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강 노벨문학상 1주년···세계를 비춘 광주의 빛. '황홀'

@무등일보 입력 2025.12.09. 18:37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이다. 단순한 문학적 영예를 넘어 대한민국이 세계사의 중심에서 문학의 위상을, 인권의 가치를 재확인한 기념비적 사건이다. 1주년을 기념해 그녀의 고향이자 '소년이 온다'의 무대인 광주 시민사회가 다채로운 축제와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문학이 도시의 정체성과 결합해 지속 가능한 인류 보편의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행보가 아닐 수 없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힌 사건일 뿐 아니라, 광주라는 도시를 ''고유명사에서 보통명사'로 확장시킨 인류사적 사건이다.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내란을 일으킨 즈음에 전해져 마음껏 누리지도 못했지만, 45년 전 반헌법적 전두환 일당의 불법 계엄을 이겨낸 광주시민들에겐, 국민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광주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국제포럼을 열어 한강의 문학적 성취와 광주의 저항 정신을 조명하고, 문학관·역사민속박물관·미디어아트플랫폼(G.MAP) 등 도시 전체가 다양한 전시와 미디어아트로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누리고 있다.

여기에 무등일보도 1주년 기념 문학기행 「'소년이 온다', 광주를 만나다」를 통해 소설 속 인물들이 걸었던 길을 걸으며 문학이 어떻게 사회적 기억을 예술로 승화시키는지를 체험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특별강연 등을 통해 광주를 다채롭게 만나는 인문학적 여정을 제공했다. 지역 서점 30곳이 참여하는 팝업스토어, 시민 캘리그라피 작품 전시 등은 시민참여형 축제의 정점이다. 이는 국가가 아닌 시민들이 한강 문학을 축제와 문화의 언어로 확산시키는 생생한 장이다.

한강이, 한강의 문학이 대한민국에 기여한 바는 수치로 재단할 수 없다. 노벨문학상은 K-콘텐츠, K-컬처의 정점에 피날레를 장식한 하나의 사건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대중문화 소비를 넘어, 한국 문학의 깊은 철학적 성찰과 윤리적 가치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내놓을만한 1주년 기념 행사 하나 마련하지 않았다. 내란이 일어나는 나라 수준인가.

광주시민들이 자발적 열정과 예산으로 노벨상 수상의 의미를 향유하는 동안, 핵심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요한 동력을 무참히 방치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은 한국 민주주의가 낳은 문학의 위대한 결실이자, 세계인이 한국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최고의 문화 외교라는 점에서 정부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무심함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한강 문학을 누리고 확산할 국가적 행사를 추진해나가길 촉구한다. 국가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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