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망원인 조작에 유족 탓까지···조직적 은폐 규명해야

@무등일보 입력 2026.06.15. 18:32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던 광주 소방공무원의 비극적인 사망 사건이 공직 사회의 참담한 민낯을 드러냈다. 뒤늦게 대통령의 지시로 국무조정실이 직접 광주 현지 조사에 착수했지만, 그간 광주소방본부가 보여준 행태는 ‘제 식구 감싸기’를 넘어선 고의적 사건 은폐이자 유족을 향한 2차 가해까지 공공기관이라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가장 큰 문제는 조직적 축소와 조작 정황이다. 광산소방서는 유족의 진상 규명 요구를 단 7일 만에 ‘특이사항 없음’으로 종결지었다. 이 과정에서 작성된 사망 면직서에는 고인의 괴롭힘 호소 대신 ‘개인사로 인한 불안’으로 기재해 본질을 흐렸다. 고인의 명예를 더럽히고 비극의 원인을 사적 문제로 돌리려 한 명백한 2차 가해이자 조직적 알리바이 조작이다.

수뇌부의 보신주의와 책임 회피도 도를 넘었다. 광주소방본부장은 노동조합의 면담 요청을 회피하다 퇴직 전 공로연수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했다. 심지어 유족에게 입증할 자료를 요구하고 책임을 전가하기까지 했다. 내부 정화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된 셈이다.

게다가 정부 감찰이 시작된 지금도 가해 의혹 당사자들이 여전히 직무를 수행 중이다. 지휘권을 쥔 가해자가 그대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소신껏 진술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는 대놓고 증거를 인멸하고 추가 피해를 방치하겠다는 오만이다.

국무조정실의 철저한 조사를 당부한다. 꼬리 자르기나 보여주기식 처벌은 안 된다.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면죄부를 발행한 소방본부 지휘부 등 조직문화에 대한 엄벌이 요구된다. 이번 사건을 공직 사회의 악습을 뿌리 뽑고, 무너진 기강을 바로 세우는 시금석으로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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