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정면 비판 나서…"연대 투쟁 나설 것"

6·3 지방선거 투표 종료 직후 김영록 전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해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겠다”고 공개 선언하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현직 호남 광역단체장이 당 대표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향후 당내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지사는 3일 자신의 SNS에 ‘6·3 18:00 투표종료! 민주당을 흠집 낼 수 없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바로 이 시각부터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 호남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오만한 당대표가 우리 호남인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전남 시·도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우롱한 정청래 당대표는 호남팔이를 집어치우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또 “더 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본산인 호남인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민주당 지도부 교체를 위해 모두 함께 연대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개 반발의 배경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ARS 투표 논란이 자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수장 후보 최종 경선에서 민형배 후보에게 패한 이후 경선 과정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결선투표 첫날 전남지역 ARS 투표 과정에서 2천308건의 전화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와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납득할 만한 해명이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김 지사는 이러한 문제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지방선거 투표 종료 직후 당 지도부를 향한 정면 비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소속 현직 광역단체장이 공개적으로 당 대표 퇴진 운동을 선언한 만큼 향후 당내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 지사가 호남 민심을 언급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만큼 당의 대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4월 30일 ARS 오류와 관련 “재발신 등 양 캠프 합의 하에 진행했고, 데이터 추적 결과 이후 진행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지난달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 총장이 해당 건에 대해 ‘참관인이 합의했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행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그 내용을 살펴보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전면 상실한 시스템 오류이자, 깜깜이·불공정 그 자체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중대한 시스템 오류와 깜깜이·불공정으로 얼룩진 통합시장 결선 투표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와 로우데이터 공개, 중대한 오류와 실수가 인정된다면 경선 무효화 등 책임있는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재차 반박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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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정청래, 파고드는 김민석·송영길···호남 당심 전쟁 치열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인사 나누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6·3 지방선거 결과를 둘러싼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들의 전남·광주 민심구애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가 연임 도전 행보를 모색하고 나선 상황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국회의원의 호남행도 부쩍 늘었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30%가량이 몰린 호남 민심을 잡는 게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방선거 책임론과 이재명 정부 성공론이 맞물리면서 지역 표심의 향방이 차기 당권 경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1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 책임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 대표의 연임 도전에 맞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김 총리와 송 의원의 행보도 빨라지는 등 경쟁 구도가 짜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호남은 민주당의 부모 같은 존재”라며 “당·정·청과 지방정부가 원팀이 돼 호남 대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다만, 심상찮은 책임론은 부담이다. 전남광주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를 겨냥한 공개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의원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사에 핵폭탄이 떨어진 상황인데 지도부는 침묵하고 있다”며 “정청래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정훈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호남은 민주당의 안방이니 아무나 꽂아도 된다는 생각은 안 된다”며 공천 과정의 불공정성과 지도부 운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선거 직후 SNS를 통해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반청 전선’에 합류했다.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2년차, 더 과감한 개혁이다’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민주당 최대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 역시 정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전남광주에서만 4천여명의 권리당원이 참여하고 있는 조직인 만큼 당내 파급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경쟁 주자들이 잇따라 전남광주를 찾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민심의 틈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오는 16일 나주에 위치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를 찾아 출범 준비 상황을 점검한다. 지난 6일 광주에서 열린 ‘2026 뉴호남포럼’에서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사한 지 10일 만의 재방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호남 민심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한다. 김 총리는 뉴호남포럼에서 “민주당은 지금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할 때”라며 “정부와 여당의 일관된 노선을 만들어가는 데 호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최근 여의도에 복귀한 송영길 의원 역시 보폭을 넓히고 있다. 6·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복귀한 그는 오는 16일 보성 회천면 보성다비치콘도를 찾아 민주당 소속 통합의회 당선인 83명 대상 워크숍에 참석한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 6일 뉴호남포럼에 참석한 데 이어 다음 날인 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그는 당대표 출마 여부와 관련, “광주 등 호남 민심이 사명을 부여할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밝혀 사실상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지역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 책임론이 확산될수록 김 총리와 송 의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친정청래계 인사들은 지방선거 결과를 모두 정 대표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 대표가 선거 결과 전체를 패배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적극 부각하며 정면 돌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전당대회는 일반 여론보다 실제 투표에 참여하는 권리당원들의 선택이 훨씬 중요하다”며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적지 않은 당원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던 만큼 어느 후보가 더 많은 지지층을 실제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표가 사실상 다음 총선을 지휘하게 되는 만큼 총선 승리 여부에 따라 대권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민주당의 미래 대권주자를 가늠하는 ‘미리 보는 대선 전초전’ 성격도 갖고 있다”며 “당심 또한 누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적합한지 등을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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