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70% 선별 지급 영향
건보료·가구원 등 기준 문의 쇄도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았던 직장인 박선재(50)씨는 최근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대상 여부를 조회했다가 대상자가 아니라는 결과를 확인했다. 소득이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자 A씨는 주민센터를 찾아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을 문의했다. A씨는 “소비쿠폰은 받았는데 이번에는 안 된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건강보험료가 기준보다 얼마나 초과됐는지, 왜 제외됐는지 확인하려고 이의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국민 90%를 대상으로 지급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소득 하위 70%로 지급 대상을 좁히면서 건강보험료 등을 둘러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만 접수된 이의신청 건수는 1만3천건을 넘어섰다.
8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광주에서는 지급 대상자 가운데 103만9천859명이 신청해 신청률 94.6%를 기록했다. 전남은 113만명이 신청해 신청률 94.7%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시민들의 이의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에서는 5천546건, 전남에서는 7천800건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광주의 경우 전체 이의신청 중 4천429건이 인용됐으며, 나머지는 심사 중이거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전남은 7천800건 중 6천건이 인용됐고 1천건은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며 나머지는 거부됐다.
지급 대상이 지난해보다 크게 축소된 점이 이의신청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지난 3월30일 기준 국내 거주 국민 중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한다. 지급 대상은 올해 3월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과 가구 구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직장가입 여부와 가구원 수 등에 따라 기준액이 달라지며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이나 금융소득 보유자는 제외된다.
반면 지난해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대부분이 받을 수 있었다. 당시와 비교해 지급 대상 범위가 크게 축소되면서 “예전에는 받았는데 이번에는 왜 제외됐느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건강보험료와 가구원 산정을 둘러싼 민원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 관계자는 “취약계층 자격 변동과 관련된 이의신청이 상당수 접수되고 있다”며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으로 새롭게 선정된 경우 지원금 차액 지급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도 “가구원 중 일부가 독립하거나 주소지를 옮겨 가구 구성에 변화가 생긴 경우가 많다”며 “건강보험료를 다시 산정해 달라는 등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이의신청은 13만4천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10만6천건이 처리됐으며 9만3천건은 인용됐다.
접수 사유를 보면 취약계층 자격 변동 관련 신청이 4만6천건으로 가장 많았다. 건강보험료 재산정 요청도 2만8천건에 달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행정당국은 지급 기준이 건강보험료와 가구 단위 산정 방식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실제 생활 형편과 체감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상여금이나 성과급 지급으로 일시적으로 건강보험료가 상승한 경우에도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몇 천원 차이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거나 “실제 생활은 어려운데 건강보험료 기준 때문에 받지 못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광주와 전남 모두 이의신청 인용 비율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단순 탈락 통보를 받았더라도 실제 상황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재심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건강보험료 조정이나 가구원 변동 등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 결과가 변경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대상 여부에 의문이 있다면 이의신청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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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등살인 배제 지시 없었다” 주장한 박 전 형사과장, 구속 면해
‘장윤기’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박모 경정이 21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장윤기(23) 사건’ 초동수사 부실과 증거인멸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박모 전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이 구속을 면했다.최윤영 광주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박 경정에 대해 “지금까지 소명된 자료 만으로는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박 경정은 장윤기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수사를 총괄하며 장윤기를 강간등살인 혐의가 아닌 일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경찰청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박 경정이 성범죄 목적 살인을 배제하거나 수사 방향을 축소하도록 지시했는지, 보고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수사해 왔다.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한 박 경정은 “사건의 실체를 보려고 했는데 부실수사 논란이 일어나 피해자 유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부당한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박 경정 측은 영장심사를 마친 뒤 해당 발언은 “강간등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는 지시는 국수본으로부터도, 자신으로부터도 없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박 경정 측 법률대리인은 “강간등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말고 일반 살인죄로 수사하라는 국수본의 지침은 전혀 없었다”며 “다만 베트남 여성 성범죄 사건과 여고생 살인사건을 병합하지 말라는 취지의 국수본 지침은 있었다”고 주장했다.이어 “광산경찰서는 광주경찰청 강력계를 통해 두 사건을 병합해 형사과가 함께 수사할 수 있도록 세 차례 요청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병합수사가 이뤄졌다면 성범죄 목적 여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 경정 측은 일반 살인 혐의 송치 과정에 대해서도 “경찰 구속기간 10일 안에 성범죄 목적을 직접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검찰 송치기록에도 강간등살인 가능성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를 남겼다”고 주장했다.또 케이블타이 관련 영상 삭제 등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서는 “북부경찰서로 전보된 뒤인 이달 초에야 관련 사실을 알았다”며 “오히려 영상 삭제 사실을 확인한 뒤 수사팀장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먼저 제시한 사람이 박 경정”이라고 강조했다.특별수사단은 영장이 기각됐지만 박 경정을 상대로 한 보강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당시 국가수사본부와 광주경찰청, 광산경찰서를 거친 수사 지휘라인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한편 경찰과 검찰은 이날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를 각각 압수수색하며 당시 보고·지휘 체계 전반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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