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형사과장 “성범죄·살인 병합수사 3차례 건의했지만 불허” 주장

장윤기(23) 사건 초동수사 부실과 증거인멸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과 검찰이 21일 나란히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히 장윤기 사건 당시 광주 광산경찰서 전 형사과장 측이 국가수사본부가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의 병합수사를 막았다고 주장하면서 수사가 국가수사본부의 지휘라인으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경찰청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이날 “장윤기 사건 수사와 관련한 전반적인 보고 및 지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오전 7시30분부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장윤기 사건 당시 국가수사본부와 광주경찰청, 광산경찰서 간 보고 체계와 지휘 과정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도 같은 날 국가수사본부를 대상으로 별도의 강제수사에 나섰다. 광주지검은 이날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공무상 비밀누설 및 증거인멸 등 혐의 수사와 관련해 이날 오전 6시15분부터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공무상 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의혹은 물론 국가수사본부의 보고·지휘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특별수사단과 검찰이 같은 날 국가수사본부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초동수사 부실과 증거인멸 의혹은 물론, 국가수사본부의 보고·지휘 과정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윤기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을 맡았던 박모 경정 측은 국가수사본부가 사건 병합수사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박 경정의 변호인은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장윤기의 이주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광주경찰청을 통해 국가수사본부에 세 차례 병합수사를 건의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경정 측은 같은 피의자가 연이어 저지른 사건인 만큼 두 사건을 함께 수사해야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규명할 수 있었지만, 국가수사본부가 분리 수사를 지시해 여고생 살인 사건만 수사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당시 이주여성 성폭행 사건은 광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가, 여고생 살인 사건과 이주여성 사건 중 살인예비 부분은 형사과가 각각 맡아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형사과는 장윤기를 강간 목적 살인이 아닌 살인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의 보완수사에서는 범행 차량에서 케이블타이가 추가 확보되고 성범죄 목적 정황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과 증거 확보 미흡, 수사 방향 설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박 경정 측은 병합수사를 건의한 직후 작성한 수사상황보고서에 ‘병합수사 예정’이라고 기재한 기록도 남아 있다며 해당 보고서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증거로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전날 광주교도소에서 장윤기를 처음으로 접견 조사해 수사 과정에서 특혜나 편의를 제공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또 장윤기의 큰아버지인 현직 경찰관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당시 광산경찰서장이었던 김모 경무관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하는 등 수사를 확대했다. 아울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 박모 경정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도 이날 오전 11시 광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광복절인데"···외면받는 광주백범기념관, ‘하루 17명 꼴’
13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을 방문한 원아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제81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에는 유치원 원아 27명이 줄지어 전시관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전시 해설을 들으며 백범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업적과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백화마을의 역사를 살펴봤다. 다소 낯선 역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광복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아이들의 방문으로 잠시 활기를 띠었던 기념관은 단체관람이 끝난 뒤 다시 한산해졌다. 전국에 단 두 곳뿐인 김구 선생 전문기념관 중 하나이자 김구 선생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각별한 인연을 간직한 공간이지만, 상징성에 비해 시민들의 발길은 여전히 뜸하다.광복절뿐만 아니라 3·1절과 현충일 등 역사적 기념일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음에도 광주백범기념관의 연간 관람객은 2015년 개관 이후 한 번도 1만명을 넘지 못했다.이날 광주백범기념관 등에 따르면 기념관 관람객은 2023년 5천125명에서 2024년 7천206명, 지난해 8천530명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3천405명, 66.4% 늘었지만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관람객은 23명에 그친다.올해 들어서는 7월 말까지 3천599명이 방문했다. 월평균 514명, 하루 평균 17명 수준이다. 광복절이 있는 8월과 유치원·학교의 단체 해설이 집중되는 9월에 방문객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연간 관람객 1만명 돌파 여부는 불투명하다.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자리한 백범김구기념관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기념관의 최근 연간 관람객은 약 15만명으로, 지난해 광주 기념관 관람객의 17.6배에 달한다. 광주 기념관 관람객은 서울의 5.7%에 불과한 셈이다.두 기념관은 김구 선생을 기리는 전문기념관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설립 배경과 운영 방식은 다르다. 서울 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묘소와 독립운동가 묘역이 있는 효창공원에 자리하며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김구 선생의 후손들도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2015년 10월 문을 연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학동 백화마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백범문화재단과 당시 국가보훈처, 광주시가 총 12억4천200만원을 투입했으며, 지상 3층·연면적 488㎡ 규모로 전시실과 교육실 등을 갖췄다. 건립 이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기부채납돼 시 소유 시설이 됐으며 현재 백범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기념관은 상설 전시해설과 함께 유아와 초·중·고등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과 보드게임, 역사기행 등을 운영하고 있다. 3·1절과 현충일, 광복절 등 주요 기념일 행사와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포함해 매년 10개 이상의 사업을 진행한다. 단체뿐 아니라 가족 단위 개별 관람객도 매달 달라지는 체험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기념관 측은 시설을 직접 방문한 관람객 수만으로 전체 사업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체험 부스, 협력기관 행사 등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2만3천516명에 달했다. 기념관 밖에서 김구 선생의 삶과 정신을 알리는 활동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업 참여 규모는 연간 방문객 수보다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다만 외부 행사 참여 실적이 기념관의 인지도와 방문객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정기 단체관람을 확대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시설 등을 연결하는 역사 탐방 코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광복절 등 특정 기념일에 집중된 일회성 방문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홍보와 콘텐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광주백범기념관 관계자는 “개관 이후 연간 관람객이 1만명을 넘은 적은 없지만 최근 들어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해에는 기념관 방문객뿐만 아니라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행사 참여자까지 포함해 2만3천여명이 사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백화마을과 지역의 인연을 기억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전시 해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찾아 김구 선생의 삶과 지역에 남겨진 뜻을 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 유가족 "우리도 빠른 재개항 바란다"···무안공항 연내 정상화 '불가능'
- · “이제야 좀 살겠네”...폭염 꺾이고 열대야 사라져
- · “월급 3300만원 드립니다”···신안 시니어 의사 구하기
- · [영상] "홍어 냄새·여권 챙겨라"…전라도 비하 표현, 광주 학생들의 생각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