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휠체어

@김현주 입력 2025.07.03. 17:42

때아닌 휠체어가 이슈다.

휠체어는 다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앉은 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를 단 의자를 말한다.

이런 휠체어가 방송과 신문, 유튜브 등 언론과 소셜미디어의 핵심 키워드로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이유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내이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명태균 의혹 등으로 특검 수사 대상인 김건희씨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휠체어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만든 수단이다.

하지만 김씨가 지난달 26일 우울증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지 11일 만에 휠체어를 타고 퇴원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 환자가 휠체어에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이 석연치 않고 익숙지 않은 풍경임에는 명백하다.

그럼에도 이왕지사 우울증과 저혈압 증세로 몸이 쇠약해져 온전히 서 있을 수 없어 휠체어 신세를 져야 했다고 주장할 바엔 일관된 행동이라도 보여줬으면 실망이 덜할 텐데 퇴원하던 김씨가 차량으로 옮겨 탈 때는 휠체어를 걷어차는 듯한 장면이 포착돼 '휠체어 쇼'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김씨의 휠체어는 한동안 잊힌 재벌가 오너와 정치권 유력 인사들의 단골 출두 장면을 연상케 했다.

휠체어 출두는 역대 재벌가와 정치권에서 연민에 호소하는 이미지 전략으로 단물이 다 빠진 방법이다. 실제로 이는 국민들로부터 "가증스럽다"는 역풍을 불러일으켰다.

김씨의 휠체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김씨의 남편인 윤 전 대통령 또한 내란 특검 출석에 한차례 불응한 바 있다. 더욱이 이후 재소환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도 출석 시간을 두고 흥정하는 등 당당하지 못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아내인 김 여사 역시 특검 수사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휠체어를 꺼내 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휠체어에 의존한 연민 전략으로는 진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씨는 향후 특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말처럼 더는 꼼수 부리지 말고, 성실히 수사에 임해 줄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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