 진상규명이 완료된 것도 아닌데도 재개항 가부를 유가족이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해선 안된다”며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지난 1년간 끊임 없이 이야기해 왔다. 투명한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안이 우리의 요구다. 정부와 국토부가 우선적으로 이를 해결해야지 유가족의 협의를 구한다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도 “유가족이 공항을 점거해 재개항을 막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건 명백한 2차 가해”라며 “우리가 요구해 온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일 뿐, 재개항을 반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서도 “무안공항의 조속한 재개항은 유가족들도 간절히 원한다”면서도 “그 전제는 반드시 완전한 안전이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개항 반대가 아니라 안전이 담보된 재개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기 꼬리날개와 잔해물 보관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보관 관리 작업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진행될 예정으로 전체 공정은 약 2개월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2024년 12월29일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 비상착륙하던 중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아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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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 금지 현장서 토치작업···안전불감증 불 키웠나
12일 오전 8시 25분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 원동리 한 수산물 보관 냉동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제공완도 냉동창고 화재로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에폭시 작업 과정에서 화기가 사용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안전수칙 무시가 빚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특히 유증기 체류 위험이 높은 밀폐된 공간에서 토치가 사용된 점이 사고를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본적인 작업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12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5분께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불이 났다.소방대원들은 오전 8시38분께 1차 진입에 나섰지만 발화 지점을 특정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후 다른 지점에서 연기가 다시 포착되자 오전 8시47분께 동일 인원 7명이 2차 진입에 나섰다.진입 대원들은 오전 8시52분께 “화염이나 연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지만 불과 수 분 뒤 창고 내부에서 화염이 분출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소방당국은 천장 부근에 축적돼 있던 유증기가 점화되며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민석 완도소방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2차 화재 진압 과정에서 유증기가 폭발했다. 현장에 있던 소방대원 7명 중 2명이 대피하지 못했다”며 “검은 연기와 불꽃이 보여 3~4차례 무전으로 대피를 지시했지만 일부 대원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대피 지시 속에 5명은 현장을 빠져나왔지만 완도소방서 소속 A(44)소방위와 해남 북평지역대 B(31)소방사는 끝내 탈출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각각 오전 10시2분과 11시23분께 창고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완도=뉴시스] 이현행 기자 = 12일 낮 12시께 전남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냉동창고(3693㎡)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마친 뒤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 불로 진화 작업에 투입된 40대 남성 A소방위와 30대 남성 B소방사가 숨졌다. 2026.04.12. lhh@newsis.com당시 현장에는 짙은 연기와 고열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내부 시야 확보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속동료구조팀(RIT)이 투입됐지만 진입과 수색에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화재가 확산되자 소방당국은 오전 9시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과 장비를 집중 투입했다. 진화 작업은 약 3시간여 만인 오전 11시26분께 마무리됐으며, 소방공무원 등 138명과 장비 45대가 동원됐다.이번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하고 공장 관계자 1명이 연기를 흡입해 치료를 받는 등 총 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화재 당시 냉동창고 내부에서는 에폭시 작업이 진행 중이었으며 작업 과정에서 토치가 사용됐다는 진술이 확보됐다. 밀폐된 구조의 공간에서 인화성 유증기가 축적된 상태에서 화기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해당 창고는 벽면과 천장이 우레탄폼과 샌드위치 패널로 구성돼 있어 유독가스 발생과 화재 확산에 취약한 구조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 내부가 여러 구획으로 나뉜 점 역시 구조 작업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소방청과 전남도는 순직 대원들에 대해 전남도지사장으로 영결식을 치르는 등 예우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족 보상과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된다.소방당국과 경찰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김승룡 소방청장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가장 위험한 순간에도 현장으로 들어간 두 대원의 숭고한 희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국가는 끝까지 그 헌신을 기억하고, 유가족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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