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폐업 속출···"버티고만 있어요"

입력 2024.09.11. 15:31 도철원 기자
■컷(경제불황의 늪 탈출구 찾자…“힘내라 지역기업”)
(2)속속 무너지는 지역건설사
지난해 말부터 12개사 법정관리 신청
유수 건설사도 잇따른 유동성 위기에
올해 폐업만 229곳…최근 5년새 최고
경기침체 장기화로 지역의 근간산업이나 다름없는 건설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경제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지역 기반산업이나 다름없는 건설업계부터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지역 경제 전반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역 건설업계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법정관리를 신청한 업체만 10여 곳을 훌쩍 넘긴데 이어 폐업신고 업체도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수준에 달하는 업계 전반에 빨간불이 커지고 있다.

◆ 위기 맞은 건설업체들 잇따라 쓰러져

지난해말부터 유동성 위기를 맞은 지역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법인회생절차(이하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말까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업체만 12곳에 이른다.

해광건설(지난해 시공능력평가 908위)을 비롯해 거송건설(1천324위), 계원토건(1천399위), 송학건설(243위), 중원건설(2천889위), 세움 건설(519위), 새천년건설(105위), 토담건설(720위), 일군토건(124위) 등에 이어 100위권 이내인 한국건설(99위)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또 지역 내 유수건설사인 남양건설(129위), 남광건설(277위)까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지역건설업체들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역건설업계에선 추가적으로 1~2곳 정도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유동성 위기를 맞은 업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건설업계의 위기는 올해 시공능력 평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00위권 이내 업체가 16개(광주 9·전남 7)였지만 올해 평가에선 전남에서 1개 업체가 줄면서 15개로 감소했다.

200위 이내 업체는 16개(광주 2·전남 14)에서 18개(광주 4·전남 14)로 늘었지만 300위 이내 업체의 경우 16개(광주 9·전남 7)에서 11개(광주 6·전남 5)로 감소하면서 300위권 이내인 전체업체 수는 48개에서 44개로 줄어들었다.

100위권 이내 전체 시공평가액도 광주의 경우 8조 7천639억 원에서 8조 1천330억 원으로, 전남은 7조 4천371억 원에서 7조 4천332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는 그만큼 지역 내 상위업체들의 공사능력이 감소했다는 의미기도 하다.

시공능력평가 자체가 최근 1년간 시공실적과 경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시평액의 감소는 전년보다 상황이 좋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사업축소로 폐업신고 업체도 늘어

전반적인 경기 불황은 사업포기에 나선 건설사의 증가로 이어졌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폐업신고한 건설업체는 광주 88곳(종합 29·전문 59), 전남(종합 21·전문 120) 141곳 등 229곳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광주(종합 14·전문 47) 61곳·전남(종합 18·전문 137) 155곳 등 216곳에 비해 9곳이 늘었다.

특히 광주의 경우 종합은 107.14%, 전문은 25.53%가량 폐업신고가 급증했다.

이는 최근 5년 새 가장 많은 수치기도 하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20년 129곳(광주 38·전남 91), 2021년 141곳(광주 52·전남 89), 2022년 161곳(광주 60·전남 101)등 최악의 건설경기라던 지난해보다 현재 폐업 신고가 더 많다.

업계에선 폐업신고가 실질적인 폐업이라기보다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목적이 더 크다는 점에서 공사실적이 없는 분야를 정리한 업체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새로운 사업 추진을 위해 등록을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몸집 축소에 나선 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건설업의 경우 민간과 공공분야 양 축이 지탱돼야 하지만 최근 민간분야 공사 수요, 즉 아파트 신축사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지역업체들은 상당수 사업을 포기 또는 무기한 연기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분야, 즉 관급공사 역시 사업량이 감소한데 이어 전반적인 수익구조가 악화되면서 사업 수주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까지 만연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폐업도 늘어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신규 등록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보아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들도 조금씩 늘어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경기 흐름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사실상 버티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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