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대행진엔 1만5천여명 단체·시민 참여 ‘후끈’
환영대회·민주주의 대축제·빛의 콘서트 등 볼거리
“45년 전 5·18, 12·3 계엄 때 광장 민주주의로 재현”


5·18민주화운동 제45주년 국가기념식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는 45년 전인 1980년 5월의 광주처럼 2만여명의 시민들의 발길로 가득찼다.
금남로로 발길을 옮긴 이들은 광주전남 정론지 무등일보가 발간한 5·18 특별판을 손에 꼭 쥔 채 전야제 행사를 관람하며 광주 정신을 다시금 되새겼다.
5·18 추모식을 시작으로 5·18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린 행사위원회는 이날 '오월 광주, 민주주의 대축제'라는 주제 아래 오전 11시부터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 '시민난장', '전국노동자대회', '민주평화대행진', '대동한마당'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이 외에도 1980년 5월 광주 곳곳을 다녔을 택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당시 운행했던 버스에 탑승할 수 있는 체험존 등을 포함해 체험과 공연·전시·주먹밥 나눔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금남로 가득 채웠다.
1980년 5월 가두시위를 하며 금남로로 행진했던 '민족민주화성회'를 재현한 민주평화대행진은 올해 민주수호·자주평화·사회대개혁·내란청산·평등연대 등 5개 행진단으로 꾸려 이날 오후 4시께 저마다 5·18 사적지인 광주고등학교와 북동성당, 전남대학교, 광주역, 조선대학교에서 모여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에는 5·18희생자 가족, 민족민주열사 가족, 전국의 국가폭력 피해자 가족(제주 4·3, 10·19여순 사건, 대구 2·28항쟁, 부마항쟁),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가족, 사회적 참사(세월호·이태원·제주항공) 유족, 시민사회, 노동·농민단체, 학생 등 총 1만5천여명의 지역민들과 단체가 참여했다.
행진에는 세월호·이태원·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일동 등 다수의 시민사회단체와 일반 시민들이 함께해 45주년을 맞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했다.
행진에 참여한 이들은 광주전남 대표 정론지 무등일보가 발행한 특별판을 비롯해 '오월정신 계승', '자주 평화 세상' 등이 적힌 손피켓과 부채 등을 손에 꼭 쥔 채 "국민이 주인이다", "민주주의를 수호하자" 등을 외치며 금남로로 이동했다.
6·3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이번 5·18 전야제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이 초청한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대거 참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는 광주 유세를 끝마친 뒤 전야제 행사에 참여했으며,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김상욱 무소속 의원도 전야제에 참석했다.
올해 전야제 무대는 기존 5·18민주광장이 아닌 금남공원 앞 사거리에서 진행됐다.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우려한 5·18 행사위원회가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차로의 4방향을 모두 활용하기로 하면서다.
5·18을 의미하는 오후 5시 18분 울려퍼진 사이렌 소리에 맞춰 진행된 묵념으로 시작한 전야제는 1부 오월광주 환영대회, 2부 민주주의 대축제, 3부 빛의 콘서트 등 3개로 나눠 진행됐다.
5시부터 시작된 1부에서는 오월길맞이굿, 민주평화대행진단 금남로 입장, 환영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등 순으로 진행됐으며, 6시부터 시작된 2부에서는 강기정 광주시장의 환영인사를 시작으로 우원식 국회의장의 5·18항쟁의 연원 연설, 뮤지컬 '봄의 겨울, 겨울의 봄' 공연, 고 양회동 열사 유족 김선희씨의 발언, 오병윤 행사위원장의 오월민주선언, 김형석·이은미의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7시30분부터 시작된 3부에서는 노래 공연과 영상 시청 등 방문객 모두가 참여해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특히 뮤지컬 '봄의 겨울, 겨울의 봄'은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의 행동과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한민국의 겨울 광장에 모인 국민들의 이야기가 중첩되는 내용으로 공연돼 5·18을 겪은 세대와 12·3을 겪은 세대를 하나로 이었다.
류성 제45주년 전야제 총감독은 "1980년 광주는 다양한 사람들의 자발적인 연대로 거대한 민주주의의 광장을 만들어냈고, 이는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때도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모여 45년 전 광주를 재현해냈다"며 "올해 5·18 전야제는 '오월 광주, 민주주의 대축제'로 기획하고 광주 공동체가 전국에서 달려올 민주시민들을 뜨겁게 환영하는 장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영상=손민아기자 minah868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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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되살아난 80년 5월 '안병하 치안감' 극단 도깨비가 지난해 진행한 연극 '경찰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없다' 쇼케이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을 향한 발포를 거부해 신군부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했던 고(故) 안병하 치안감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돌아온다.극단 도깨비는 오는 21일 오후 7시와 22일 오후 3시 광주 서구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 '경찰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없다' 무대를 올린다. 극단 도깨비의 창작극인 이번 작품은 광주문화재단의 광주문화자산콘텐츠화제작지원사업으로 제작됐다.연극 '경찰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없다'연극은 45년 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와 전남의 치안을 책임진 인물이었던 안병하 치안감의 삶을 조명한다.공연은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던 최 기자가 안병하 치안감을 취재하면서 과거 속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세상에 순응하며 살고 있던 최 기자는 아들과 소통하기 위해 격투기 영상을 보고, 학교생활은 '안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다 최 기자는 안병하 치안감과 관련된 기획 취재로 지방에 가게 된다.취재를 이어가던 중, 최 기자는 5·18 당시 경찰들의 진압 과정, 신군부의 진압 명령 등의 상황 속에서 안 치안감이 광주 시민을 지키고자 했던 일생을 알게 되고 1980년 5월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거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게 된 최 기자는 안 치안감의 선택의 순간을 같이 하면서 지금의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작품은 이재의 작가의 '안병하 평전'을 원작으로, 극작과 연출은 최용규가 맡았다. 안병하 역에 김예성, 전임순 역에 김수옥, 최 기자 역에 송민종을 비롯해 총 12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극단 도깨비가 지난해 진행한 연극 '경찰은 시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없다' 쇼케이스연출을 맡은 최용규 씨는 "기획 단계에서 동료들에게 안병하 치안감을 아느냐고 물으면서 시작했다"며 "이 공연을 통해 5·18 당시 광주 시민을 지킨 안병하 치안감의 위민 정신과 숨겨진 영웅들을 함께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1928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난 안병하 치안감은 한국군 최초로 압록강에 도착한 초산부대 지휘관 출신으로, 1962년 총경으로 경찰에 투신했다. 안 치안감은 1980년 5월25일 광주를 방문한 최규하 당시 대통령 앞에서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눌 수 없다"며 발포 명령을 거부했고, 이에 전남도경 국장 직위가 해제되고 보안사로 연행돼 8일 동안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그는 1988년 10월10일 고문 후유증으로 8년간 투병 중 별세해 현재 국립 현충원에 안장돼 있다.공연 티켓은 전석 1만원이며, 현장 구매만 가능하다.한편 극단 도깨비는 '온 가족에게 재미와 웃음'이라는 슬로건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인권 인형극과 민주 평화 아동극, 성인극 등을 시리즈로 제작해오고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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