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체육계 "광주 겨울 스포츠 사라져선 안돼"

“여자배구는 유일하게 즐길 만한 겨울 스포츠였는데, 이렇게 사라지다니요. 허망합니다.”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연고지 협약 만료일이 코앞까지 다가온 가운데, 지역 체육계와 배구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1일 방문한 광주 염주체육관은 적막에 휩싸여 있었다. 기존 스케줄에 따르면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와 공 튀기는 소리로 가득해야 할 시기지만, 체육관 코트는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었다.
빈 곳은 코트뿐만이 아니었다. 구단 사무실과 감독실, 코칭스태프실 등 체육관 내 위치한 모든 시설들 역시 불이 꺼진 채 굳게 잠겨 있었고, 남아 있는 인원이라고는 청소부들이 유일했다.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도 몇 달째 문을 닫은 체육관을 바라보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풍암동 주민 이찬용(40)씨는 “야구나 축구 등이 모두 끝났을 때, 유일한 즐길거리가 바로 앞 염주체육관에서 열리는 배구 경기였다”며 “구단이 해체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도 안 보이니 정말 현실로 다가온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연고지 협약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AI페퍼스의 운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달 30일 구단 인수를 검토하던 기업이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구단 정상화 작업도 멈춰선 것이다.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광주시와 배구계의 특수한 상황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전남광주특별시로 통합돼 거듭나는 과정에서 기존 시장의 임기 만료와 새로운 통합 시장의 취임 사이 공백으로 인해 지원을 위한 추경안 편성이 어려워졌다.
한국배구연맹(KOVO) 역시 집행부 교체 시기가 맞물렸다. 특히 기존 페퍼저축은행이 납부했던 18억 원가량의 입회비 승계 여부를 두고 기존 집행부와 신 집행부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집행부에서 AI페퍼스를 신규 인수할 경우 입회비를 새로이 납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인수 기업의 부담이 커졌고, 이는 광주시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 요구로 이어지며 협상의 난항을 부추기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시체육회 등은 “현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기존 연고지 협약 마감일인 12일까지 결정이 나는 것은 매우 힘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측은 연고지 협약 종료가 곧 팀의 리그 불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연고지 협약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선수단을 쫓아내거나 간판을 내리는 등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최종 인수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는 연맹 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협약을 이유로 기업에 압력을 넣거나 재촉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며 “선수들을 위해 조속한 결론이 나도록 적극 요청 중이다”고 덧붙였다.

전갑수 광주시체육회장은 “현재 인수 협상 과정에서 큰 틀은 만들어냈고 실무진과 경영진이 다시 한번 각론을 정리하는 단계로 알고 있다”며 “만일 연고지 협약 마감일이 도래하더라도, 해당 협약은 광주시와 기존 페퍼저축은행과의 협약이지 신규 기업과의 연고지 협약은 별도로 진행될 것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동계 스포츠가 전무한 광주에서 프로구단을 안착시키지 못하고 내보내는 것은 지역 체육 복지 차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스포츠는 곧 복지이자 지역 경제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회장은 만에 하나 기업 인수가 무산될 경우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만일 기업 인수가 무산됐을 때에는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을 추진해서라도 광주 배구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며 “여타 프로팀의 운영 예산과 겨울 실내스포츠의 경제 효과를 고려했을 때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니다”고 역설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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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 V리그 입성 확정···선수단 구성·연고 협약 속도 낸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단. KOVO 제공
SOOP의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에 대한 인수 여부가 확정됐다. 이에 선수단 구성과 연고지 협약 등 그간 지지부진했던 행정절차에 본격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2일 한국배구연맹(KOVO)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KOVO 대회의실에서 임시 이사회 겸 총회를 실시하고 SOOP의 V리그 여자부 AI페퍼스 인수 여부가 만장일치로 의결됐다.조원태 총재를 비롯해 V리그 남녀부 14개 팀 단장을 포함, 이사회 총원 19명 중 17명이 참석해 SOOP의 AI페퍼스 인수 안건에 전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5월 7~10일 치러진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여자부 결과. KOVO 제공SOOP의 경우 연맹에 신규 회원 회비 2억원과 특별 발전기금 3억원을 포함해 총 5억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SOOP은 다음 시즌인 2026-2027시즌부터 V리그에 합류하게 됐다. 구단 운영 자체는 SOOP의 자회사인 숲티비가 맡게 될 예정이다.SOOP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배구단 구성에 나서는 한편, 기존 구단들의 요청에 따라 SOOP의 배구단 운영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신무철 배구연맹 사무총장은 “새로이 합류하게 된 SOOP 구단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음 시즌 초반 주말 경기를 SOOP 구단에게 배정키로 의결했다”며 “연맹 역시 숲티비의 팀 구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구단주는 SOOP 이민원 대표이사가 맡게 됐다. 단장에는 SOOP 이병호 전무가 선임됐다.프런트 조직 구성의 경우 기존 AI페퍼스 사무국 직원에 대한 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SOOP 측의 감독 섭외의 경우 복수 후보에 대해 면접을 실시하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이제 AI페퍼스에게 남은 과제는 전력 확보와 선수단 소집 및 훈련이다.AI페퍼스를 제외한 6개 구단은 이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영입을 끝낸 상태다. 정관장은 반야 부키리치를, 현대건설은 조던 윌슨, 흥국생명은 V리그에 첫 발을 내딛는 옌시 킨델란을 새로이 영입했고,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GS칼텍스는 각각 기존 외인인 모마, 빅토리아, 실바와 재계약했다.트라이아웃에서 나왔던 선수 중 V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는 투트쿠 부르주, 테일러 프리카노, 레베카 라셈이 있다. 이중 투트쿠는 튀르키예 리그에 합류하면서 SOOP의 선택지가 하나 줄어들게 됐다. 다만 신인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는 만큼 여전히 다양한 선택지가 남아 있다.SOOP의 AI페퍼스 인수가 확정됐다. 사진은 구단 SNS 게시물. 출처 SNS 갈무리연고지 문제는 여전히 큰 문제 중 하나다. 팀 인수를 확정지었지만, 기존 연고지 계약이 마감된 상태라 선수단을 소집할 마땅한 거점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남광주특별통합시 출범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 연고지 협약 완료와 선수단 소집은 7월쯤에야 완료될 전망이다.광주시 역시 연고지 협약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싶은 모양새다.광주시 관계자는 “사전 협의에서 광주 연고 유지로 방향을 잡았고, SOOP 측 역시 연고지 인프라와 팬 층에 매력을 느끼는 상태다”며 “다만 V리그 외적인 행정 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빠르게 마무리짓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이어 “SOOP은 물론 연맹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면서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빠르게 협의를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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