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이달까지 5개 구 점검
충격 흡수 못 하는 석재 우선 철거
관리 주체 이원화·예산 확보는 과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장애인과 노약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크게 침해해 온 길거리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 이른바 ‘볼라드(Bollard)’에 대한 전면적인 전수조사에 나섰다. 시는 현장 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9월부터 관내 부적합 볼라드에 대한 단계적 철거 및 정비 사업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
29일 광주특별시에 따르면, 이번 전수조사는 행정안전부의 전국 보행 환경 개선 종합 지침에 따라 보행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보행약자의 이동 편의를 다각도로 확보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에 따라 관내 5개 자치구는 이달까지 주요 보행로와 이면도로, 어린이보호구역, 전통시장 및 대중교통 환승역 인근 등에 설치된 볼라드 전체를 대상으로 현장 실태 조사를 일제히 진행하고 있다.
볼라드는 인도 내 불법 주정차 및 차량 진입을 막아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물이다. 그러나 제역할을 해야 할 볼라드가 오히려 보행자의 발에 걸려 넘어지게 만들거나, 시각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의 이동을 막는 ‘길거리 장애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행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 및 도로안전시설 설치·관리 지침에 따르면, 볼라드는 보행자가 충돌하더라도 상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유연한 재질로 제작돼야 한다. 법정 규격 역시 높이 80~100㎝, 지름 10~20㎝ 수준을 유지해야 하며, 볼라드 간 설치 간격은 휠체어나 유모차가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1.5m 안팎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충돌 방지를 위해 전면 0.3m 지점에 점형블록을 설치하고, 야간 식별을 위한 반사지 표지판 등이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관내에 설치된 상당수 볼라드는 이러한 세부 기준이 정립되기 이전에 설치됐거나, 장기간 정비 없이 방치돼 왔다.
특히 도시 미관 개선을 이유로 과거 무분별하게 설치된 석재나 화강암, 철재 재질의 볼라드는 보행자가 충돌할 경우 대형 상해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규격보다 낮게 설치된 단단한 석재 볼라드에 야간이나 우천 시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또한 설치 간격이 좁아 전동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교통약자들이 인도 진입을 포기하고 위험을 무릅쓴 채 차도로 돌아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에 따라 광주특별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석재 등 부적합 재질 사용 여부 ▲높이·간격 등 규격 준수 여부 ▲점형블록 및 반사도료 미비 여부 ▲파손·기울어짐 등 구조적 훼손 상태 등을 집중 점검한다.
다만, 도로 종류별로 관리 부서와 주체가 분담돼있는 데다 구 자체 도로유지보수 예산을 활용해 정비를 추진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정비 속도와 교체 범위는 예산 확보 상황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특별시 관계자는 “우선순위에 따라 보행자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석재형 볼라드 등 위험 시설물부터 신속히 정비해 나갈 것”이라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보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치구 및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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