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못열고 식사 못할 정도로 심각” 하소연
원인 모른 채 ‘흙과 섞지 않은 퇴비’추정만

"열대야가 누그러지는 밤에 창문을 열어놨더니, 맡아본 적 없는 악취가 밀려 왔어요. 낮에는 폭염때문에, 밤에는 악취때문에 힘든 여름입니다."
지난달 말부터 광주 광산구 선운지구와 평동·임곡 일대에서 밤 시간대 알 수 없는 악취가 퍼지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선운지구와 평동, 임곡 등 농촌 인근 지역 시민들을 중심으로 '밤마다 악취때문에 힘들다'는 민원이 광산구에 접수됐다.
3일 광산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야간이나 새벽에 분뇨 냄새와 유사한 악취가 난다'는 내용의 민원이 10여 건 접수됐다. 여름철이면 음식물 쓰레기나 배출시설에서 발생하는 생활 악취 관련 민원이 간헐적으로 접수되긴 하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특정 지역에서 다수의 신고가 집중된 경우는 드물다.
피해 지역이 아파트 밀집 지역인 것을 감안하면 악취 피해 주민들의 수는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민원을 접수한 광산구는 현장 점검을 벌여 민원 발생 지역 주변 농가에서 퇴비 살포 후 흙과 섞는, '로타리 작업'을 제때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퇴비는 살포 후 곧바로 땅에 섞지 않으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한 암모니아나 황화수소 등의 냄새가 공기 중에 퍼져 악취를 유발할 수 있어 악취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광산구는 이번 민원을 계기로 평동, 임곡 등지에 주간·야간 순찰을 병행하고 있다. 퇴비 작업이 진행 중인 농가를 찾아가 로타리 작업을 독려하는 등 악취 예방을 위한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한 퇴비 문제로는 넓은 지역에 퍼지는 악취 현상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광산구 외 인근 지역에서도 유사한 악취가 난다는 주민 제보가 이어지면서, 장성 등지의 축사나 산업시설에서 발생한 냄새가 바람을 타고 광주까지 유입된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광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자치구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없다.
광산구 선암동에 거주하는 주민 최모(41)씨는 "요즘 같은 폭염 때문에 하루종일 에어컨을 켰다가, 기온이 낮아진 밤에는 창문을 열어야 잠을 잘 수 있는데, 악취가 너무 심해 창문을 닫고 지낸다"며 "지난 주말에는 냄새가 너무 심해 식사도 제대로 못 했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반복될 문제인지 명확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퇴비 미처리 외에도 축산 악취, 고온에 따른 대기 흐름 변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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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못 따라가는 지원'...무등산수박 육성 마지막 해도 흔들리나
전남광주 북구 특산물 무등산 수박 출하를 하루 앞둔 11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금곡동 무등산 수박 공동직판장 주변 재배 농가에서 문용덕(62)씨가 수확한 무등산 수박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광주 대표 특산물인 무등산수박의 명맥을 잇겠다며 전남광주특별시(광주특별시)와 북구가 3개년 육성계획을 세웠지만 사업 2년 차부터 예산이 삭감되는 등 재정·행정적 뒷받침이 당초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예산이 계획보다 1억원 이상 줄어든데다 육성계획 마지막 해인 내년에 재배기술을 확대·정착시킬 수 있는 기술이 단절될 것으로 보여 무등산 수박 육성 사업이 파행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11일 광주특별시와 북구 등에 따르면 시와 구는 지난 2024년 ‘광주대표 특산물 무등산수박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2025~2027년 3년간 무등산수박 생산 기반 확충과 재배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육성계획은 갈수록 위축되는 무등산수박의 생산 기반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기후변화와 농가 고령화 등 영향으로 1997년 34개에 달했던 재배농가는 7개까지 줄었고 판매량도 2021년 2천500통에서 2023년 1천844통으로 감소했다. 적정한 일조량과 강수량을 필요로 하는 재배 특성상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에 취약해지면서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재배기술 개발과 행정 지원의 필요성도 커졌다.이에 시와 구는 무등산수박 생산량을 2027년 3천통까지 늘리고 연간 4천500명 수준인 직판장 방문객을 1만명까지 확대한다는 3개년 육성 계획을 세웠다. 3년간 계획한 총사업비는 12억7천510만원으로 2025년 4억5천780만원, 올해 4억9천620만원, 내년 3억2천110만원을 연차별로 투입하도록 설계했다.그러나 사업 2년 차인 올해부터 당초 계획과 실제 예산 집행 사이에 간극이 벌어졌다. 육성계획에는 올해 4억9천620만원을 투입해 토양 환경개선과 폭염·강우 대응시설, 재배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도록 했지만 2026년도 본예산에 편성된 시·구비 무등산수박 육성지원 사업비는 3억5천만원대로 계획보다 1억원 이상 적은 규모다.문제는 3개년 육성계획의 마지막 해인 내년이다. 2027년도 단순히 지원사업을 이어가는 것을 넘어 지난 2년간 시범적으로 추진한 재배기술을 확대하고 그 성과를 현장에 정착시키는 사실상 마지막 단계다. 계획상 토양 환경개선 사업을 내년 1억7천10만원 규모로 확대하고, 우수형질 고정 재배기술과 접목재배 기술개발 시범사업도 각각 4천800만원을 투입해 기술을 구체화하도록 설계됐다. 또 그동안 축적한 품종 특성과 생산환경, 재배기술, 병충해 방제 등을 종합해 향후 농가가 활용할 수 있는 재배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마지막 해의 과제다.재배농가는 올해 예산이 계획보다 적게 투입되면서 마지막 해 사업마저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시·구의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 개발과 정착에 필요한 사업비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2년간 추진한 사업의 성과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무등산수박 육성 사업를 맡았던 공무원이 바뀌면서 농가가 반발, 북구와 농가 사이 불편한 기류도 발생했다. 지난 2년여간 무등산수박 육성사업을 맡아온 A주무관(7급)이 바뀌면서 농가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농가의 불만과 불신은 오는 12일 예정됐던 풍년기원제로 번졌다. 매년 출하를 앞두고 진행하던 기원제를 올해는 농가에서 거부한 것. 북구가 기원제 세부 일정과 준비사항 등이 농가에 제대로 공유하지 않으면서 수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문광배 무등산수박생산자조합 총무는 “지난 2년 동안 농가와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 내용을 파악해온 담당자가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를 앞두고 교체돼 육성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가 크다”며 “내년은 2년 동안 시험해온 재배기술을 정착시키고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해다”며 “사업이 중간에 끊기지 않도록 초기 수요조사부터 농가에 필요한 사업을 제대로 담고 예산을 확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북구 관계자는 “무등산수박 육성사업은 시·구비 매칭사업으로 시에서 교부 결정이 내려오면 해당 규모에 맞춰 구비를 반영하는 구조”라며 “올해도 시의 교부 결정액에 맞춰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현재 생산자조합에서 사업 수요조사를 진행 중으로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와 협의해 내년도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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