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제 행보 가장한 대권행보"

입력 2025.04.15. 19:43 이관우 기자
대국민질문 불참 韓대행 광주행 비판
美관세폭탄 직격 기아 광주공장 시찰
지역사회 "정국 혼란한데 대통령 놀음"
총리실 "車업계 현장소통 위한 일정"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광주 기아오토랜드 광주공장에서 자동차산업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이틀째 불출석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일 광주를 방문한 것을 두고 시의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설'에 휩싸인 한 대행이 사전에 약속된 국회 일정을 제쳐두고 광주를 찾아 경제 행보에 나선 모습이 자칫 대권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기아 오토랜드광주(광주공장)를 방문해 현장을 시찰했다. 한 대행은 현장을 둘러본 뒤 기아 경영진 등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발 자동차 관세폭탄에 직면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 대행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약 35%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부는 필요한 대책을 필요한 시기에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날 자신에게 제기된 대선 출마설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행이 6·3 대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자 사퇴시한인 다음달 4일 이전에 물러나야 한다.

한 대행의 광주행은 통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안보 TF 체제에서 기업의 애로를 듣기 위한 일정이라는 게 총리실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행보에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광주·전남 정치권에선 "대선 정국이 혼란한 시기에 국정 최고 책임자가 국회의 주요 업무인 대정부질문 출석 의무마저 저버리면서 광주행을 택한 이유가 뭐냐"고 지적했다

또 "한 대행의 경제 행보가 광주 시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보이려면 우선 자신에게 제기된 대선 출마설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 게 도리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시민단체도 일침을 날렸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운동본부는 긴급 성명을 통해 "위헌·위법 행위로 내란을 지속시키며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무능한 국정 운영으로 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자가 무슨 낯짝으로 민주주의 심장 광주에 온다는 말인가"라고 밝혔다.

광주송정역 앞에서 집회를 연 광주전남촛불행동 일부 참가자가 한 총리에게 접근하려 했지만 경호인력에 막혀 돌발 상황은 없었다.

한 대행은 당초 기아 광주공장 시찰에 이어 전통시장에서 민생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었나 지역사회의 반발 움직임이 일자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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