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조건 제 시간 안에 시험장에 데려다 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수험생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어 다행입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수험표와 신분증을 놓고 와 곤란에 처한 수험생의 시험장 입실을 극적으로 도운 광주 광산경찰서 첨단지구대 소속 정종탁(57) 경감과 김영곤(30) 순경, 구슬(30·여) 순경의 말이다.
수험생이 3년 동안 준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아서 마음이 놓인다 것이다.
이날 오전 7시39분께였다. 한 학부모로부터 "딸을 시험장에 데려다주는 길인데 가방에 수험표와 신분증이 없다. 집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출근길이라 차가 막혀 입실 시간에 늦을 것 같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정 경감 등은 학부모를 안심시킨 뒤 곧바로 순찰차를 몰고 수험생의 집으로 향했다. 수험생의 수험표와 신분증을 대신 챙기기 위해서였다.
입실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내린 판단이었다. 학부모의 양해를 구해 집 비밀번호를 전달받은 뒤 수험생의 수험표와 신분증을 챙겼다.
이후 정 경감 등은 수험생과 만나기 위해 쌍암공원으로 이동했다. 수험생을 순찰차에 태운 시간은 입실 15분 전인 오전 7시55분이었다.
그러나 시험장인 북구 동신여자고등학교까지의 거리는 15.5km로 20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
운전대를 잡은 베테랑 정 경감도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순찰차 운전 경험이 많았지만 이날 만큼은 수험생이 제 시간에 입실하지 못하거나 만약 교통사고라도 발생해 시험을 못 치르게 된다면 너무 미안할 것 같았다. 뒷좌석에 앉은 수험생도 "힘들 것 같다"며 연신 불안한 내색을 보였다.
정 경감은 침착하게 싸이렌을 울리며 시험장으로 나아갔다. 고속도로 갓길과 골목길까지 거침없이 이용했다.
그동안 김 순경과 구 순경은 수험생을 안심시켰다. 수능을 치른 여동생이 있는 구 순경은 뒷좌석에 함께 탑승해 언니의 마음으로 수험생을 다독였다.
순찰차는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10분께 극적으로 시험장에 도착했다.
수험생과 함께 차에서 내린 김 순경은 시험장에 있던 감독관에게 달려가 "수험생을 이송해 왔다"고 말하며 입실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다행히 입실이 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순경은 수험생이 무사히 시험장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학부모에게 전화로 알린 뒤 팀원들과 복귀했다.
김 순경은 "무조건 시간 내에 데려다 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많은 시민들이 길을 터 주는 등 협조해 줘 감사했다"며 "경찰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인력난 속에서도 최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모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12년째 방치된 광주 유스호스텔···유지관리비만 줄줄 샌다
과거 청소년수련시설로 이용되다 2013년 문을 닫은 광주 광산구 송학동 유스호스텔. 강주비 기자
페쇄 후 10년 넘게 방치된 광주 유스호스텔에 대한 활용 방안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특힣 관할 자치구인 광주 광산구가 올해만 여덟 차례 대부(임대)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10일 무등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광주 광산구 송학동 유스호스텔. 풀과 잡초가 건물 외곽을 빽빽이 뒤덮고 있었고, 초록색 철문은 굳게 잠긴 채 자물쇠에 막혀 있었다. 철문 옆에는 '무단출입·훼손 금지'라고 적힌 경고문이 크게 붙어 있었다. 철문 너머로는 외벽이 바래고 일부 시설이 훼손된 채 10년 넘게 방치된 건물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맞은 그대로였다.유스호스텔은 1996년 준공된 뒤 청소년수련시설로 운영됐으나 만성 적자로 2013년 5월 문을 닫았다. 본관(지하 1층·지상 3층·29실·1천808㎡)과 별관(지상 2층·20실·527㎡) 등 총 2개 동, 연면적 2천334㎡ 규모로 조성됐지만 행정재산 용도폐지 이후 활용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12년째 공실로 남아 있다.과거 청소년수련시설로 이용되다 2013년 폐업한 광주 광산구 송학동 유스호스텔 철문이 굳게 닫힌 가운데, 무단출입·훼손 금지 경고문이 붙어있다. 강주비 기자이를 해결하고자 광산구는 지난 9월1일부터 대부 일반경쟁입찰을 시작해 현재 8차 공고까지 이어왔다. 1~7차 모두 유찰됐으며, 8차 입찰은 12월15일 마감될 예정이다.구 관계자는 "10여년간 여러 민간 업체에서 대부 문의가 들어왔으나 실제 입찰로 이어진 적은 없다"며 "연간 대부료가 입찰 예정자들의 입장에서 높게 책정돼 계속 유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스호스텔의 최저입찰가(예정가격)는 2천560만여원이다.내부 행정 수요 역시 전무하다. 광산구는 2016년과 202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행정 수요조사를 실시했지만 사용할 의사를 밝힌 부서는 하나도 없었다. 나주 경계와 가까운 외곽 입지, 축사 밀집 환경 등으로 접근성과 활용성이 떨어지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구는 2017년 매각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부결되면서 매각도 무산됐다.건물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광산구는 전기·건축물 안전점검과 CCTV 사용료, 부지 예초 작업 등으로 연간 약 1천600만원을 투입하고 있다.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김명숙 광산구의원이 제301회 정례회 5분 발언을 통해 '반려동물 복합 케어센터' 조성을 공식 제안했다.김 의원은 "광산구가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유기동물 장기 보호 공간 부족, 보호·치료·교육·입양의 분절, 시민 참여와 연계된 프로그램 부족 등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현행 사업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거점시설을 통한 통합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다만 집행부는 아직 구체적 검토 단계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구 관계자는 "반려동물 정책은 담당 부서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며, 현재 별도 논의는 없다"며 "리모델링 비용도 규모·용도에 따라 달라져 추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는 우선 8차 입찰 결과를 확인한 뒤 향후 활용 방향을 다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결국 옛 유스호스텔은 유지비만 지출되는 채로 또 한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치가 장기화된 가운데 대부 입찰 실패가 이어질 경우 구가 활용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지, 의회 제안이 실제 정책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김 의원은 "유스호스텔은 2013년 이후 10년 넘도록 방치돼 있다. 2017년 매각도 무산됐고, 유지관리비만 지난 10년간 총 1억6천만원이 소요됐다"며 "지금까지 유스호스텔은 '버려진 공간'이었다. 그러나 광산구가 의지를 가지고 재구성한다면 그곳은 생명을 살리고, 시민을 교육하며, 지역 공동체를 연결하는 새로운 공공가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 북구, 31사단 이전 부지에 AI 기반 'K-방위산업' 육성 청사진 제시
- · "결국 임금 제자리"··· 광주 아동그룹홈 멈춰서나
- · 출생률 증가에도 인프라는 제자리···광주 공공 산후조리원 '전무'
- · '우수 인권공무원'에 광주소년원 이병욱 보호서기 선정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