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1천300명 전원 2월 안에
문화체험비 10만원 의무 사용
지역에 1억3천만원 이상 효과 기대

광주 서구 공직자들이 상권 활성화를 위해 '선(善)결제' 릴레이에 나서면서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고물가·고금리, 경기침체에 더불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3 비상계엄으로 국정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위축된 소비 심리로 연일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된 것이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22년째 식육식당을 운영 중인 지숙자(68·여)씨는 4일 무등일보와의 통화에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직자들이 솔선수범 힘을 보태주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요즘 분위기 자체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분위기여서 손님이 없어 힘들었는데, 숨이 확 트이는 기분이라는 것이다.
지씨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더욱 힘들어졌는데 그나마 다행이다"며 "지역경제가 살려면 지역 상권부터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공직자들은 골목상권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착한소비 선(善)결제 릴레이를 시작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나 무안공항 등에서 펼쳐진 '선(先)결제'와는 의미가 다르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 1년에 1인당 50만원씩 지원하는 문화체험비 중 10만원을 2월 안에 음식점과 카페 등 지역 자영업자들을 위해 의무적으로 먼저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서구 공직자의 수가 1천300여명이라 이들 모두 10만원씩 사용할 경우 서구 상권에 1억3천만원 이상이 풀리면서 지역 활성화 효과가 난다.
김이강 서구청장도 릴레이 첫 주자로 나서는 등 직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치평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상진(55)씨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씨는 "이곳에서 7년 정도 장사를 했는데, 지난 연말이 역대 최악의 12월이었다. 보통 자영업자들은 연말을 기대하는 데 나라가 어수선 하니까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며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단체예약 10건 중 8건이 모두 취소됐다. 코로나 때는 모임 제한이 있어 사람들이 거리에 없었지만 지금은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나마 공직자들이 가족 또는 동료들과 가게 빈자리를 하나라도 채워줘 고맙다. 밖에서 봤을 때 가게 안에 손님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며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 동천동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조철수(60)씨도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동천동 상인회장이기도 한 조씨는 "코로나 때부터 상권이 지속적으로 침체됐다. 그나마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어 저녁 시간대 외식하러 나오는 손님들이 있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그마저도 발길이 끊어졌다"며 "다른 상인들도 힘들다고 곡소리를 낸다"고 토로했다.
조씨는 "업종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공직자들의 선결제 릴레이가 상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골목길 조명을 설치해 주는 등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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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민생지원금···'퍼주기식' 우려 전남지역 일부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나섰다. 이를 두고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이 퍼주기식 지원으로 재정이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17일 전남지역 22개 시·군 등에 따르면 현재 9개 시·군에서 민생회복지원급을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금 규모는 1인당 1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다양하며 모두 지역 화폐로 지급된다.영광군은 올해부터 설과 추석 5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1인당 총 10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달 13일부터 50만원을 영광사랑카드로 지급하고 있다.보성군도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0일부터 지급 중이다. 보성군은 모든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의 보성사랑상품권을 지급한다. 나주시는 전남지역 5개 시 중 유일하게 1인당 10만원을 나주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해남군은 1인당 해남사랑상품권 20만원을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를 거쳐 이달 중 지급하고, 고흥군은 1인당 30만원의 고흥사랑삼품권을 이달 중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곡성군은 이달 중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1인당 20만원씩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진도군도 1인당 20만원의 진도아리랑 상품권을 다음달께 지급하며 완도군은 1인당 20만원을 이달 중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를 거쳐 다음달부터 지급할 예정이다.무안군은 추경을 통해 1인당 10만원을 무안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이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줄줄이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낮은 재정자립도로 재정이 어려운 상태여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실제 이들 지자체들 대부분 한자리수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기록하고 있고 그나마 나은 곳도 10%대에 머무르고 있다.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를 제공하면 일시적으로 지역 경제 회복에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재정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선심성 현금 지급을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재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또 지급하지 않는 지자체 군민들은 차별적인 정책이라는 불만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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