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여명 협력업체 노동자 방치"
고용위기지역 지정에는 회의적
"더블스타 입장 발표·대화 必"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 광주 광산구가 노·사·민·정 공동 대책회의를 열고 해결 방안 마련에 나섰다. 참석자들은 주민 피해 보상과 고용 대책이 시급하다며 "대주주 더블스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광산구는 2일 오후 2시 구청 2층 상황실에서 '금호타이어 화재 대응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박병규 광산구청장과 김명수 광산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지역 시민단체, 노동계, 기업, 언론 등 23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박 구청장은 "화재 여파가 지역경제와 민생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화재 진압에 초기 대응이 중요한 것처럼, 민생경제 위기에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주주 더블스타가 직접 나서야 실질적인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도 "화재 직후 광산구의회는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촉구했지만, 더블스타 측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며 "더블스타가 전면에 나서 지역사회와의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화재 원인 조사 및 책임 규명, 안전점검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 피해 주민 및 노동자 대상의 실질적 보상과 고용 안정, 공장 복구 또는 이전 등 향후 운영 방향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특히 금호타이어 및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가 회의 내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정찬호 광주노동권익센터장은 "5천422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각 협력업체에 공문을 보내 대표단을 꾸리고, 이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경순 금호타이어 노조 위원장은 "광주공장은 당일 주문·당일 생산이 가능한 독보적인 체계를 갖춘 공장이었지만, 이번 화재로 경쟁력이 크게 훼손됐다"며 "복구, 이전, 폐쇄 중 어느 하나든 더블스타가 명확한 선택과 입장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 가능성과 관련해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실업률, 고용보험 피보험자수 등 정량평가와 정성 평가를 기준으로 이뤄지는데, 광주시는 현재 정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전국 사례를 살펴본 결과, 정량평가에 미달한 지자체가 정성평가만으로 고용위기지역에 지정된 전례는 없다"면서도 "지역 현실을 반영해 지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류관훈 광주지방고용노동청 노사상생지원과장은 "현실적으로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이 1인당 하루 최대 6만6천 원씩 180일간 받을 수 있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측은 "복구 또는 이전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역사회에 피해를 끼쳐 송구하며, 신속한 복구와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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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추락사'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 폐쇄 요구 높아져 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의 모습. 이 다리에서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 올해에만 3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른 광주 제석산 구름다리를 두고, 해당 시설을 임시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행정당국이 추락 방지망 등 안전 시설을 설치 중이지만, 공사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9일 광주 남구 등에 따르면,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2017년부터 최근까지 총 9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8명이 숨지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특히 올해 들어서만 4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가장 최근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2시25분께 발생했다. 40대 남성 A씨가 구름다리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불과 18일 전인 지난 6월 20일에도 40대 남성 B씨가 추락해 중상을 입었고, 지난 4월과 2월에도 각각 30대 남성과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잇따른 사고에 남구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첫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지난 2월말 남구는 2억원 규모의 특별조정교부금을 투입해 구름다리 안전 시설 설치를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했다. 현재 방범용 CCTV, 경관 조명, 추락방지망 설치 등을 포함한 공사를 추진 중이다. 최근 착공에 들어간 추락방지망은 오는 8월13일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상단에는 길이 47m·폭 20m의 대형 그물망이, 하단에는 길이 28m·폭 10m 규모의 그물망 2개가 각각 설치된다.하지만 이러한 공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지역 사회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공사 완료 전까지 구름다리 진입을 임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추락방지망 준공까지 최소 한 달가량이 남은 만큼, 사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구름다리 진입 자체를 일시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남구에 거주하는 박모(43)씨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사고라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여전히 개방돼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안전망 설치가 늦어지는 상황이라면 그때까지만이라도 출입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주월동 주민 차규환(36)씨는 "사람 목숨이 오가는 문제인데 시설 공사만 기다리는 건 너무 안일한 대응"이라며 "사고 가능성이 뻔히 보이는데 방치하는 건 행정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하지만 남구는 다리의 '임시 폐쇄'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9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제석산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진입로 계단 옆에 24시간 위기상담 등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제석산 구름다리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9건의 추락사고가 발생, 8명이 숨졌다. 강주비 기자남구 관계자는 "공사는 자재 확보와 장비 수배 등 시공업체 측 준비로 아직 본격 착공 전"이라며 "일주일 뒤쯤 본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구름다리는 회전형 원통 난간 구조에 높이가 2m여서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넘어가기 어렵다. 이번 사고 역시 다리 시작 부분 경사면 펜스를 넘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중 군부대용 철조망을 펜스에 추가 설치해 경사면 진입을 막을 계획"이라고 전했다.그러나 철조망 또한 모포를 덮거나 훼손하면 무력화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정창수 남구의원은 "지금까지 사고 양상을 보면 단순히 안전시설을 늘린다고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그물망 설치까지는 시간적 공백이 존재하는 만큼, 이 기간만이라도 구름다리나 제석산 진입을 임시로 제한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다만 폐쇄 범위와 기간 등은 담당 부서와 의회가 긴급히 협의해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남구는 추락방지망 설치와 함께 올해 하반기까지 CCTV 및 자살예방 전화 설치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구름다리 밑 생태터널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예산 약 50억원을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 지속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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