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일변도 깨고, 디지털·스마트로 배 산업 재설계"

입력 2025.09.11. 16:54 이관우 기자
홍성식 배연구센터장 인터뷰
"데이터·표지·AI로 육종 가속"
"현장은 ‘덜 힘든 농사’가 답”
"국산 신품종으로 신고 의존 탈피"
홍성식 배연구센터장

"기후위기·고령화 파고를 넘으려면 육종의 디지털 전환, 노동력 절감형 스마트 과원, 시장형 신품종 보급이 세 기둥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센터를 이끄는 홍성식 센터장은 "신고 일변도를 깨고 국산 품종의 경쟁력을 데이터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신고(新高)는 일본에서 개발된 대과형 배로, 국내 재배 비중이 높은 주력 품종이다.

홍 센터장은 먼저 '디지털 육종'을 정조준했다.

그는 "사람 눈에 맡기던 과형·과피색·당도·산도를 이미지·센서로 정밀 계측해 수치화하고, 이를 DB로 구축하겠다"며 "표현형 DB 구축률을 2024년 30%에서 2030년 100%까지 높이고, 분자표지로 유묘(어린 묘목) 단계 조기선발을 상용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적색과피 MYB10(과피 색을 좌우하는 전사인자), 저장성·고당도 표지에 더해 검은별무늬병 저항성 Rvn5·Rvn6까지 확보했다"며 "데이터와 표지가 결합돼야 품종개발 속도가 오른다"고 했다.

홍 센터장은 기후 리스크에는 '수확기 재설계'로 맞선다고 했다.

그는 "올해처럼 고온과 돌발강우가 겹치면 열과·낙과가 폭증한다"며 "관행인 만개 후 170일 대신 적산온도 3천800℃ 기준으로 수확시기를 다시 잡고, 33℃를 기준으로 미세살수, 온도 하강 기능성 봉지, 칼슘 엽면살포, 1-MCP·1-DCP 처리를 표준화하겠다"고 했다. 목표에 대해선 "수확기 고온장해·열과 피해율을 현재 30% 수준에서 15% 이하로 낮추겠다"고 했다.

홍 센터장은 현장 노동력을 줄이는 해법도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과원의 표준은 '덜 힘든 농사'입니다"라고 했다.

센터는 토양수분 센서 기반 자동 양·수분 관리, 레일식 무인방제(약제살포 24분→10분), 기계화 적합 수형·덕 시설, 무봉지 재배 확대를 묶어 10a당 작업시간을 152시간(2020)→130(2025)→100(2030)으로 낮출 계획이다.

그는 "무봉지는 상품과율을 85%→90%로 끌어올리고, '신화'처럼 현장 검증된 사례를 넓히겠습니다"라고 했다.

홍 센터장은 품종 전략도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국내 재배의 85%가 '신고'지만, 나주는 공영도매시장의 '소량 전량 입찰'로 비중을 약 76%까지 낮추며 신품종 안착을 이끌었다"며 "저희가 개발한 '설원'은 유통·저장성까지 중도매인 호평을 받았다"고 했다.

센터는 배 외에 단감을 극조생·무핵 등 수요형으로 재편해 2024년 13품종→2028년 15→2032년 18품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생 대과 '킹스몬' 라인업을 전면에 배치한다.

블루베리는 국내 토양·기후 적응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원 160여 종과 교배개체 2천293개체를 운용 중이며, 관목성 특성을 살려 시설·스마트팜 모델과 결합하는 확산 전략을 추진한다.

홍 센터장은 국가 연구의 책무도 강조했다.

그는 "과수 육종은 느린 산업이다. 재해 대응과 스마트 기술, 공공 데이터는 국가가 끝까지 붙들어야 한다"고 했다.

센터는 디지털 DB 100%, 분자표지 상용화 40%, 수확기 피해율·노동시간 '절반' 수준 달성을 현장 성과로 입증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맛·유통성·재배 안정성의 삼박자를 갖춘 국산 품종으로 '신고 일변도'의 벽을 넘겠다"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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