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 개통에 웃음꽃, 2시간 16분→1시간 10분 단축
디젤 견인차량 단점과 일일 운행편수 등은 향후 과제
정비 메뉴얼과 달리 출발 5분 전까지 정비 해프닝도

"해남에서 목포까지 두 시간 걸리던 이동 시간이 한 시간 남짓으로 줄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서울이나 부산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편리합니다."
지난 27일 오전 7시 목포역 대합실은 평소보다 많은 인원으로 붐볐다. 전날 개통식을 마치고 공식 운행을 시작한 '목포보성선' 첫차를 타기 위한 승객들이 플랫폼을 가득 메웠다.
이날 오전 8시 2분 목포에서 출발한 무궁화호(1088편)는 신보성역에 9시 10분께 도착했다. 기존 2시간 16분이 걸리던 구간을 1시간 10분대에 주파한 것이다.

목포보성선은 임성리역에서 새로 지어진 영암·해남·강진·장흥·장동 역사를 거쳐 신보성역까지 이어지는 총 82.5㎞ 단선 전철이다. 총사업비 1조6천459억원이 투입됐으며, 2002년 첫 삽을 뜬 지 23년 만에 완공됐다.
그간 철도 이용에서 소외됐던 전남 남부권 주민은 물론 완도·진도 등 도서 내륙 지역 주민도 이제 기차를 타고 서울이나 부산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기관실에서 만난 김광호(58)·유진후(52) 씨는 각각 경력 33년, 23년의 베테랑 기관사지만 "첫 운행은 늘 떨린다"고 했다. 김 기관사는 "시운전을 여러 차례 진행해 길을 잘 알지만, 기존 노선에 비해 아직은 낯설다"며 "그래도 지금까지 해온 경험을 믿고 승객들을 편하게 모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 기관사도 "일제시대 건설된 구 노선은 곡선이 많았지만 이번 새 노선은 고속선로처럼 뻥 뚫려 있어 운행 편의와 승차감이 훨씬 좋다"고 덧붙였다.
출발 시간이 되자 기차는 선로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곡선 구간이 비교적 적고 운행 시간도 짧다는 두 기관사의 말처럼 편안한 주행이 이어졌다.

해남에서 목포로 출퇴근하는 민경대(75)·김정희(73) 씨는 "그동안 대중교통으로 먼 지역을 오가는 게 고역이었기에 보성선이 개통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다"며 "드디어 23년 만에 남부권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첫차를 타기 위해 새벽 서울에서부터 목포로 내려온 승객도 있었다. 종이로 기차 모형을 만드는 자칭 '철덕(철도 덕후의 준말·마니아)' 이도현(32)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오늘 순천에서 내릴 예정인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 시민 편의성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다만 서울행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기차 편수가 아직 적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한편 디젤 견인 차량의 특성상 객실로 매연이 일부 유입되는 문제도 있었다. 객실 슈트 록(냉방기)에 인접한 구형차 1호칸에서는 쓰로틀(냉방기)을 젖히며 주행할 때 다소 매케한 냄새가 났다. 원인은 현재 경전선 일부 구간(보성-순천) 전철화가 도심 우회 여부 등으로 미착공돼 디젤 기관차만 운행 가능한 상태인 데 있다. 준고속열차 'ITX-마음' 운행도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전남도의회 제392회 임시회에서 박형대(진보당·장흥1) 의원은 '목포보성선 졸속 개통 철회 및 정상 운영 촉구'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전기철도 구간에 노후 디젤기관차를 투입하는 목포보성선은 친환경 정책에도 역행한다"며 "평일 기준 하루 4회(현재 5회) 운행, 신설 역사 5곳 무인 운영 등으로 철도 본연의 공공성이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출발 5분 전까지 열차 하단부 정비가 이뤄진 점도 불안을 키웠다. 출발 직전까지도 정비원 다섯 명가량은 차량 간 이음새와 철문 이상을 정비하며, 기차 하단부의 공기압 장비를 손봤다.

철도정비단 메뉴얼 중 '조성의 완료' 규정에 따르면 동력차와 객차는 출발시간 10분 전까지 연결해 가동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 특별한 경우 관제사의 승인을 받고 진행해야 하지만 이날은 승인 없이 5분 전까지 정비가 이어졌다.
이에 육정일 차량점검단 소장은 "기계 장비인지라 변수가 많은데, 이날은 철문 이상 징후가 발견된 부분이 있어 부득이 출발 직전이지만 정비를 실시했다"며 "신보성선이 공식 개통한 만큼 향후 철저한 정비로 승객들께서 불안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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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5중 추돌 발생"...도심 폭설 대응력 점검
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사진은 소방관들이 중상자 역할을 한 참여자를 들것에 옮기고 있는 모습.
"갑작스런 폭설로 빙판길이 된 도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합니다. 중상자 1명, 경상자 1명."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선 차량 다섯 대 사이로 흰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엔진 파손으로 새어 나온 연기가 공기 중에 번지자 순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진입했고, 뒤이어 구조 장비를 실은 소방 차량이 접근했다. 눈 한 점 오지 않는 11월이지만 '폭설로 인한 5중 추돌사고 발생' 상황이 재현됐다.광주시는 이날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광산경찰서·광산소방서·5개 자치구·종합건설본부·한국공항공사·제2순환도로 등 10개 기관 80여 명이 참여해 사고 발생부터 구조, 견인, 제설, 이면도로 대응까지 전 과정을 점검했다."30cm 이상의 폭설로 도로가 빙판이 되고, 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해 1km 정체가 발생했다"라는 상황 개시가 선포되자 재난상황실은 곧바로 '대설경보 발령' 보고를 받고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우회 안내 문자 전송, 제설차 투입 준비, 기관 간 상황 공유 등 실제 대응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됐다.14일 진행 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한 상황이 주어지자 가장 먼저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현장에 도착해 제설제를 뿌리고 있다.첫 대응 기관인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순찰차는 도로를 가로막고 접근 차량을 통제했으며, 경찰관들은 트렁크에서 꺼낸 소포장 제설제를 사고 주변 노면에 뿌렸다. 기습 강설 시 경찰이 실제 사용하는 장비다.뒤이어 광산소방서 구조·구급대가 연기 사이로 진입했다. 구조대는 조수석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유압장비를 사용해 문을 절단했고, 중상자 1명을 들것에 싣고 구급차로 이송했다. 경상자 1명도 부축을 받아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구조·이송까지의 절차는 실제 사고 대응 동선을 그대로 따랐다.14일 진행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에서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을 대응하기 위해 자율방재단이 제설 훈련을 진행 중이다.사고 조치가 마무리되자 동구·서구 견인차량이 차례로 투입됐다. "첫 번째 차량 이동합니다." 무전 지시에 맞춰 파손 차량 두 대가 도로 밖으로 옮겨졌다. 뒤이어 거대한 제설차량 10대가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종합건설본부 2대, 5개 자치구 차량, 제2순환도로 2대, 한국공항공사 1대 등 1톤부터 15톤까지 다양한 규모의 차량이 줄지어 도로를 통과했다. 제설차 앞쪽 살포 장치에서 습염식 제설제(염수·염화칼슘·고체 제설제 혼합)가 양옆으로 흩뿌려졌고, 노면엔 염수 특유의 냄새가 퍼졌다.이어 자율방재단의 이면도로 대응이 진행됐다. 블로워·브러시·넉가래·개인용 살포기가 등장해 좁은 골목길을 정리하는 시연이 펼쳐졌다. 자율방재단 관계자는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은 적설 시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라며 "마을제설반의 빠른 투입이 전체 제설 속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정태정 광주시 자연재난과장은 "기습 폭설은 예측이 어려워 초기 대응이 늦으면 연쇄 사고로 번질 위험이 크다"며 "과거 10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는데, 관할이 다른 구간이라 대응 공백이 생겼다.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상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번 훈련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광주시는 오는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를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제설차량 GPS 관리, 재난문자 발송 시점, 결빙 취약지 우선 대응 순위 등을 재정비해 올겨울 도심 대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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