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무안공항 재개항, 협의부터’ 주문에 유가족 “개항 막은 적 없다” 항변

입력 2026.02.26. 13:38 박소영 기자
26일 잔해물 재조사서 '뼈 추정물' 발견…수습·조사 미완
“국토부의 진상규명 방치가 지연 원인…책임 전가 말라”
26일 오전 진행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 기체 잔해 보관 개선 작업 과정에서 희생자의 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유가족협의회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을 위해 유가족과 협의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유가족들은 재개항 지연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시각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특히 사고기 잔해 보관 개선 작업 과정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추가로 확인되는 등 여전히 수습과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재개항의 선결 과제가 유가족 동의인 것처럼 비춰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26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공항소방대 뒤편에서 진행된 사고기 잔해 보관 관리 작업에서는 유류품으로 추정되는 물품 154점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일부 물질에 대해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사람의 뼈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해당 물질은 DNA 감정 등 정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날 작업에는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 23명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 조사관 3명, 기체 전문가 2명, 국토부 관계자 7명이 참여했고 유가족 21명이 참관했다.

앞서 지난 12일 1차 보관 관리 작업에서는 항공기 속도 조절과 관련된 ‘플랩 컨트롤’ 장치가 확인되기도 했다. 플랩은 이륙과 착륙 시 날개 뒤쪽에서 확장돼 양력을 조절하고 감속에 관여하는 장치로, 사고 원인 규명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있는 부품이다.

이처럼 1년간 방치된 잔해에서 추가 유류품과 인골 추정 물질이 확인되고 주요 장치까지 뒤늦게 드러나는 등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 재확인됐다. 유가족들은 이런 상황에서 재개항 논의의 초점을 유가족과의 협의에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무안국제공항은 2024년 12월29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3개월 단위로 폐쇄가 연장되며 현재까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장기 폐쇄로 지역 관광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무안공항의 신속한 재개항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토교통부에 유가족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26일 오전 진행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 기체 잔해 보관 개선 작업 과정에서 희생자의 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 유가족협의회 제공

이에 전남도는 이날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철거 및 재설치 공사를 거쳐 7월 재개항을 목표로 유가족을 포함해 정부·공항공사와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로컬라이저 공사에는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소식에 유가족들은 “재개항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다”고 강조하며, 재개항 지연의 책임이 유가족 협의 문제로 해석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유가족 김영헌(54)씨는 “1년 넘게 방치된 잔해에서 여전히 유류품이 나오는 등 조사가 다 이뤄진 상황도 아니고 진상규명이 완료된 것도 아닌데도 재개항 가부를 유가족이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해선 안된다”며 “유가족이 원하는 것은 지난 1년간 끊임 없이 이야기해 왔다. 투명한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과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안이 우리의 요구다. 정부와 국토부가 우선적으로 이를 해결해야지 유가족의 협의를 구한다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호소했다.

26일 오전 국립과학수사대가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 기체 잔해 보관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도 “유가족이 공항을 점거해 재개항을 막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건 명백한 2차 가해”라며 “우리가 요구해 온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일 뿐, 재개항을 반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서도 “무안공항의 조속한 재개항은 유가족들도 간절히 원한다”면서도 “그 전제는 반드시 완전한 안전이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개항 반대가 아니라 안전이 담보된 재개항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고기 꼬리날개와 잔해물 보관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보관 관리 작업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진행될 예정으로 전체 공정은 약 2개월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2024년 12월29일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동체 비상착륙하던 중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들이받아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6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2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