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AI페퍼스 위기, 광주 스포츠생태계 시험대

@이용규 입력 2026.04.21. 16:17
이용규 신문디자인국장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1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개막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의 경기, AI페퍼스가 세트스코어 3-2로 개막전 승리를 거두자 선수단이 기뻐하며 강강수월래를 하고 있다. 2025.10.21. leeyj2578@newsis.com

경북 김천은 인구 14만명의 중소도시이다. 여느 지역처럼 지방소멸위기는 피할 수 없지만 연중 50여개에 달하는 각종 스포츠대회가 열려 역동성이 두드러진다. 더욱이 김천은 프로축구 K리그 소속 김천 상무와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연고지이다.

지난해 김천 상무 홈경기를 찾은 사람은 총 5만3천여명. 김천시 전체인구의 40%에 달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번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 결정전까지 관중 5만4천132명을 모아 V리그 여자 1위를 기록했다. 김천은 프로 스포츠도시라는 지역 정체성을 확고하게 굳혔다.

반면 프로배구 AI 페퍼스가 광주를 떠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21년 9월 광주를 연고로 창단한 페퍼스가 구단의 경영난으로 매각과 함께 5년만에 연고지 이전 상황을 맞은 것이다. 광주는 또 다시 겨울스포츠 암흑기의 기로에 서있다.

급기야 민선 7기 광주시장으로 페퍼스 창단을 이끌어낸 이용섭 부영그룹회장이 패이스북에 “광주의 겨울, 다시 배구없는 도시로 돌아가게 할 수없다”면서 “시민들이 페퍼스 연고 유지에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기업을 설득해 팀을 창단한 산파역으로서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페퍼스 광주 연고 유지는 현실적으로 시급하다. 국내외 선수 트레이드 시한이 촉박하고, 인수 기업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프로팀 운영에 적지않은 비용 부담과 직결돼서다. 프로팀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140만 도시 연고 팀의 어려움을 나몰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역사회가 인수 기업찾기에 뜻을 모으고, 행정도 제도적으로 힘을 실어야 한다. 그럼에도 지속가능한 프로팀 운영의 구조적 설계는 간과할수 없다. 지자체는 경기장·제도·세제 지원, 기업은 수익모델 확보, 지역사회는 관광·소비기반 형성 등 세 요소가 경제적으로 자립 가능한 구조를 만들때만 지속 가능한 프로 스포츠 생태계가 구축될수 있다. 이용섭 부영회장이 페퍼스를 창단하는데 산파역을 했으니, 지역 기여 차원에서 부영에서 인수하라는 일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프로스포츠가 지역 활성화에 순기능을 하는 것은 맞다. 그러기위해 지자체는 생태계를 만들고, 기업은 스포츠를 지역 기여가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 투자 자산으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지속할 수 있다. 그래야만 오래 갈수 있다.

이용규 신문디자인국장 hpcygle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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