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고 싶었는데···" 뇌출혈로 쓰러진 태국 유학생, 도움 절실

입력 2025.09.17. 13:36 강주비 기자
전남대 언어교육원 수강생 시리냐씨
7월 고시텔서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
뇌사 진행 중…수천만원 치료비 부담
"모금 유일한 희망…도움 손길 절실"
태국인 유학생 시리냐씨 모금 홍보 포스터.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꿈 하나로 먼 타국에 왔는데, 뇌출혈이라니… 너무 절망스럽습니다."

한국어 공부를 위해 광주에 온 태국인 유학생이 뇌출혈로 쓰러져 생사의 기로에 섰다. 가족은 막대한 병원비 앞에 속수무책이고, 제도적 지원마저 미비해 모금만이 유일한 희망이 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태국인 시리냐(37)씨는 전남대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 강좌를 듣기 위해 광주에 왔다. 평소 한국 문화와 언어에 흥미를 느꼈던 그는 한국어를 배우고 석사 학위까지 취득하겠다는 목표로 홀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예기치 못한 뇌출혈로 쓰러지며 현재는 뇌사에 가까운 위중한 상태에 놓였다.

지난 7월 학교 측은 시리냐씨가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고 강의에도 나오지 않자 같은 국적 유학생에게 시리냐씨가 머무는 고시텔에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좁은 방 안에서 발견된 시리냐씨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곧바로 119를 통해 조선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CT 촬영 결과 뇌출혈 진단을 받았으며, 당시에는 다행히 약물 치료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학교는 즉시 가족에게 소식을 전했지만,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비행깃값조차 마련하지 못한 가족은 2주 뒤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생계를 책임지는 아버지는 일을 이어가기 위해 태국에 남았고, 60대 어머니와 여동생만이 한국으로 올 수 있었다. 첫 면회에서 시리냐씨는 의식이 또렷했고 대화도 가능해 가족들은 안도했으나, 또다시 큰 불행이 찾아왔다. 면회를 마친 지 4시간여 만에 다시 뇌출혈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그는 수술대에 올랐고,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시리냐씨 가족을 돕고 있는 광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상담 통역사 임진희씨는 "수술 후 시리냐 씨의 오른쪽 뇌는 90% 이상 손상됐고, 왼쪽 뇌도 점차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뇌출혈로 쓰러져 조선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시리냐씨의 모습.

더 큰 문제는 치료비다. 지금까지 2천만원가량의 병원비가 발생했지만, 가족이 마련한 금액은 500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의료진은 수술 과정에서 열어뒀던 두개골을 다시 덮는 재수술을 권고했으나, 입원비와 생활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탓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가족은 임씨의 권유로 한 달 전부터 모금 활동을 시작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임씨는 "현재까지는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만, 오는 11월 말 유학 비자가 만료되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병원비 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은 한국과 태국 모두에서 사실상 전무하다. 외국인 지원 단체와 지자체, 정부 차원의 도움을 다각도로 알아봤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시리냐씨 가족은 임시 숙소에서 병원을 오가며 교통비와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임씨는 "통역을 도울 인력이 없어 제가 직접 동행하지 못할 때는 전화로 통역을 지원하고 있다"며 "치료뿐 아니라 생활과 통역 지원까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민수 광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시리냐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센터 차원에서 모금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작은 도움의 손길도 절실한 상황이다. 시민들의 따뜻한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시리냐씨를 돕는 모금 참여 방법은 광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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