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플롯'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르
동화는 과정 보여주는 장소가 가장 중요
복잡한 세상 이해는 인문학적 훈련 가능
동화는 다양한 문학장르 중 의미와 상징이 풍부하고 분명하며 효과적으로 짤 짜인 이야기이자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분야로 '모험 플롯'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성자 동화작가는 최근 '국제PEN 광주' 22호에 실린 '뜻밖의 선물, 아동문학에서 찾아라- 모험 플롯의 전형은 동화'라는 소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림 형제가 수집한 '세 가지 말'은 모험 플롯의 원형적 모형"이라며 "독자들의 초점은 아들이 떠나는 것, 즉 여행에 맞춰지는데 아들이 많은 것을 배우고 보다 인간답게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얼개"라고 주장했다.
그는 효과적 모험 플롯 창조를 위해 주인공과 힘께 모험을 떠날 것과 흥미로운 상황에 관심을 집중할 것, 설득력의 결정 요소는 믿음, 주인공과 모험 자체를 즐길 것 등을 주문했다.
또 "동화 속 모험 이야기는 시간의 연결고리와 다음에 주어지는 사건에 주된 관심을 보인다"며 "이는 등장인물의 정신적 측면을 고양시키는 내면의 인식이나 성찰 등은 일부러 보이지 않고 다만 이야기의 과정을 보여주는 장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설을 동화로 각색한 조나단의 '걸리버 여행기'에서도 인간을 작게 또는 크게 확대해 들여다볼 때 그 불완전함과 역겨움 등을 충분히 표현했다"며 "이처럼 동화 속 모험 이야기에서는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에 대한 설득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각, 청각, 후각의 감각까지를 완전하게 제공하며 결국 모험 이야기는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에 푹 빠져 함께 여행을 즐기며 인간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동화 속에서는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동심을 불러내어 인간에 대한 고민을 찾는다"며 "오늘날처럼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려면 사물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통찰력이 필요한데 그 비판력과 통찰력은 결국 인문학적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으며 인문학의 기본은 아동문학에서 출발한다"고 피력했다.
이성자 작가는 영광에서 태어나 명지대 대학원 문예창작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동아일보신춘문예와 어린이문화신인대상 문학부문에 당선됐다. 우리나라 좋은동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계몽아동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지은 책으로는 '너도 알 거야',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등 다수가 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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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의 선생님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연대
384'교사'는 사회적으로 존경 받고 선망의 대상이었던 직업이었다.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교사의 권위는 추락했고 명예퇴직 등으로 교단을 떠나거나 거세진 노동 강도, 학부모 등과 갈등 혹은 스트레스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도 급증하는 등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교사는 아이들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자해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 온몸에 문신을 한 학생과도, 술과 도박에 빠진 학생과도, 학교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 학생과도 선생님은 마주 앉아야 하고 손을 내밀어줘야 한다. 그를 피의자나 가해자가 아니라 성장해 가야 할 학생으로 바라봐야 한다. 비록 직업 교사일지라도 아이들은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기 때문이다.최근 나온 무등일보 신춘문예 출신 장정희 작가의 에세이 '존경 따위 넣어둬- 365일 퇴직을 생각하는 선생님들께'(꿈의 지도刊)는 입시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무사히 40여 년을 버텨낸 어느 국어교사이자 소설가의 생존기다.자신의 실수와 시행착오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제자들과 동료들에게 바치는 고해성사이고, 오늘도 교실과 복도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께 건네는 연대의 손길이기도 하다. 장정희 작가는 '내 글이 혹한의 시간을 건너갈 누군가의 마음을 덥히는 작은 촛불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촛불 한 자루의 힘을 믿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단호히 한마디를 덧붙인다. '존경 따위 넣어둬'라고!해녀는 극한 노동을 온몸으로 버텨내다 마침내 물 밖으로 나와 오래 참았던 '숨비소리'를 내지른다. 생명을 건 처절한 전쟁터인 바닷속에서 몸이 파랗게 얼어붙을 때까지 참고 참았던 숨. 숨비소리가 필요한 건 해녀만이 아니다. 바닷속에서 숨을 참고 잠수하듯 모두가 현실 깊숙이 잠수한 채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 모두에게 잠시라도 숨구멍이 필요하다.저자는, 교사로서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꼭 '자기만의 숨구멍' 테왁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자신에게는 그 숨구멍이 글쓰기였다고.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어서 늘 사표를 품고 다녔지만 사실은 교직에 있었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있었고, 글쓰기의 힘으로 간신히 교사로서의 삶도 버틸 수 있었다.장정희 작가는 특히 서이초 교사 사건처럼 저연차 선생님들의 비극을 사회면에서 접할 때면 누구라도 나서서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마음이 아프다.물론 현실에서는 정말 이상한 교사도 많다. 어떤 사람은 학교가 지옥 같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교사에 대해 나쁜 기억만 가진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선생님들께 어느 정도는 빚지고 있다. 언젠가는 학생이었고, 학생을 맡기는 학부모이기도 하며, 교사가 될 수도 있고, 교사를 가족으로 둘 수도 있어서다.장정희 작가는 "이 글은 오늘도 교실과 복도를 오가며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께는 연대의 손길"이라며 "내 글이 혹한의 시간을 건너갈 누군가의 마음을 덥히는 작은 촛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영광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를 나와 고교 국어교사로 40년을 일했다. 지난 199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4년 '문학과 경계' 신인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홈, 스위트 홈', 느림에 관한 여행 에세이 '슬로시티를 가다', 청소년 소설 '빡치GO 박차GO', '사춘기 문예반', 역사소설 '옥봉' 등이 있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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