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조성 위주, “주민 고충 몰라”
“주민 소통 통해 개선해 나갈 것”
광주 북구가 오는 11월 삼각동과 일곡동 주변 테마거리 조성사업에 나선다.
당초 BTS 멤버 제이홉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인해 전시행정이라는 지적도 일었으나, 북구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도 함께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북구에 따르면 내달 지역 명소 만들기 프로젝트 하나로 추진하는 희망의 거리 '홉스트리트 (HOPE STREET)' 조성사업이 시작된다.
홉스트리트 조성사업은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대상지는 17개 학교가 밀집해 있고 인구 20% 이상이 청소년으로 구성된 삼각동과 일곡동 일원이다.
당초 BTS 멤버 제이홉이 삼각동과 일곡동 일대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K-POP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공사비 9억2천만여원을 들여 가작어린이공원, 비둘기어린이공원, 일곡제2근린공원 등 3곳에 '스팟존'을, 서일초, 일곡초, 일곡중, 국제고, 일곡마을, 삼각마을 등 6곳에 포토존을, 남도향토음식박물관과 일곡중에는 청소년 거점센터를 설치한다.
하지만 주요 계획에 벽화, 포토존, 댄싱미러, 야간조명 설치 등 경관 조성이 대부분이라 실제 공원을 이용하는 지역민들에게 현실성이 떨어지는 홉스트리트 조성사업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민 정모(45·여)씨는 "아침엔 지각할까 봐 뛰어가고 밤에는 끝나자마자 셔틀버스 타고 가는데 어느 학생이 평일에 공원을 이용하겠나"며 "평일에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산책 나오는 어르신들, 밤에 담배 피우는 학생과 술을 마시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학생들을 공원으로 유도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권모(16)군은 "중학생 때부터 가작공원에서 종종 놀았는데 농구코트가 움푹 튀어나와서 넘어지기도 했다"며 "담벼락에 벽화 만들고 공원에 포토존 만드는 것보다 이용하기 쾌적하게 만들고 조명도 더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북구 측은 주민협의체와의 토의를 통해 단순한 경관 조성 외에도 세부적인 시설 개선 사항이 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낡은 공원 바닥 면을 개보수하고 경사면에는 노약자들의 안전을 위해 보행 난간도 설치한다.
가작어린이공원의 농구코트는 대대적으로 새 단장 해 향후 농구 대회 등 체육 활동 콘텐츠로 발전시킨다.
청소년 거점센터는 남도향토음식박물관과 일곡중학교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청소년은 물론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북구 관계자는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더라도 주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청소년들의 참여를 이끌 콘텐츠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주민들과의 소통, 관광 및 문화 프로그램과의 연계 등을 통해 단순한 전시행정에 그치지 않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 낡은 지하철역의 변신은 무죄...시민들 호응 24일 오전 광주 지하철 1호선 운천역. 대합실에 실내정원이 조성돼 있다. 24일 오전 광주 지하철 1호선 운천역. 대합실에 실내정원이 조성돼 있다. 24일 오전 광주 지하철 1호선 문화전당역. 대합실에 실내정원이 조성돼 있다. 광주교통공사가 광주 지하철 1호선 농성역에 광주신세계와 협약을 맺고 추진 중인 대합실 중앙기둥 리모델링. 광주교통공사 제공 광주교통공사가 광주를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트렌디한 문화·예술·관광 홍보 공간으로 개선을 추진하는 광주 지하철 1호선 광주송정역 조감도. 광주교통공사 제공 "오래된 지하철역이 화사하게 바뀌니 정말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개통 20년이 넘은 광주 지하철역의 변화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24일 오전 광주 지하철 1호선 운천역. 승강장으로 내려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눈앞에 커다란 정원이 펼쳐졌다.대리석 기둥이 나무 또는 다양한 식물로 바뀌어 있었으며, 벽 주변에는 대형 화단도 있었다. 화단에는 해바라기 조형물과 하얀색 원형 조명도 설치돼 있었다. 마치 숲속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시민들은 지하철역 안에 식물이 있는 게 신기한 듯 손으로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았다.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촬영하는 이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몇 달 전까지 운천역 주변에서 살았다는 김혜진(26·여)씨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오랜만에 운천역을 찾았는데 깜짝 놀랐다.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며 "오래돼서 어둡고 칙칙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정말 좋게 바뀐 것 같다. 2호선 개통에 맞춰서 나머지 역들도 분위기가 화사하게 바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운천역 실내정원은 광주교통공사가 산림청의 '생활밀착형 숲 사업' 공모에 선정돼 광주 서구와 협약을 맺고 조성한 공간이다.해당 사업은 생활권 주변이나 다중이용시설에 정원을 조성해 생활 속 녹지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 말까지 총 4억5천만원을 들여 설치했다.광주교통공사는 운천역 실내정원 조성을 통해 지하철 활성화와 시민편익 증진을 기대하고 있다.실내정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광주교통공사는 지난 2023년에도 4월부터 8월말까지 산림청 공모 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은 사업비 총 10억으로 광주 동구와 협약을 맺고 1호선 문화전당역 대합실과 승강장 곳곳에 실내정원을 만들었다.또 지난해 2월부터 광주신세계와 협약을 맺고 1호선 농성역을 탈바꿈시키고 있다.구체적으로 농성역 대합실 중앙기둥과 예술무대를 리모델링하고, 고객행복공간을 조성하며, 대형 미디어월을 설치한다. 공사는 2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아울러 광주의 관문으로 불리는 1호선 광주송정역도 지난해 11월부터 광주를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트렌디한 문화·예술·관광 홍보 공간으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준공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광주교통공사 관계자는 "1호선이 개통한 지 20년이 넘었다 보니 아무래도 군데군데 낡고 오래됐다는 느낌이 들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며 "광주시민뿐만 아니라 광주를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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