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 책임 노동자에 없다"···국립대병원 노조, 정부·병원 규탄

입력 2025.06.10. 14:52 김종찬 기자
7개 의료노조, 전남대병원서 기자회견
무급 휴가 강요·인력난 등 권리 침해
“변화 없다면 7월24일 총파업 강행”
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전남대병원·경상국립대병원·부산대병원·부산대치과병원·서울대치과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는 10일 전남대병원 1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국립대학교병원 의료노조가 병원의 경영악화를 이유로 심각한 노동권 침해를 받고 있다며 정부와 병원 측을 강하게 규탄했다.

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는 10일 전남대학교병원 1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희생만 강요할 경우 7월24일 총파업을 강행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국립대병원 지부는 전남대병원을 비롯해 경상국립대병원·부산대병원·부산대치과병원·서울대치과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 등 7개다.

전남대병원 노조 측에 따르면 3교대 근무 병동별 근무조 당 간호사 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노사가 합의했음에도 경영상의 이유로 2년 전 공채로 합격하고도 간호사들을 채용하지 않아 인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지난해 적자는 670억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함께 나선 병원들도 많게는 660억부터 적게는 300억까지 수백억대의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노조 산하 7개 국립대병원지부(전남대병원·경상국립대병원·부산대병원·부산대치과병원·서울대치과병원·전북대병원·충남대병원)는 10일 전남대병원 1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노조는 "국립대병원이 비상경영 체제 돌입 후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무급휴가 시행 압박에 더해 최근에는 연차촉진제를 도입하기 위한 전산작업까지 마무리된 정황이 포착됐다. 인력도 부족하고 휴가 사용 시기 지정권도 사실상 박탈돼 아파도 병가를 쓰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환자수 감소로 통합된 병동의 간호사들이 일방적으로 PA 간호사로 재배치됐으며, 그만큼 병동 간호사 수는 줄었는데 추가 채용이 없다. 때문에 야간에는 2명의 간호사가 1개 병동 전체를 커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경영적자는 병원 측의 책임임에도 모든 책임을 의료 노동자에게만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7월24일 총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정부에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코로나19에 이어 의정 갈등이 촉발되며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의 적자는 눈덩이처럼 쌓였다. 올바른 의료개혁의 첫 걸음은 공공의료와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공공병원의 지나친 인력 규제를 완화하고 예산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 파업 여부는 7월 중으로 실시되는 노조원 대상 총파업 찬반 투표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면 전남대병원에서만 2천700여명(전체 5천600여명)의 노조원이 파업에 참여, 의료 공백 우려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2
후속기사 원해요
2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