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종(鐘)은 울림의 언어다. 소리를 통해 특정한 시간이나 사건, 긴박함을 알리는 수단 등 다양한 쓰임새로 주목받았다. 교회 종은 전통적으로 아침 6시와 정오, 저녁 6시에 울려 삼종기도 시간을 알렸다. 전통적으로 가톨릭과 성공회는 이 시간대에 종을 쳐 기도 시간을 알렸고 한국 천주교도 이를 지켰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제야의 종'이다.
서울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행사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행사다. 12월 31일 밤 12시에 보신각종을 33번 타종, 새해가 왔음을 알린다.
불교에서 유래했지만 33번 타종은 나라의 태평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다. 일제강점기 때 중단됐다가 1953년부터 타종이 재개됐다.
종 앞에 선 모든 이들은 나라의 번영 뿐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행복과 무탈을 빈다.
문학에서는 미국의 거장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속의 종이 가장 인상 깊다. 이 작품은 1937년 파시스트와 공화 정부파가 싸운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 미국 청년 로버트 죠단의 활동을 얼개로 한다.
이 작품은 스페인 내전 참상과 비극, 폭력에 노출된 인간의 비극을 뛰어난 서사로 형상화해 지난 44년 샘 우드 감독,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만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헤밍웨이는 신문 기자 출신으로 자신이 창조한 하드 보일드 문체와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무기여 잘 있거라' '노인과 바다' 등 숱한 명작을 남겼다. 그의 작품은 주로 극한 상황에 놓인 한 개인의 대응과 삶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주제로 큰 울림을 준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주인공 죠단의 행적도 이같은 맥락에 들어맞는다.
헤밍웨이는 "어떤 이의 죽음도 나 자신의 소모려니 그건 나도 또한 인류의 일부이기에, 그러니 묻지 말지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느냐고,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다"고 웅변한다.
달력 한 장 덩그러니 남은 2025년 무엇을 위해 종을 울리고 그 울림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다. 종소리는 귀를 쫑긋 세운 이들에게만 들리며 그 울림이 마음에 새겨질 때 진정한 의미가 된다.
최민석 문화스포츠에디터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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