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업무상 과오 인정하나 은폐 의도 아냐”
살해도구 수색 총력 상황과 비밀 요건 따져야

‘장윤기 사건’ 초동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을 방조하고 수사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들이 첫 재판에서 ‘업무상 과오는 있었지만 고의로 은페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12단독 이승연 부장판사는 14일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은닉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경찰서 전 강력팀장 박모(58) 경감과 팀원 A(41)경사의 첫 재판을 열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 적용을 우려해 중요 증거인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고의로 압수하지 않았으며, 장윤기 부친인 장모 경감에게 수사정보를 알려 증거의 인멸·은닉을 용이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박 경감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장 경감에게 제공한 정보들이 공무상 비밀인지와, 사전에 장경감의 증거 인멸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당시 장윤기의 차량 위치와 장윤기의 진술 등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라며 “이미 수색과 채증이 끝난 차량에 대한 정보를 가족인 장 경감에게 알려준 것은 직무상 자연스러운 행동이었기에, 비밀 누설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시 수사팀이 살해 도구를 찾는 데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있었기에 리얼돌과 케이블타이를 관련성 높은 증거로 인식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해당 증거들과 강간살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보고서에도 기재했기에, 검찰이 적용한 혐의는 장윤기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행동이 아닌 업무상 과오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박 경감 측은 단독으로 적용된 케이블타이 채증 영상 삭제 지시 혐의는 인정한다면서도 ‘수사 부실로 인한 징계를 우려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부실수사 논란을 일으켜 피해자 유족분께 죄송하다”며 “다만, 도덕적 과오와 형사 책임은 다르다. 장윤기를 강간살인죄로 기소한 결과론으로 피고인들의 전체 행위를 사후에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내달 14일 공판을 열어 당시 수사에 참여한 강력팀원에 대한 증인 신문을 연다. 이후 속행 공판에서 장 경감, 광주경찰청 관계자, 박 경감 등 피고인에 대한 신문을 이어간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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