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불법 내란을 건너,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킨 후 맞는 첫 민족 대명절이다. 아직 곳곳에 내란 잔존 세력의 준동이 횡행하지만, 가을이 끔찍한 폭염을 여여히 건너오듯, 이나라 국민들은 그렇게 뚜벅뚜벅 무소의 뿔처럼 내란을 건너가고 있다. 잔존세력에 발이 걸려 비틀거리기도 하지만, 내란 척결은 한국 민주주의의 도저한 여정일 뿐. 이 추석명절에 낡아도 좋을 사랑 가득 안고, 그리운 이들 손 맞잡고 남도 천하를 거침없이, 가만히 둘러볼 만하다.
흩어졌던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과 이웃의 은덕을 기리고, 결실을 나누며 생의 고단함을 달래 보는 것이다. 더구나 올 추석은 의미가 남다르다. 민주주의의 심연을 뒤흔든 불법 내란을 딛고 선 첫 번째 명절이라는 점에서, 내란 세력의 준동이 상상력을넘어설 지경으로 우리 사회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먹고살기도 바쁜 서민 일상을 옥죄지만, 마음 단단히 누려볼만 하다.
역사의 격랑을 통과하며 생채기를 입은 공동체가 더 이상 휘둘리지 않도록, 가족과 이웃, 친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들과 공동체 연대를 가꿔 가볼 일이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남도 곳곳에 웅숭깊은 축제의 자락들을 펼쳐놓았다. 우선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전남 수묵 비엔날레라는 메가 이벤트가 방문객을 기다린다.
특히 광주는 올해가 '광주방문의 해'다. 그야말로 시월의 광주는 도시 전체가 축제 무대다. 디자인비엔날레라는 메가 이벤트를 배경으로 광주의 또 다른 자랑인 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운 '미식주간'을 전개한다. 미식주간, 대인예술야시장, 동명 커피산책, 동맥 축제, 김치축제 등 자연과 예술, 미식, 다문화가 어우러진 맛과 멋의 향연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이중 앞 세 축제는 추석 연휴에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충장축제, 버스킹월드컵, 서창억새축제 등은 발걸음을 불러세울 것이다.
전남의 가을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수채화고 작품이다. 그 작품을 배경으로 가을의 향취 가득한 축제들이 전개된다.꽃들의 향연 속에 가을바람을 가득 음미할 수 있는 화순 고인돌 축제와 고래로 명승의 대명사로 불리는 화순적벽 탐방, 강변의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나주 영산강 축제에 이르기까지 다 열거하기도 어렵다. 여기에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 함평 국향대전, 해남 미남축제, 진도 문화예술제 등은 전남의 다양한 지역색을 담아 각기 다른 삶의 이야기들을 예술과 축제로 직조한다.
이 모두 추석 연휴에 마음껏 누려볼 수 있다. 추석 연휴에 광주와 전남에서 자연과 예술, 사람을 풍광 삼아 마음껏 여유를 누리길 권한다.
그 향유와 여흥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이 땅의 고단한 민중들이 새로운 희망을 확인하는 광장이자,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웃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연대의 장이다. 폭염과 내란의 불안과 상처를 건너온 사람들에게 예술과 자연, 미식과 다문화의 어울림은 삶의 숨결을 되찾게 해줄 것이다.
거침없는 여유와 향유가 공동체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마음의 노래를 확인하는 집단적 의례이기를 기대한다. 광주와 전남은 항상 그랬다, 일상이 축제요, 혁명이다1980년 오월의 광주시민이 그랬고, 오늘의 그들도 다름이 없다. 동편제와 서편제, 남종화로 대별되는 노래와 춤, 예술은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잇고 위로하고, 하나로 모아냈다. 오늘날 열리는 수많은 축제들도 그 맥락 위에 있다. 남도의 일상, 축제는 그 자체로 또 다른 연대의 장이다.
이제 우리는 추석을 맞아 다시 묻는다. 무엇을 지켜야 하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내란의 잔영을 지우는 일은 단지 정치의 몫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상의 삶 속에 서로를 돌보고, 함께 웃으며, 자연과 예술을 즐기는 일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그 자체요 실천이다.
가을 햇살 아래서 가족과 ,이웃과, 언젠가 옷깃을 스쳤을 이 땅의 그 누구와 어깨를 나란히, 꽃길에서 축제의 거리에서 웃음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내란을 넘어선 공동체의 진정한 승리일 것이다.
낡아도, 어쩌면 낡아야 좋을 사랑 가득 안고, 그리운 이들의 손 굳게 잡고, 흩어졌던 마음을 모으는 시간들이길 기대한다. 광주와 전남의 가을이 잠시 나와 주변을 돌보는 소소한, 풍성한 시간들이길 기대한다. 시민들이 모여 노래하고 춤추는 그 공간에서, 민주주의의 미래는 더 단단해질 것이다.
추석을 맞아 지역민 모두가 화사한 가을 햇살 아래 마음껏 예술과 자연의 대향연 속에 삶의 위로를 받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곧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역사의 첫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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