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배려·용서에 감사"
"양 고교 교류도 함께 고민해볼 것"

“잘못했다면 직접 찾아가 사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사과를 받아주신 광주에 더 감사드립니다.”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로 논란을 빚은 배재고등학교 선수학생들이 6일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찾아 공식 사과한 가운데, 임호 제40대 배재학당 총동창회장은 “학생들이 이번 일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날 무등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가장 크게 남는 감정은 광주일고와 총동창회에 대한 감사”라며 “사건 직후부터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저희가 원한다고 무턱대고 찾아가는 것은 또 다른 무례라고 생각했다. 허락해 주시기만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받아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일고가 학생들에게 5·18의 의미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우도록 이끌어 준 점도 감사했다”며 “선배인 저도 다 하지 못한 교육을 오히려 광주에서 해주신 것 같아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날 광주일고 강당에서 진행된 사과와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가 학생들에게도 큰 의미로 남았을 것이라고 했다.
임 회장은 “학생들의 표정이나 자세를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스포츠는 단순한 승패나 오락이 아니라 스포츠맨십과 상대를 존중하는 가치가 함께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번 일을 통해 깨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없이 배웠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번 경험이 학생들에게는 큰 울림과 깨달음이 됐을 것”이라며 “적어도 저희의 마음은 어느 정도 전달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이번 방문이 일회성 사과에 그치지 않고 양교의 새로운 화합과 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임 회장은 “광주일고는 광주뿐 아니라 호남을 대표하는 역사 깊은 학교”라며 “이번 일을 상처로만 남기기보다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이 논의된 단계는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양교가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함께 고민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임 회장은 광주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임 회장은 “괜한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그럼에도 따뜻한 마음으로 용서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주셔서 부끄럽고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면서 과거에 방문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무거운 마음이었다”며 “다음에 다시 광주를 찾게 된다면 이번과 같은 일이 아닌, 더 좋은 일로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뵙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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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인데"···외면받는 광주백범기념관, ‘하루 17명 꼴’ 13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을 방문한 원아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제81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오전 10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 동구 학동 광주백범기념관에는 유치원 원아 27명이 줄지어 전시관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전시 해설을 들으며 백범 김구 선생의 독립운동 업적과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백화마을의 역사를 살펴봤다. 다소 낯선 역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광복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아이들의 방문으로 잠시 활기를 띠었던 기념관은 단체관람이 끝난 뒤 다시 한산해졌다. 전국에 단 두 곳뿐인 김구 선생 전문기념관 중 하나이자 김구 선생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각별한 인연을 간직한 공간이지만, 상징성에 비해 시민들의 발길은 여전히 뜸하다.광복절뿐만 아니라 3·1절과 현충일 등 역사적 기념일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음에도 광주백범기념관의 연간 관람객은 2015년 개관 이후 한 번도 1만명을 넘지 못했다.이날 광주백범기념관 등에 따르면 기념관 관람객은 2023년 5천125명에서 2024년 7천206명, 지난해 8천530명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 3천405명, 66.4% 늘었지만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관람객은 23명에 그친다.올해 들어서는 7월 말까지 3천599명이 방문했다. 월평균 514명, 하루 평균 17명 수준이다. 광복절이 있는 8월과 유치원·학교의 단체 해설이 집중되는 9월에 방문객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연간 관람객 1만명 돌파 여부는 불투명하다.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자리한 백범김구기념관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서울 기념관의 최근 연간 관람객은 약 15만명으로, 지난해 광주 기념관 관람객의 17.6배에 달한다. 광주 기념관 관람객은 서울의 5.7%에 불과한 셈이다.두 기념관은 김구 선생을 기리는 전문기념관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설립 배경과 운영 방식은 다르다. 서울 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묘소와 독립운동가 묘역이 있는 효창공원에 자리하며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김구 선생의 후손들도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2015년 10월 문을 연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조성된 학동 백화마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건립됐다. 백범문화재단과 당시 국가보훈처, 광주시가 총 12억4천200만원을 투입했으며, 지상 3층·연면적 488㎡ 규모로 전시실과 교육실 등을 갖췄다. 건립 이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기부채납돼 시 소유 시설이 됐으며 현재 백범문화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기념관은 상설 전시해설과 함께 유아와 초·중·고등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과 보드게임, 역사기행 등을 운영하고 있다. 3·1절과 현충일, 광복절 등 주요 기념일 행사와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포함해 매년 10개 이상의 사업을 진행한다. 단체뿐 아니라 가족 단위 개별 관람객도 매달 달라지는 체험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기념관 측은 시설을 직접 방문한 관람객 수만으로 전체 사업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체험 부스, 협력기관 행사 등에 참여한 인원은 모두 2만3천516명에 달했다. 기념관 밖에서 김구 선생의 삶과 정신을 알리는 활동까지 포함하면 실제 사업 참여 규모는 연간 방문객 수보다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다만 외부 행사 참여 실적이 기념관의 인지도와 방문객 증가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정기 단체관람을 확대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시설 등을 연결하는 역사 탐방 코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광복절 등 특정 기념일에 집중된 일회성 방문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홍보와 콘텐츠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광주백범기념관 관계자는 “개관 이후 연간 관람객이 1만명을 넘은 적은 없지만 최근 들어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해에는 기념관 방문객뿐만 아니라 온라인 프로그램과 외부 행사 참여자까지 포함해 2만3천여명이 사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광주백범기념관은 김구 선생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백화마을과 지역의 인연을 기억하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가족 단위 방문객도 전시 해설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찾아 김구 선생의 삶과 지역에 남겨진 뜻을 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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