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회상(回想)

@도철원 입력 2025.09.09. 17:51

'바람이 몹시 불던 날이었지/그녀는 조그만 손을 흔들고/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너의 눈을 보았지 으흠/하지만 붙잡을 수는 없었어/지금은 후회를 하고 있지만/멀어져 가는 뒷모습 보면서/두려움도 느꼈지 으흠/나는 가슴 아팠어'(김성호의 회상 중에서)

최근 우연히 SNS를 보다가 오랜만에 반가운 노래를 들었다.

어렸을 때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었고, 큰형이 샀던 카세트테이프에 담겨있었던 가수 '김성호의 회상'이었다. TV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채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어떻게 생긴 가수일까 상상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렇게 찾아본 유튜브에서 그의 얼굴을 처음 접했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노년의 신사가 돼 있는 그의 모습을 상상도 못 해봤기에 더 충격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백발이 성성한 노년의 신사가 어릴 때 그토록 좋아했던 감미로운 발라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저 노래를 부른 가수가 어느새 저렇게 나이가 들었구나'하는 생각과 동시에 '젊었을 때 노래를 나이가 들어서도 담담하게 소화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지다'라는 생각이 영상을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회상이란 말 자체도 다시금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

사전적 의미로는 '지난 일을 돌이켜 생각함 '이지만 단어에서 주는 느낌이 뭔가 아련하다는 점에서 좋았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는 것, 그게 가장 그 단어와 어울리는 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흔히 '안 좋은 일들도 나중엔 다 추억이 된다'는 말을 종종 쓰곤 한다.

'그때는 당장 죽을 것처럼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냥 웃음이 나더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기에 그런 말을 종종 들었거나 스스로도 했던 것 같다.

올해 무더위도 역대급이었고, 이상폭우도 역대급이었던 것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여름을 겪어야만 했다.

9월 중순으로 향하는 지금도 여전히 반팔이 더 자연스러운, 뭔가 계절이 사라진듯한 현재 날씨지만 이마저도 지나고 나면 '회상'이란 단어처럼 아련해지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믿고 싶다.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다시금 지금의 무더위를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도철원 취재1본부 부장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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