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장·신작 제작요청 잇따라
국가 대표 문화콘텐츠 역할 기대
도시 간 지속적 교류 확대 ‘주목’
광주비엔날레 파빌리온 첫 참가
국제전 등 위한 전시·교육 프로도

광주지역 작가들이 몽골에서 개최된 제1회 울란바토르비엔날레에 대거 참여한 것을 계기로 양 도시 간 문화교류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는 전시 출품작이 칭기즈칸 국립박물관에 소장되고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받는 등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제1회 울란바토르비엔날레는 광주국제시각문화예술협회(대표 노정숙)와 몽골 3개 단체가 공동 주관해 오는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행사는 '지평선 너머, 달 아래에서'를 주제로 본 전시와 연계전시로 나눠 치러지며 광주지역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광주와 울란바토르시는 도시 간 교류를 확대키로 의견을 모았다.
내년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의 파빌리온에 울란바토르시가 공식 참여키로 한 것은 눈에 띄는 성과물이다. 노 대표는 울란바토르시청에서 국장, 예술청장과 함께 한 회의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달받았다. 또 울란바토르시가 베니스비엔날레 등 굵직한 미술 행사에 참여하는 데 광주지역 미술단체와 연합해 전시와 교육 등의 분야에서 폭넓은 교류를 하기로 했다.
노 대표는 "몽골에서 미디어 아트 분야 등에 관심이 많아 기술 교육 등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실행키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지난 13년 동안 교류가 지속돼 왔던 만큼 향후 그 폭과 내용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란바토르비엔날레 기간 동안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낸 작가는 이이남 미디어아티스트다.

이 작가는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칭기즈칸 국립박물관 8·9층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전시회를 계기로 박물관측은 8층에서 상영했던 '지평선 너머' 작품을 공식 소장키로 했다. 이 작품은 몽골과 한국의 문화적 교류를 주제로 한 것으로, 양국의 역사와 정서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 울란바토르시는 이 작가에게 향후 '몽골의 하루'와 칭기즈칸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배'를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 제작을 추가 요청했다. 몽골의 유구한 문화와 전통 훈족의 역사적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현대적인 시각에서 몽골의 정체성과 가치를 재해석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특히 '몽골의 하루'는 울란바토르시가 오는 2028년까지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을 순회하며 개최할 전시회에서 홍보 작품으로 활용할 방침이라는 게 이 작가의 설명이다.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배'는 바다에 떠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한 느낌을 선사하는 작업을 곁들이게 된다.
울란바토르시는 이 작가의 수준 높은 작품이 몽골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몽골과 울란바토르시의 요청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울란바토르 부시장은 시가 추진 중인 신도시 건설과 관련해 미디어와 관련된 일을 이 작가에게 맡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내년 8월에 문화예술관리청과 문화부가 함께 2년마다 개최하는 소리축제와 관련해 미디어 아트를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 작가도 몽골의 관심과 성의에 화답했다. 몽골을 대표하는 음악가들의 아름다운 연주를 콜라보한 뒤 오는 9월14일 울란바토르 공연장에서 열리는 음악회에 전시하고 작품을 선물로 기증키로 했다.
이 작가는 "이번 비엔날레를 계기로 양 지역의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 같다"면서 "광주비엔날레가 비엔날레의 선도도시인 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말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 해 기념 미디어파사드를 콜로세움에서 개최하고며 오는 9월에는 항저우에서 열리는 2025 CDSA국제디지털 미디어 아트 투어 등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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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예술과 5월 광주의 교차 지점 바라보다
강수지·이하영 작 ‘독버섯’광주의 5월은 ‘너무 견고해 무너뜨릴 수 없을 것 같은’ 사회를 ‘보잘 것 없는 줄 알았던’ 목소리가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희망이자 용기이다. 동시대 예술도 그렇다. ‘완전한 것들’로부터 틈을 발견하고 이를 이야기한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이하 G.MAP)은 이러한 예술의 저항정신, 참여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광주의 5월과 동시대 예술이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하며 오월정신이 동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보여준다.이번 전시 ‘완전한 것들의 틈’은 G.MAP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이다. 우리 지역 청년 작가팀부터 이란, 우크라이나 등 전쟁의 상흔을 안은 채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다양한 문화권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120년 서사시’라 볼 수 있는 첫 번째 섹션부터 역사성이 뚜렷한 두 번째 섹션, 동시대 시각이 더욱 드러나는 세 번째 섹션으로 구성됐다.그중 1층에 자리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 ‘민족해방운동사’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민중해방운동사’는 전국의 미술 집단, 대학 미술패가 모인 ‘민족민중미술운동 전국연합 건설준비위원회’가 1989년 3개월 동안 제작한 걸개그림으로 가로 77m의 초대형 작품이다. 동학농민운동부터 5·18민주화운동을 지나 1989년 통일운동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 민중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던 장면들을 담았다. 서울, 광주,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전국 순회 전시를 가졌으나 한양대에서 경찰과 백골단에 압수 당한 뒤 소각돼 사라졌다. 이것을 G.MAP이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복원시킨 것이다. 4개 벽면에서 77m의 초대형 작품이 살아 움직이며 에너지가 극대화된다. 당시의 민중 염원과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도 하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오는 7월 15일까지 갖는다.2층에서 만나는 두 번째 섹션 전시는 ‘남아공의 피카소’로 불리는 윌리엄 켄트리지가 고국의 아파르트헤이트(유색인종 차별정책)를 러시아 소설로 은유하며 비판, 이같은 부조리함이 어디서든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작된다. 또 양복을 입고 물물 속에서 걷는 인물을 통해 IMF시대 속 ‘숨 쉬기’ 조차 버겁고 무거운 걸음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은유하는 이용백의 작품, 지금은 철거되고 사라졌으나 한때는 권력을 상징했던 국군기무사령부 건물을 이 건물 건축 도면을 바탕으로 3D 모델링하며 권력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문경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이념 대립으로 인해 민간인이 학살 당한 국군보도연맹이 일어난 광주·전남 지역의 숨겨진 학살지를 찾아나서는 권승찬의 작품, 기억되어야 할 4·3과 10·19, 5·18이 제거해야할 ‘독버섯’처럼 취급되는 사회적 이해관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강수지·이하영의 작품은 우리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보다 우리 시대 이야기를 전하는 세 번째 섹션 전시는 전시공간 자체를 광장처럼 꾸미기 위해 가벽을 최소화했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절제해 더 많은 의미를 담고자 수화(手話)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장민승의 작품, 아르헨티나 노동운동에 쓰이는 구호를 외치는 연극배우들의 모습을 매우 느리게 만들어 이들이 짓는 찰나의 표정이나 포즈를 통해 한순간의 집회로 보았던 노동운동자들의 연대를 가만히 지켜보게 만드는 가브리엘라 골더의 작품은 여운을 남긴다.G.MAP이 5·18민주화운동 특별기획전 ‘완전한 것들의 틈’을 기념해 ‘민족해방운동사’를 몰입형 미디어아트작품으로 복원했다.대만의 원시 신앙부터 네온사인 등 현대 문명까지를 포착하며 상이한 존재들이 대립하기 보다는 공존하고 있음을 전하는 처지엔취안의 작품, 40여 개의 서로 다른 국가의 말로 쓰인 ‘나’라는 글자가 결국엔 하나로 연결되는 이미지를 통해 언어와 문화, 국경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는 현대사회를 보여주는 사하르 호마미의 작품은 우리의 오늘날을 마주할 수 있다.또 우크라이나 작가 올리아 페도로바는 러-우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미처 수확하지 못한 아름다운 해바라기밭을 통해 대비적으로 보여준다. 중간의 짧고 수상한 움직임은 평범했던 풍경이 경계심을 일으키는 일상이 되어버렸음을 암시한다. 거센 강풍에 맞서 숨을 들이 쉬고 내뱉는 퍼포먼스를 담은 그의 또다른 작품은 이같은 행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그럼에도 맞서 하나의 주체로 끝까지 존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김허경 G.MAP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G.MAP의 첫 5·18 특별기획전으로 오월정신이 시대와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의 예술가 혹은 다른 나라의 예술가들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이를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살피며 오월정신을 예술적 관점에서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지난 7일 오픈해 오는 7월15일까지 펼쳐진다.글·사진=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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