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권자 섬긴다더니···선거 끝나도 현수막 쓰레기 공세

@무등일보 입력 2026.06.08. 18:07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정치 현수막이 도심에 쓰레기 공세를 펼치고 있어 정치인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표를 호소하던 선거운동용 현수막이 채 철거되기도 전에, 당선 축하와 낙선 감사 인사의 현수막들이 뒤엉켜 나부낀다. 유권자를 섬기겠다던 후보들이 선거가 끝나고도 도심을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시민에게 불편과 비용을 전가하는 퇴행적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정치권의 위선과 무책임이 개선의 여지가 없다.

현수막 난립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다. 교차로와 횡단보도 주변에 얽혀 나부끼는 현수막들은 ‘우회전 시 일단 멈춤’ 같은 필수 교통안전 표지판을 가려 운전자와 보행자의 생명을 위협한다. 공직선거법상 감사 현수막을 선거 후 13일간 게시할 수 있다지만, 도심공해에 대한 면죄부일 순 없다. 게다가 법적 의무인 자진 철거 약속을 외면하는 후보들 탓에 결국 이를 치우는 것은 지자체 몫이다. 정치가 남긴 뒷감당에 애먼 행정력과 세금이 낭비되는 꼴이다.

심각한 환경 파괴 역시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선거 한 번에 전국적으로 1천톤이 넘는 폐현수막이 쏟아진다. 플라스틱 합성섬유가 주재료인 현수막은 썩지도 않으며, 소각 시 장당 6㎏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얼굴과 로고가 크게 박혀 장바구니 등으로 재활용도 안 되는 탓에 대부분 매립되거나 태워진다. 말로는 ‘친환경 미래’를 외치던 후보들이 정작 거대한 탄소 배출 주범으로 도심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디지털 시대에 고비용 현수막 정치는 시대착오적이다. 무엇보다 유권자에게 감동은커녕 피로감과 정치 혐오, 환경파괴나 일삼는 현수막 공세는 이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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