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아이들의 눈에 부끄럽지 않은 선거를

@한경국 입력 2026.04.16. 13:32

광주와 전남이 하나로 묶이는 역사적인 통합특별시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역의 백년대계를 설계할 초대 통합 교육감 선거 역시 이제 5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의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8인의 후보가 모두 출발선에 서면서 선거판은 현직 간의 맞대결과 진영별 단일화 움직임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선거가 점차 과열되면서 일각에서는 후보 간의 세 대결이나 정치적 공학에 매몰돼 교육의 핵심이 가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8인의 후보 모두 지역 교육을 위해 헌신해온 전문가들인 만큼 각자의 가슴 속에는 저마다의 교육적 확신과 비전이 분명히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 수많은 선거 구호와 전략 속에서도 결코 ‘교육의 본질’만큼은 잊히지 않는 선거 활동이 치러지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는 일반 정치 선거와는 결이 달라야 한다. 단순히 누가 더 넓은 조직력을 가졌는지 누구와 손을 잡았는지가 승부의 기준이 돼서는 곤란하다. 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의 삶을 바꾸고 미래를 설계하는 최고의 선생님이자 교육 철학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광주와 전남이 교육적으로 완전히 결합하는 첫 단추인 만큼, 두 지역의 교육적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키고 승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권자들이 후보들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정치적 승부사가 아니라 교육 본질에 다가서는 구도자의 자세다. 성적 지상주의와 갈등의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각자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교실을 만드는 실질적인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교육의 가치를 세우고, 교육 격차를 해소해 모든 학생이 평등한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대결이 중심이 돼야 한다.

결국 교육의 완성은 거창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아이들이 숨 쉬는 교실이라는 가장 낮은 곳에서 이루어진다. 남은 47일 동안 모든 후보가 선거 운동의 매 순간마다 ‘이 행보가 우리 아이들의 배움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스스로 물었으면 한다.

통합특별시의 첫 교육 수장을 뽑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정치적 축제를 넘어 광주와 전남 교육이 본질로 회귀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화려한 전략보다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교육을 고민하고, 교육의 본질을 잊지 않는 리더들의 정책 경쟁을 보고 싶다.

한경국 취재3본부 부장대우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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