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호남 우파 희망 없다"
호남 국힘 지지율 전월비 7.4%p↓
"트라우마 커…신뢰 회복 어려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광주·전남 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 청년'들조차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국민의힘이 다시 호남에서 지지율을 확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수 성향의 광주 청년 박근우(23)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이제 호남에서 우파의 희망은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박씨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에 입당해 광주시당 대학생위원장을 맡고 약 1년 반 동안 지역 정치권에서 '보수 청년'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왔다.
박씨는 게시글을 통해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분을 지금의 자리에 앉히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에 매일 부끄럽고 괴로울 뿐이다"며 "지금 이 순간조차도 '내란동조세력'이나 '정권의 부역자' 같은 비난에 고통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국민 여러분께 양의 탈을 씌운 개고기를 파는 데 거들었다는 이야기, 솔직히 부정을 못 하겠다"며 "'공정과 상식'을 입에 올린 게 부끄럽지 않은가. 당신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그 추운 겨울에 열정 쏟아가며 험지에서 목숨 내놓고 활동한 우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기대도 안 할 테니, 지금이라도 제발 그 집에서 나와달라"고 윤 대통령을 향해 직언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36개의 공감과 '힘드신 거 이해한다. 저도 착잡하다', '탈당 또는 다른 당으로 이동해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모든 것은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처럼 윤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로 인한 탄핵 정국 속에서 '보수의 볼모지'라고 불린 호남에서도 꿋꿋이 국민의힘에 신뢰와 지지를 보내던 지역 청년들도 여당에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득표율은 광주 12.72%, 전남 11.44%로 역대 대선 보수정당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 기성세대와 달리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보다는 정책과 인물로 평가하는 성향이 두드러지는 2030세대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계엄 선포·해제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는 2030세대 지지층의 이탈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계엄 선포 이틀 뒤인 지난 5~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광주·전라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15.5%에 불과했다. 11월 1주차 조사에서는 22.9%로 집계됐는데, 한 달여 만에 7.4%p가 감소한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같은 기간 57.5%(11월 1주차)에서 60.6%로 상승세를 보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이들 가운데 20~30대의 지지율이 52.3%에서 46.5%로 6%p 줄었다. 전체 평균 감소율(4.5%p)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앞으로 호남에서의 국민의힘 입지가 더욱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진 더연정치연구소 대표는 "국민의힘이 호남에서 지지받지 못했던 이유는 5·18 군사 반란의 후예 정당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며 "2030세대들이 이번 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받은 충격과 실망, 트라우마는 향후 50여 년은 지속될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은 일시 현상이 아닌 정치 구조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탄핵 표결 때 불참하며 국민의힘은 신뢰 회복의 기회를 한번 놓쳤다. 오는 14일 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다시 민심을 얻기 어렵고, 소멸 가능성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설 밥상 화두 '조기 대선'···광주·전남 정치지형 변화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속도를 내면서, 설 연휴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조기 대선이 될 전망이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지방선거를 약 1년 앞둔 지역 정가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퇴임 전인 오는 4월 이전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므로, 늦어도 5월에는 조기 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야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민주당 대권 주자는 이재명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듯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세가 하락하면서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는 조사 결과도 잇따르며 대권 경쟁 구도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서 이재명 대표는 28%로 선두를 달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4%, 홍준표 대구시장 7%,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각 6% 등이 뒤를 이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다.그러나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38%)이 민주당(36%)을 앞섰다. 정권 교체론이 힘을 잃는 가운데, 비호감도가 높은 이 대표의 대권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이에 비명계 대권 주자들에 이목이 쏠린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우원식 국회의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김부겸 전 총리는 지지율 역전 상황에 대해 "탄핵 이후 여유 있게 국정을 이끌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SNS를 통해 "우리는 저들과 다르게 가야 한다. 달라야 이길 수 있다"며 당의 변화를 촉구했다.이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김문수 장관도 변수다.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주)에 의뢰해 지난 20~21일 만 18세 1천14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의 가상 양자 대결을 실시한 결과, 김 장관은 38.8%를 얻어 이 대표(41.5%)와 초접전을 벌이며 주목받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국민의힘 주요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제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 지역 정치권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특히,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의 판도는 대선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광주·전남 지역은 시장과 구청장, 도지사와 시장·군수 등 단체장 22명 중 20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차기 지방선거에서도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 내 공천 경쟁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방선거 주자들은 통상 1년 전부터 채비에 나서는 만큼, 조기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만약 이재명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친명계의 당내 권력 구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선 패배 시 비명계의 반발과 당내 재편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무소속 정치인이나 새로운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향후 대선 판도에 따라 광주·전남의 정치 지형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주자들은 전략 수립과 공천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한편,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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