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은 가만히 있어" 나경원 발언 후폭풍···광주·전남 초선 강력 반발

입력 2025.09.04. 17:55 이관우 기자
광주·전남 초선들 “국민 대표 모욕” 일제 성토
정진욱 “국회폭언·언어폭력”…문금주 “몰염치”
정준호 “대표성 선수와 무관…전진숙 “권위의식"
초선 44% 22대 국회, 광주·전남은 18명 중 11명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발언이 국회를 뒤흔들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역대급 망언"이라고 직격했고,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은 4일 나 의원의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국회에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국회 최고령 의원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국회의원은 군번도, 병과도 없다"며 공개 비판하는 등 여권 지도부까지 가세하면서 후폭풍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현재 제22대 국회는 전체 의석 300석 중 132명이 초선으로, 비율로 따지면 44%다. 이 가운데 광주·전남은 초선 비율이 특히 높다. 광주 8명 중 7명, 전남 10명 중 4명으로 모두 18명 중 11명이 초선(61%)에 해당한다. 나 의원 발언이 지역 정치권에 더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킨 배경이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광주 동남구갑)은 SNS에서 "반말에 고압적 태도, 초선은 가만히 있으라는 발언은 국회 폭언이자 언어폭력"이라며 "국회는 모든 의원이 동등하게 토론하는 민주적 공간이지 침묵을 강요하는 곳이 아니다. 초선은 침묵의 대상이 아니라 참여와 다양성의 주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이 국회에 온 줄 알았다. 이제 나경원 의원이 국회 폭언, 빠루 사건, 윤 체포 방해와 내란 동조의 책임을 져야 할 시간"이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문금주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선수(選數)는 운영상의 문제일 뿐 모두 같은 국회의원이다. 지역민들의 선택을 무시한 몰염치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은 "국힘 초선 의원들이 소신 발언을 못하는 이유를 알겠다. 선수가 높다고 대표성이 커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은 "다선을 특권으로 삼아 약자의 발언을 누른 권위의식"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 선임 문제를 두고 언쟁을 벌이던 중 여당 초선 의원들을 향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회의장에 있었던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내란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5선 의원이 법사위 간사 자리를 노리고 왔다"며 "회의 중 '초선이면 조용히 하라'는 그의 권위주의적 발상과 정신세계가 놀라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최고령 5선인 박지원 의원도 회의장에서 "나빠루"라고 직격하며 과거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나 의원이 쇠지렛대(빠루)를 들었던 장면을 상기시켰다. 그는 "국회의원은 군번도, 병과도 없다. 모두 똑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초선은 아무것도 모르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라는 것이냐"며 "초선은 가마니가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법사위원장 추미애 의원과 또 한 차례 설전을 벌였다.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나 의원이 "위원장이 국회법과 국회 정신을 무시한다. 이것이 의회 독재"라고 따지자, 추 위원장은 "신상 발언은 나중에 하라. 5선씩이나 되면서 공청회 주제와 신상 발언도 구분 못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나 의원은 "5선씩이나가 뭡니까. 그 발언을 취소하라"고 맞받아쳤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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