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은 '전격전', 행정 부처는 핑퐁에 만만디 괜찮나

@무등일보 입력 2026.08.31. 17:47

광주 군공항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 망운면 일대 이전이 공식 확정되면서 800조 원 규모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산단 조성을 가로막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호남 반도체의 실질적 발판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 발표대로 구마모토를 능가하는 전격전으로 반도체 산단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핵심 부지가 사실상 확보된 만큼 이제 성패는 압도적인 ‘속도’에 달렸다. 관건은 대통령, 정부의지다. 지자체가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그런데 정부 각 부처 행태는 대통령의 국정 의지와 엇박자 양상으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어 국무총리실의 컨트롤타워 가동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2030년 첫 양산을 달성하려면 광주군공항을 산단 부지로 활용하는 데 필요한 행·재정적 절차들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연내 무안군 주민투표와 유치 신청을 신속히 마무리 짓고, 동시에 설계·시공에 착수하는 것도 과제다.

당장 공항 이전을 위해서는 공군 전력의 임시 배치와 산단 인프라 조성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공항 내 미군 시설 이전을 위한 한미 협정 회의도 열리지 않고, 공군 전력 임시 배치를 위한 부처 간 협의도 겉돌고 있다. 토양오염 개선 문제를 두고도 국방부와 환경부, 국토부가 책임과 비용을 떠미는 실정이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환경영향평가,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등도 통합 조율 없이 부처들이 관성적 행정으로 따로 놀고 있다. 지금의 양태로는 2030년 양산은커녕 첫 삽조차 제때 뜨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정부는 특례 조치를 발동해 인허가·인프라·법적 절차를 한데 묶는 ‘동시추진 패스트트랙’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속도전의 최소한 조건이다.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일본 구마모토가 보여준 초속성 완공은 국가적 명운을 건 정부 의지,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 입지 발표부터 양산까지 3년, 공장 건설을 단 22개월에 해낸 구마모토의 기적은 일본 정부가 현장을 밀착 관리한 데 따른 결과다. 구마모토의 속도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원한다면, 정부가 지금처럼 부처 간 핑퐁 게임이나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대통령의 ‘전격전’이 단순한 정치적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가 직접 진두지휘하길 당부한다. 국무총리 직속의 전담 컨트롤타워를 즉각 가동해 관료적 장벽을 허물고, 인허가·재정·인프라를 한 번에 추진하는 과감한 리더십으로 반도체 경쟁력을 담보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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