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7일 '…와불이 일어나다'
13년 작업한 천불천탑 작품 선봬


"운주사에는 와불이 일어나면 미륵세상이 올 것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지난 12·3 계엄을 보며 이를 떠올렸고 계획됐던 전시를 전면 수정해 13년 동안 작업했던 운주사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새롭게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간절히 바라봅니다."
13일 만난 황순칠 작가는 서울 인사동 G&J갤러리에서 오는 21~27일 여는 개인전 '운주사 천불천탑 와불이 일어나다'를 앞두고 이번 전시에 대한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황 작가의 23번째 개인전으로 지난 2010년 부산에서의 초대개인전 이후 15년 만이다. 전시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운주사의 다

양한 석불과 석탑을 그린 작품 40여점으로 구성된다. 절반 이상이 80호 이상의 대작이며 여기에는 12·3 계엄 이후 분노의 마음을 담아 그린 근작 '검은 불(佛)'과 '붉은 불'도 포함된다.
그가 운주사 석불과 석탑을 그리게 된 것은 매화로부터 시작한다. 당시 매화 작업에 천착해 있어 담양 독수정에서 매화를 그리던 그였다.

황 작가는 "매화를 그리다 정원 돌탑을 보니 운주사 항아리탑이 자꾸만 생각났다"며 "이 그림을 다 그리면 운주사로 바로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작업을 완성한 직후 바로 운주사로 향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항아리탑'이 운주사 작업을 시작하며 그린 첫 작업이다"고 말했다.
운주사로 향한 그는 2년 동안 인근 농가를 얻어 그림을 그리고 이후에는 문성암에서 스님들과 똑같이 생활하며 운주사 석불 그림에 매진했다. 이때 그린 그림만해도 100점이 훌쩍 넘는다. 100점을 넘기는 순간 작품 세는 것을 포기한 탓에 정확히 몇 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번 전시 도록을 제작하며 고르고 고른 작품이 120점이니 전체는 수백여 점에 달할 터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지난해 계엄 이후 기획을 바꿔 진행되는 터라 의미가 남다르다. 고등학생 때부터 즐겨온 서예 작품과 작년 가을 현장에서 그린 울산 반구대 작품을 전시하기로 계획한 것을 운주사 작품으로 전면 변경한 것이다. 이로써 이번 전시는 운주사의 전설처럼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찾아오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 담뿍 담긴 자리가 됐다.
그는 "윤석열의 12·3계엄정국으로 이 나라에 희망을 보이고자 운주사 천불천탑 '와불이 일어나다'를 전시명으로 삼았고 이 전시를 통해 이제 새롭게 바로 서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며 "특히 이 운주사 작품은 어디서 전시한 적이 없어 이번 전시가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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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경계 허문 작가의 마지막 10년
황창배 작 ‘무제’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끊임없이 한국화의 경계를 확장했던 황창배의 작품세계를 광주에서 만난다. 괴산에서 보낸 마지막 10년 동안 더욱 자유롭고 치열해진 그의 예술을 조명한다.광주 복합문화공간 김냇과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으로 ‘괴산의 그림쟁이 : 황창배’ 전시를 지난 16일부터 선보이고 있다.내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지역에서 만나기 어려운 타지역 작가의 작품을 만나며 다양한 작업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이다. 이번 주인공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황창배로 이번 전시는 그가 충북 괴산에 정착한 이후부터 작고하기까지 약 10년 동안 펼쳐낸 그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괴산은 황 작가가 안정된 교수직을 내려놓고 오로지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선택한 삶의 공간이자 그의 예술이 가장 자유롭고 치열하게 확장된 곳이다.황창배 작 ‘무제’황창배는 한국화의 전통을 답습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는 지필묵이라는 익숙한 틀에 머무르지 않고 한지와 먹은 물론 캔버스, 아크릴, 잿물, 연탄재 등 다양한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했다. 문자와 그림, 시와 회화를 하나의 화면 안에서 결합하고 서기 대신 단기를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하며 한국화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실험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라는 구분을 넘어 하나의 독자적 회화 세계를 만들어냈다.황창배 작 ‘무제’그에게 괴산에서의 삶은 예술의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도시와 제도를 떠난 그는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꽃과 나무, 새와 물고기 같은 생명의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냈고 자연의 질서와 삶의 본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말년에는 예수의 생애를 주제로 한 대형 연작을 제작하며 신앙과 인간, 생명에 대한 사유 등을 회화 안에 담아냈다. 그의 화면에는 한국화의 전통 뿐 아니라 삶과 자연, 신앙, 문학적 감수성이 함께 녹아 있다.이번 전시 제목인 ‘괴산의 그림쟁이’는 작가가 생전에 자신을 부르던 이름이다. ‘그림쟁이’는 화가나 교수라는 제도적 명칭보다 끝까지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그의 태도를 상징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괴산에서 보낸 그의 마지막 10년을 중심으로 전통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끝까지 밀고 나간 한 작가의 치열한 실험과 자유를 되돌아본다.최아람 김냇과 대표는 “한국화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회화를 완성했던 황창배의 작품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 질문과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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