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6조 서남권 투자 본격화···"청년들이 돌아오는 도시 되길"

입력 2026.06.30. 19:47 박찬 기자
SK·삼성·앰코, 전남광주에 반도체·AI 투자 공식화
정부, 특별위·메가특구·기업형 첨단도시로 뒷받침
"산업지도 바꾼다…제2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
지역민 "좋은 일자리 늘고 지역경제 살아나길"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진안 엠코코리아 대표이사,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이 대통령,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뉴시스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기조 속 서남권 896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 계획이 공식화되면서 전남광주가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민들은 청년들이 더 이상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는 도시, 첨단산업이 지역경제를 이끄는 미래를 기대하며 역사적인 변화의 시작을 반기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열고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정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SK, 삼성전자, 앰코 등 주요기업들이 광주와 서남권에 총 896조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이진안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SK는 약 470조원을 투자해 서남권에 반도체 메모리 메인팹 2기와 1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삼성전자는 425조원을 호남에 투자해 반도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컴퓨팅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앰코도 광주에 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공장을 증설한다.

정부는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통해 기업 투자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서남권을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반도체특별법에 근거한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반도체 혁신성장지원단’을 설치한다. 팹(Fab) 운영에 필요한 용수는 댐과 하수 재이용수 등을 활용해 공급하고, 발전설비와 송전망도 적기에 구축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조성 기간 역시 기존보다 절반 수준인 5년 이내로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인재 양성에도 속도를 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이 운영하는 ‘암 스쿨’, 남부권 반도체 공대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AI 산업을 이끌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30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개최한 가운데 광주시민들이 발표 내용에 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찬 기자

또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연계해 투자 인센티브와 정주 여건 개선도 함께 지원한다. 메가특구법 제정 이후 서남권에 최소 1곳 이상의 메가특구를 지정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 비용은 최대 100%까지 지원한다. 기업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지역별 차등 세제를 도입해 지방 투자를 촉진하고 정주 여건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도 본격 추진된다. 인허가와 보상, 설계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고 부지 조성과 건축공사를 연계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한편, 기업 수요에 맞춰 도시계획 규제를 완화하고 맞춤형 입지를 공급한다. 또한 전남대 캠퍼스혁신파크, 광주 도심융합특구, GIST 등을 연계한 산학연 혁신허브를 구축하고, 호남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무안국제공항 등 광역 교통망과의 연계성도 강화한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김대중컨벤션센터에는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발표를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느끼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사장 내부는 사전 초청자만 입장할 수 있었지만, 시민들은 행사장 주변에서 발표 소식을 기다리며 지역 경제 회복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광주시민 박현래(61)씨는 “그동안 광주에는 대기업 생산시설이 부족해 젊은 사람들이 일할 곳이 많지 않았다”며 “삼성과 SK 같은 기업이 들어오면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모(73)씨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려면 지역에도 이런 투자가 필요하다”며 “광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단지 입지를 두고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광산구 주민 김현숙(53)씨는 “군공항 이전 부지를 활용하면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좋을 것 같다”며 “광주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학교를 졸업해 지역 기업에 취업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서구 주민 한애리(54)씨는 반도체 부지로 첨단3지구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기존 AI 산업과 연계하면서 반도체 산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기업들이 계속 들어와 광주가 첨단산업 중심 도시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경(55)씨는 “이번 투자가 광주뿐 아니라 전남까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일회성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공장 건설과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앰코와 함께 ‘서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기업들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투자를 추진하고, 정부는 인프라 구축과 산업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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