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결산 상] 구단 사상 최고 성과로 꽃피웠다

입력 2026.03.17. 17:31 차솔빈 기자
만년꼴찌 연쇄고리 깨트려…리빌딩 성과
최다승 기록 경신·포스트시즌 판도 흔들어
지난 15일 정관장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제공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2025-2026시즌을 마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16승 20패, 승점 47점을 기록하며 리그 6위에 올랐다. 2021-2022시즌 V리그 합류 이후 각각 3승, 5승, 5승, 11승에 그쳤던 과거의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내고 창단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공격 중인 박은서. KOVO 제공

특히 이번 시즌 거둔 16승은 창단 후 첫 ‘15승 고지’ 돌파라는 상징적 의미를 넘어선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다투던 현대건설, 흥국생명 등 전통의 강호들을 결정적인 순간마다 잡아내며 리그 판도를 흔드는 매서운 ‘고춧가루 부대’의 면모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이러한 약진의 밑거름은 시즌 전 단행한 과감한 리빌딩이었다. 페퍼저축은행은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을 영입해 공수 안정감을 높였고, 조 웨더링턴과 일본 국가대표 출신 시마무라 하루요를 각각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로 낙점하며 공격력과 경험을 동시에 보강했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들블로커 김서영과 리베로 정솔민을 지명하며 전력의 세대교체까지 성공했다는 평가다.

공격 중인 시마무라. KOVO 제공

지난 시즌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장소연 감독의 리더십도 빛났다. 장 감독은 시즌 전 ‘라운드당 3승, 시즌 18승’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선수단의 동기를 자극했다. 비록 최종 목표에는 단 2승이 부족했지만, 장 감독의 지도 아래 페퍼저축은행은 끈질긴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도로공사, 현대건설, 흥국생명 등 상위권 세 팀을 상대로만 10승을 수확하며 중위권 싸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팀의 세부 지표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증명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팀 시간차공격과 이동공격 성공률 부문에서 당당히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시마무라 하루요를 중심으로 한 중앙 공격의 다변화와 조 웨더링턴의 화력이 시너지를 낸 결과다. 단순한 보강을 넘어 팀만의 날카로운 창을 장착한 셈이다.

환호 중인 페퍼저축은행 선수단. KOVO 제공

선수 개개인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토종 주포 박은서를 비롯해 이한비, 하혜진, 정솔민 등은 팀의 위기 때마다 승부처에서 꽃을 피웠다. 날카로운 서브와 클러치 능력, 몸을 내던지는 디그 등 공수 양면에서 한 단계 도약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창단 첫 ‘탈꼴찌’와 ‘최다승 경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페퍼저축은행. 이제 이들은 하위권 팀이 아닌, 언제든 상위권을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다크호스로 거듭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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