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이끈 두 전남 출신··· '설계자' 김용범, '협상가' 김정관

입력 2025.11.02. 16:26 이관우 기자
무안·장성 출신 투톱, 3천500억 달러 투자펀드와 관세 인하 이끌어
김용범은 협상 설계 총괄, 김정관은 현장 지휘로 협상 완성
미국 관세 협상위해 출국하는 김용범-김정관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중심에 선 두명의 전남 출신 인물이 주목받고 있다.

무안 출신으로 광주대동고를 졸업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장성에서 태어나 광주동산국민학교와 동신중, 광주제일고를 거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그 주인공.

한 사람은 협상의 틀을 설계했고, 다른 한 사람은 현장에서 이를 완성시켰다.

이들의 투톱 리더십이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합의와 자동차 관세 인하라는 중대한 외교·통상적 결실을 만들어냈다.

김용범 실장은 협상 전 과정을 총괄한 '협상의 설계자'였다.

그는 "단순한 재정 투입이 아니라, 한국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기반형 투자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며 협상 초기부터 실리와 지속 가능성을 병행하는 전략을 세웠다.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협상을 직접 조율하며 투자금의 구성·집행 속도·위험 분산을 설계했다.

2천억 달러는 현금 투자, 1천500억 달러는 조선 및 첨단산업 협력 방식으로 구성하되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로 제한해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자는 제안을 내놨을 때도 그는 "즉흥적 합의는 장기 리스크를 키운다"며 충분한 조건 확보 전까지 결정을 미뤘다.

'고율 관세를 감내하더라도 국익을 지켜야 한다'는 기류를 주도하며 협상의 균형점을 잡았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를 긴밀히 묶어 "투자와 관세를 분리하지 말고, 신뢰 기반의 통상 틀을 구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일관되게 전달했다.

그의 접근은 단순한 통상협상이 아니라 정책·시장·외교를 포괄한 '종합적 협상 전략'으로 평가된다.

김 실장은 미국 내 우리 기업인 구금 사건과 비자 제도 불합리 등 민감한 사안에도 직접 항의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투자와 인권, 제도적 신뢰는 하나의 패키지"라는 그의 원칙은 경제협상의 외연을 제도·인권 협력으로 확장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김 실장이 협상의 큰 그림을 그리고 각 부처를 조율해 시장 불안을 최소화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평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과 APEC 일정을 연계해 데드라인 중심 전략을 세우고 실무 협상을 정밀하게 관리했다.

김정관 장관은 협상 현장을 지휘했다.

취임 이틀 만에 미국으로 향해 협상의 주춧돌을 놓았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무박 2일' 회담을 포함해 교착 국면에서도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끝장 담판을 이어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경주 APEC CEO 서밋에서 "김정관 장관은 훌륭한 분이자 아주 까다로운 협상가"라며 "조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동시에 한국 협상단의 강경한 협상력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 장관은 협상 과정에서 'MASGA 프로젝트(Mutually Advanced Strategic Growth Alliance)'를 제시해 미국을 설득했다.

그 결과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최혜국 대우를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터프하게 오가며 책상을 치기도 했다"며 "역사적 책무의식으로 국익에 부합하는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