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본 '자원회수시설', 혐오시설 아닌 '지역 명물'

입력 2024.10.07. 15:46 임창균 기자
광산구 신가동 주민들 대상
하남 ‘유니온파크’ 견학 추진
종합폐기물시설이 랜드마크
대기오염·악취 문제 해소해
4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타워 전망대에 오른 시민들이 마사리조정경기장 방면을 바라보고 있다.

광주 광산구가 자원회수시설 권역·동별 주민설명회에 이어 현장 견학을 추진하는 등 '자원회수시설 바로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타지역의 자원회수시설을 보고 온 주민들은 혐오시설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해소했을 뿐 아니라 광주에 건립될 시설에 대한 기대감마저 드러냈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하남 유니온파크'.

겉으로는 신도시 가운데 위치한 공원으로 보이지만 이곳 지하 25m 깊이로는 소각처리시설, 음식물 자원화시설, 재활용선별시설, 하수처리시설 등을 갖춘 '자원회수시설'이 설치됐다.

이날 광주 광산구 신가동 주민 30여명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자원회수시설을 눈으로 보기 위해 이곳 유니온파크를 방문했다.

광산구는 지난 7월부터 권역·동별 주민설명회를 통해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잘못된 정보 바로잡기에 힘써왔으며, 주민들이 직접 자원회수시설을 보고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타지역 자원회수시설 현장 견학을 추진했다.

4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유니온파크 지하 시설을 견학 중인 광주 광산구 신가동 주민들이 폐기물 처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견학단의 눈길을 이끈 것은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유니온타워'다. 105m높이의 유니온타워는 소각시설의 굴뚝을 활용했으며 상층부에는 주변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상의 공원에는 생태연못, 어린이 물놀이시설, 체육시설이 있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견학단은 유니온타워와 지하의 자원회수시설 전반을 둘러본 뒤 유니온파크 관계자와의 질의응답시간을 갖고 여러 질문을 쏟아냈다.

유니온파크 인근에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바로 옆에 스타필드도 있어 폐기물 처리로 인한 대기오염과 악취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유니온파크는 지난 2015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하루 48t의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으며, 음식물 자원화와 재활용 선별도 하루에 각각 80t, 50t을 처리하고 있다.

운영 초기에 소수의 관련 민원이 있었으나 아파트마다 대기오염물질 측정기를 설치하고 24시간 모니터링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해 문제가 해소된 상태다.

실제 다이옥신의 국내 배출허용기준은 0.1ng-TEQ/㎥로 담배 한 개비와 비슷하고, 실제 배출되는 수준은 10분의 1 이하다. 공기 중에 배출될 때는 농도가 대폭 희석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미치는 효과는 간접 흡연보다 훨씬 적다고 한다.

지하로 폐기물을 실은 차량들이 이동하는 통로에도 음압방식을 적용해 외부의 공기만 내부로 들어가고 내부 악취가 새어 나오지 않게 설계됐다.

경기도 하남시 하남 유니온파크 지하.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성가스를 제거하는 반건식반응탑(SDR)의 모습

광산구 주민 이모(53여)씨는 "소각장이라해서 혐오 시설인줄로만 알았는데 신도시 한 가운데에 있을 줄은 몰랐다"며 "한 번 둘러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됐고 소각장 건설로 주변 인프라까지 갖춰진다면 오히려 적극 유치해야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산구 관계자는"이번 시설 견학은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고 향후 입지후보지가 선정될 때 주민들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정보를 알리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적극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원회수시설 설치 사업은 오는 2030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따라 추진됐다. 광주시와 자치구들은 시설 지하화와 지상 공원화를 통한 랜드마크화 등에 동의했으며, 후보지로 선정된 자치구에는 시설 설치비와 특별지원금 지원이 합의됐다.

최근에는 서구·남구 각 1곳, 광산구 4곳 등 총 6곳에서 입지 후보지를 신청했다.

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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