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권리당원

@이정민 입력 2025.07.09. 20:26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절대적 우세가 굳어져 있는 광주·전남에서는 벌써부터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 선거권을 쥔 권리당원 모집 경쟁이다.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서는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오랫동안 고착됐다.

단순히 당에 애정을 가진 사람을 넘어, 경선에 표를 행사하기 위해 입당하는 사람들이 매번 선거철마다 대거 쏟아진다.

입지자들은 "누가 얼마나 당원을 끌어모으느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당원을 모으는 조직력, 그 조직을 유지하는 인맥, 그것이 선거의 절반을 넘어서는 현실. 과연 이런 경쟁이 정상적인 정치 풍토라고 할 수 있을까.

문제는 이 구조가 선거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데 있다. 선거는 후보의 정책과 비전, 자질과 역량을 두고 평가받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는 경선이 후보 개인의 역량보다 동원력, 즉 얼마나 많은 사람을 당원으로 끌어 모으고 표를 결집시키느냐로 귀결된다.

정치 신인들은 출발선부터 불리하다.

지역 사회의 묵은 네트워크와 '조직 줄 세우기'에 맞설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악순환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권리당원 투표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후보를 뽑았다. 현역 의원이나 단체장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이런 경선 풍토가 유권자들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민주당 조직선거에 대한 환멸이 쌓였고, 대안 세력을 찾는 표심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경고다.

그럼에도 경선 룰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민주당은 '당원 중심 정당'을 표방해왔다.

권리당원의 비중을 낮추면, 기존의 시스템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의 룰이 지역사회에서 부작용만 키우고 있다면, 용기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

박찬대 당대표 후보는 최근 광주에서 "공천 기준을 중앙당이 일방적으로 정하지 않겠다. 정치 신인에게 기회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선 룰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일정, 조직 선거 방지를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함께 내놔야 한다.

이제야말로 결단할 때다. "공천=당선"이 아닌, "정책=당선"이 되는 선거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정민 취재1본부 차장대우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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