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담합 고리 끊자] 구조적 체질 개선이 해답··· "현장 중심 대안이 마중물"

입력 2026.04.24. 18:10 한경국 기자
4(끝). 현장서 찾은 구조적 해법은
입찰 문턱 낮춰 독점 깨고 타 시도 참여 확대
원가 지원·강력 제재 등 실천적 대책 총망라
실용 교복 전환·인식 개선으로 가격 거품 제거
24일 전남도교육청 9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공정하고 합리적인 교복 구매제도 개선 TF 3차 협의회가 열렸다. 한경국기자

해마다 되풀이되는 교복 입찰 담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전남도교육청 교복 구매제도 개선 TF가 머리를 맞댄 결과, 경쟁 업체 다양화와 입찰 구조의 체질 개선, 실효적인 가격 안정화를 위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24일 전남도교육청 9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공정하고 합리적인 교복 구매제도 개선 TF 3차 협의회에서는 수사권 부재라는 행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입찰 설계 단계부터 담합의 토양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들이 심도 있게 검토됐다.

이날 회의에는 위원장인 김기도 목포영화중 교장을 비롯해 고재성 무안행복중 교무부장, 김지혜 목포공업고 주무관, 장지혜 강진중앙초 주무관, 서미연 전남도교육청 학령인구정책과 주무관 등이 위원으로 참석해 지역 교복 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를 진단하고 구체적인 제도 개선책을 논의했다.

가장 먼저 검토된 해결책은 경쟁의 판을 키워 특정 업체의 독점을 깨는 것이다. TF는 기존 정장식 교복에 국한됐던 구매 범위를 체육복과 생활복까지 확대하는 방안의 실효성을 따져봤다. 이는 브랜드 업체뿐만 아니라 체육복 전문사나 지역 협동조합 등 다양한 주체가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특히 타 시도 업체들도 전남 지역 입찰에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이 논의됐는데, 이는 지역 내 고착화된 담합 구조를 외부 경쟁을 통해 균열 내겠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교복 가격의 실질적인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품목 최적화와 인식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TF는 품목을 줄이자는 원칙 아래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학교별로 제각각인 디자인을 일부 표준화해 단가를 낮추는 방법이 실현 가능한지 검토했다. 바지 등 기본 복장만이라도 규격을 맞춘다면 대량 생산을 통한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교육청은 교육부에 고가의 정장형 대신 후드티 등 편의성이 높은 생활형 교복으로의 전환을 제안해왔으나, 생산 수량 확보 등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던 과거 사례를 공유하며 실무적인 보완책을 모색했다.

행정적 지원과 사후 관리 체계도 한층 세밀하게 점검됐다. 개별 학교가 직접 처리하기 어려운 원가 분석 업무를 돕기 위해 도교육청 주관으로 전문 기관에 원가 계산을 의뢰하고 공신력 있는 단가 가이드를 안내하는 방안, 담합 가담 업체에 대한 강력한 제재안을 마련해 시장 퇴출까지 고려하는 엄정한 기준 정립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더불어 졸업생의 교복 반납 시 혜택을 주는 지원 체계와 교복 지원 예산의 학교 기본운영비 전환을 통한 집행 유연성 확보 등 현장에서 즉각 적용 가능한 대책들이 테이블에 올랐다.

결국 제도 개선만큼 중요한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식 변화라는 점에도 위원들의 뜻이 모였다. 교복은 반드시 값비싼 정장 형태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의복 문화를 수용하는 태도가 선행돼야 가격 안정화라는 최종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이번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전남만의 실례적이고 특색 있는 개선안을 6월말까지 TF 협의회를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낸 이번 대안들이 교복 시장의 고질적인 악습을 끊어내는 실질적인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은 “교복은 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직결되는 필수품이지만 매년 가격 부담과 품질 문제 등으로 학부모들의 민원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합리적 가격, 우수한 품질, 공정한 절차, 학생 만족도를 함께 고려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가격 중심의 입찰방식 한계 개선, 학생 선택권 확대, 교복 나눔 및 중고고교 활성화 등의 개선 방안을 통해 학생의 편의성과 학부모의 부담 완화를 최우선에 두고, 현장 체감도가 높은 방향으로 교복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