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전남 통합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통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아직 남아 있다. 통합 행정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다.
행정기관의 위치는 단순한 공간 배치가 아니다. 통합의 방향과 철학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선택은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 때문에 통합시대의 행정 중심지는 효율성과 상징성, 균형발전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는 가장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빛가람혁신도시는 광주와 전남이 함께 만든 전국 유일의 공동혁신도시다. 특정 시·군의 자산이 아니라 광주와 전남 모두의 공동 자산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통합특별시가 추구해야 할 가치인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공간인 셈이다.
지리적 여건도 뛰어나다. 광주 도심과 전남 서부권, 동부권을 연결하는 중심축에 위치해 있으며 KTX와 공항, 광역교통망과의 연계성도 우수하다. 광주와 전남 전역을 아우르는 광역 행정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미 갖춰진 인프라도 강점이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고 행정·산업·주거 기능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운 행정도시를 조성할 필요 없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광주시청과 전남도청의 기존 기능은 유지하면서 통합시장의 집무 기능과 정책 조정 기능을 빛가람혁신도시에 두는 방식은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 통합의 정신을 살리면서도 행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다.
통합은 누가 더 많은 것을 가져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광주와 전남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과정이다. 통합의 성공을 원한다면 지역 간 경쟁보다 상생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빛가람혁신도시는 광주와 전남을 잇는 연결고리이자 공동의 자산이다. 통합시대의 행정 중심지로 거론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통합의 상징은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 모두의 협력이어야 한다. 그 상징을 담아낼 공간으로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나주=김진석기자 suk158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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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등살인 배제 지시 없었다” 주장한 박 전 형사과장, 구속 면해
‘장윤기’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박모 경정이 21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장윤기(23) 사건’ 초동수사 부실과 증거인멸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박모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구속을 면했다.최윤영 광주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박 경정에 대해 “지금까지 소명된 자료 만으로는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박 경정은 장윤기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수사를 총괄하며 장윤기를 강간등살인 혐의가 아닌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경찰청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박 경정이 성범죄 목적 살인을 배제하거나 수사 방향을 축소하도록 지시했는지, 보고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수사해 왔다.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한 박 경정은 “사건의 실체를 보려고 했는데 부실수사 논란이 일어나 피해자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박 경정 측은 영장심사를 마친 뒤 해당 발언은 “강간등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는 지시는 국수본으로부터도, 자신으로부터도 없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박 경정 측 법률대리인은 “강간등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말고 일반 살인죄로 수사하라는 국수본의 지침은 전혀 없었다”며 “다만 베트남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사건을 병합하지 말라는 취지의 국수본 지침은 있었다”고 주장했다.이어 “광산경찰서는 광주경찰청 강력계를 통해 두 사건을 병합해 형사과가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세 차례 요청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병합수사가 이뤄졌다면 성범죄 목적 여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 경정 측은 일반 살인 혐의 송치 과정에 대해서도 “경찰 구속기간 10일 안에 성범죄 목적을 직접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검찰 송치기록에도 강간등살인 가능성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남겼다”고 주장했다.또 케이블타이 관련 영상 삭제 등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서는 “북부경찰서로 전보된 뒤인 이달 초에야 관련 사실을 알았다”며 “오히려 영상 삭제 사실을 확인한 뒤 수사팀장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먼저 제시한 사람이 박 경정”이라고 강조했다.특별수사단은 영장이 기각됐지만 박 경정을 상대로 한 보강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당시 국가수사본부와 광주경찰청, 광산경찰서를 거친 수사 지휘라인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한편 경찰과 검찰은 이날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를 각각 압수수색하며 당시 보고·지휘 체계 전반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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