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 가족들 주저…수년 째 표류 상태
배은심 여사 3년상 직후 의견 다시 모여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다 최루탄에 맞아 숨진 고(故) 이한열 열사의 광주 옛집 보전 사업이 수년간의 표류 끝에 다시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민주화의 도시 광주에 이 열사의 업적을 기념하는 공간이 전혀 없는 만큼 옛집을 추모와 역사 교육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동구 지산동 217-1번지에 이 열사가 거주했던 옛집(주택 323㎡·마당 62㎡)이 있다.
이 열사는 1987년 6월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맞선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 열사가 최루탄에 맞자 정권에 대한 분노가 전국적으로 확산했으며, 지금의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 낸 6·29 선언이 발표됐다. 이 열사가 민주주의 회복의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화순에서 태어난 이 열사는 4살 때인 1970년부터 가족들과 지산동으로 이사해 연세대학교 입학 전까지 함께 생활했다.
이 열사가 사망한 뒤에도 모친 고 배은심 여사가 눈을 감기 전까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운동을 하며 홀로 지냈다.
애초 동구는 오래전부터 지산동 옛집을 기념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배 여사와 협의해왔다.
배 여사도 생전에 기념공간 조성 필요성에 동의했지만 "당장이라도 한열이가 집 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다"며 조성 시기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해 실제 추진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동구는 지난 2022년 1월 배 여사가 별세하고 나서 지산동 옛집이 덩그러니 남게 되자 본격적으로 매입에 나서 기념공간을 조성하려고 했다.
옛집과 가까운 거리에 고 문병란 시인과 고 오지호 화가의 생가가 있는 만큼 인문자원으로 함께 활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남은 가족들이 배 여사가 마지막까지 거주했던 공간인 만큼 흔적이 사라지는 것을 지난 3년간 주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 관계자는 "가족들을 수시로 만나 상의했으나 옛집을 조금 더 갖고 있기를 원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배 여사 3년상을 치른 뒤 지산동 옛집 복원에 대한 의견이 다시 모인 것이다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남은 가족들도 모두 광주에 거주하고 있지 않고 주말마다 한두 번씩 오가고 있다. 3년상을 치른 만큼 옛집을 계속 비워두지 말고 기념공간으로 조성해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6월 항쟁'하면 이 열사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광주에는 그 어떤 상징물도 없다. 이 열사와 고 배 여사의 손때가 묻은 지산동 옛집을 하루빨리 기념공간으로 조성해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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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못 따라가는 지원'...무등산수박 육성 마지막 해도 흔들리나
전남광주 북구 특산물 무등산 수박 출하를 하루 앞둔 11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수박 공동직판장 주변 재배 농가에서 문용덕(62)씨가 수확한 무등산 수박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광주 대표 특산물인 무등산수박의 명맥을 잇겠다며 전남광주특별시(광주특별시)와 북구가 3개년 육성계획을 세웠지만 사업 2년 차부터 예산이 삭감되는 등 재정·행정적 뒷받침이 당초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예산이 계획보다 1억원 이상 줄어든데다 육성계획 마지막 해인 내년에 재배기술을 확대·정착시킬 수 있는 기술이 단절될 것으로 보여 무등산 수박 육성 사업이 파행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11일 광주특별시와 북구 등에 따르면 시와 구는 지난 2024년 ‘광주대표 특산물 무등산수박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2025~2027년 3년간 무등산수박 생산 기반 확충과 재배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육성계획은 갈수록 위축되는 무등산수박의 생산 기반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기후변화와 농가 고령화 등 영향으로 1997년 34개에 달했던 재배농가는 7개까지 줄었고 판매량도 2021년 2천500통에서 2023년 1천844통으로 감소했다. 적정한 일조량과 강수량을 필요로 하는 재배 특성상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에 취약해지면서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재배기술 개발과 행정 지원의 필요성도 커졌다.이에 시와 구는 무등산수박 생산량을 2027년 3천통까지 늘리고 연간 4천500명 수준인 직판장 방문객을 1만명까지 확대한다는 3개년 육성 계획을 세웠다. 3년간 계획한 총사업비는 12억7천510만원으로 2025년 4억5천780만원, 올해 4억9천620만원, 내년 3억2천110만원을 연차별로 투입하도록 설계했다.그러나 사업 2년 차인 올해부터 당초 계획과 실제 예산 집행 사이에 간극이 벌어졌다. 육성계획에는 올해 4억9천620만원을 투입해 토양 환경개선과 폭염·강우 대응시설, 재배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도록 했지만 2026년도 본예산에 편성된 시·구비 무등산수박 육성지원 사업비는 3억5천만원대로 계획보다 1억원 이상 적은 규모다.문제는 3개년 육성계획의 마지막 해인 내년이다. 2027년도 단순히 지원사업을 이어가는 것을 넘어 지난 2년간 시범적으로 추진한 재배기술을 확대하고 그 성과를 현장에 정착시키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계획상 토양 환경개선 사업을 내년 1억7천10만원 규모로 확대하고, 우수형질 고정 재배기술과 접목재배 기술개발 시범사업도 각각 4천800만원을 투입해 기술을 구체화하도록 설계됐다. 또 그동안 축적한 품종 특성과 생산환경, 재배기술, 병충해 방제 등을 종합해 향후 농가가 활용할 수 있는 재배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마지막 해의 과제다.재배농가는 올해 예산이 계획보다 적게 투입되면서 마지막 해 사업마저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시·구의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 개발과 정착에 필요한 사업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2년간 추진한 사업의 성과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무등산수박 육성 사업를 맡았던 공무원이 바뀌면서 농가가 반발, 북구와 농가 사이 불편한 기류도 발생했다. 지난 2년여간 무등산수박 육성사업을 맡아온 A주무관(7급)이 바뀌면서 농가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농가의 불만과 불신은 오는 12일 예정됐던 풍년기원제로 번졌다. 매년 출하를 앞두고 진행하던 기원제를 올해는 농가에서 거부한 것. 북구가 기원제 세부 일정과 준비사항 등이 농가에 제대로 공유하지 않으면서 수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문광배 무등산수박생산자조합 총무는 “지난 2년 동안 농가와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 내용을 파악해온 담당자가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를 앞두고 교체돼 육성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크다”며 “내년은 2년 동안 시험해온 재배기술을 정착시키고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해다”며 “사업이 중간에 끊기지 않도록 초기 수요조사부터 농가에 필요한 사업을 제대로 담고 예산을 확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북구 관계자는 “무등산수박 육성사업은 시·구비 매칭사업으로 시에서 교부 결정이 내려오면 해당 규모에 맞춰 구비를 반영하는 구조”라며 “올해도 시의 교부 결정액에 맞춰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현재 생산자조합에서 사업 수요조사를 진행 중으로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와 협의해 내년도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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